삼성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은 27일 LG전에서 팀의 모든 타점(2)을 도맡았다(사진=삼성)
삼성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은 27일 LG전에서 팀의 모든 타점(2)을 도맡았다(사진=삼성)

[스포츠춘추=잠실]

4시간이 넘는 혈투 속에서 아무도 웃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가 3월 27일 잠실 구장에서 연장 12회를 꽉 채운 끝에 2대 2로 비겼다.

전날 26일 경기에선 4대 3로 승리한 LG는 이번 무승부에서만 총 11안타-8사사구 출루에 성공하는 등 맹공을 펼쳤지만, 2득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안았다. 저조한 득점 문제는 삼성도 마찬가지였다. 참고로 삼성은 연장 12회까지 5안타-9사사구를 얻었다.

삼성 타선은 시작부터 만루 잔루에 그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LG 선발투수 최원태로부터 1회 초에만 몸에 맞는 공 하나, 볼넷 두 개 등을 얻은 것. 하지만 최원태는 이내 2사 만루 위기에서 삼성 강민호를 4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첫 이닝을 실점 없이 마쳤다.

그 뒤 LG는 곧바로 선취점 포문을 열었다. 전날 2안타로 활약한 김현수가 1사 2루 상황에서 삼성 선발 원태인 상대로 적시 1타점 2루타를 쳤다. 앞서 2회까지 계속해서 득점 기회를 놓친 삼성은 3회 초 드디어 점수를 올렸다. 4번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1사 3루 상황에서 내야 땅볼을 때려 경기의 균형(1-1)을 맞췄다.

이날 마운드에선 삼성 원태인의 노련한 모습이 빛났다. 삼자범퇴를 기록한 3회를 제외하면 줄곧 출루를 허용한 원태인은 위기 때마다 땅볼 타구를 유도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또 5회 말엔 2사 1, 3루 상황에서 마주한 강타자 오스틴 딘 상대로 4구를 던져 속구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는 등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원태인의 등판 최종 기록은 5이닝(92구) 6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1자책)이다. 이날 원태인은 슬라이더 비중(39구)를 42%로 높게 가져간 가운데 체인지업(24구), 속구(20구), 커브(9구) 등을 던졌다. 속구의 경우 최저 144km/h에서 최고 149km/h까지 나왔다.

개막 후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인 좌완 불펜 이우찬(사진=LG)
개막 후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인 좌완 불펜 이우찬(사진=LG)

반면 LG 선발 최원태는 끝내 ‘맥키넌’이란 산을 넘지 못한 채 5회 도중 강판됐다. 맥키넌은 전날(2타점)에 이어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면서 이날 팀이 기록한 모든 타점을 독차지했다. 특히 5회 초 최원태 상대 2사 1, 2루에 타석에 들어가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때린 게 백미였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LG에 합류한 최원태는 올 시즌 첫 등판에서 4.2이닝 동안 83구를 던져 3피안타 5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의 1점 차 리드는 길지 않았다. LG는 6회 말 구원 등판한 김태훈을 공략해 2대 2 동점을 만들었고, 불펜 싸움으로 불을 지폈다. 또 마운드에선 최원태 후속으로 등판한 우완 이지강이 2.1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경기를 후반까지 끌고 갔다. 그 뒤 김진성-유영찬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가동한 LG는 8, 9회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성의 필승조도 만만치 않았다. 8회 말 마운드에 오른 임창민은 개막 후 3경기 연속 무실점에 성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멀티이닝 투구를 불사한 셋업맨 김재윤은 전날 홈런을 내줬던 LG 홍창기를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는 등 9, 10회 2연속 삼자범퇴로 아쉬움 가득했던 기억을 떨쳐내는 데 성공했다.

연장으로 접어든 양 팀의 승부는 12회까지도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LG는 백승현(10회), 최동환(11회), 이우찬(12회)을 올려 연장 3이닝 동안 실점 없이 삼성 타선을 막았다. 삼성에선 김재윤에 이어 이상민(11회). 최하늘(12회)이 나왔고, 이에 맞선 LG 타자들도 끝내 득점에 연거푸 실패하면서 4시간 혈투의 마지막을 무승부로 장식했다. 이 가운데 LG 차세대 왼손 필승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우찬은 개막 후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양 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인 28일 승부를 앞두고 삼성은 선발투수로 좌완 이승민을, LG 역시 좌완 손주영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2회 초 주루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삼성 내야수 류지혁은 즉각 구급차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MRI 검사 결과 좌측 어깨 관절 와순 일부 손상이 의심된다”면서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28일 어깨 전문의인 세종 스포츠 정형외과서 재검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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