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야구장을 장식한 류현진(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대전야구장을 장식한 류현진(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대전]

“‘류승승승승’은 상상도 못했죠.”

시즌 초반 한화 이글스의 기세가 매섭다. 류현진이 등판한 개막전 패배 이후 내리 4경기에서 선발투수의 호투로 4연승 행진이다. 과거 '류패패패패'였던 한화가 이제는 반대로 '류승승승승'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은 탄탄해진 한화의 전력과 마운드의 높이를 잘 보여준다.

29일 홈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감독은 '류승승승승'을 상상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상상도 못해봤다"고 대답했다.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최 감독이 '찐'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들려준 대답이다.

비록 류현진은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최 감독이 생각하는 '류승승승승'의 비결은 류현진 효과다. "다른 선수들이 류현진이 오면서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 것 같다. 선발 자리에 위기감을 느끼는 선수도 있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날 류현진은 시즌 첫 승을 목표로 마운드에 오른다. 홈 개막전에서 지난해 준우승팀 KT 위즈 상대로 개인 통산 99승과 팀의 5연승에 도전한다. 2015년 창단한 KT와 상대하는 건 류현진의 KBO리그 커리어에서 처음. 최 감독은 "100구는 넘기지 않을 것이다. 상황을 봐서 좋으면 100구 가까이 던질 예정"이라 밝혔다.

비록 지난 등판에서 3.2이닝 5실점으로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최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류현진에게 제일 걱정됐던 게 구속이었다. 구속 자체가 안 나와버리면 금방 잡기가 어려운데,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왔다"면서 "제구는 원래 제구가 없는 투수도 아니고, 금방 잡히는 부분이라 본다. 몸만 아프지 않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는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문현빈이 리드오프로 이동하고, 정은원이 1번에서 9번으로 자릴 옮겼다. 선발 포수는 이재원이 마스크를 쓴다. 문현빈(2)-요나단 페라자(우)-채은성(1)-노시환(3)-안치홍(지)-임종찬(중)-하주석(유)-이재원(포)-정은원(좌)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다.

이재원의 선발 출전에 대해 최 감독은 "최재훈이 인천에서 3경기 연속 출전했다. 포수 포지션이 풀로 계속 나가기가 쉽지 않고, 류현진도 이재원과 합을 맞춰봐야 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한화는 따로 류현진의 전담포수를 두지 않을 예정이다. 최 감독은 "연습경기에서도 번갈아가면서 포수를 보게 했다. 상황에 따라서 한 포수가 계속 같은 투수 공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현빈의 리드오프 기용은 기존 1번타자 최인호-정은원의 부진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최 감독은 "문현빈이 지난해엔 그런 모습이 없었는데, 올해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로 바뀌고선 볼을 잘 보고 있다"고 했다. 5경기에서 문현빈의 타율은 0.231로 높지 않지만, 대신 출루율이 0.500을 기록 중이다.

최 감독은 "기존 1번에 들어간 선수들의 출루가 너무 안 되다보니 계속 돌려서 쓰게 됐다. 표본은 적지만 출루도 좋고, 오늘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 상대로 문현빈 말고는 잘 친 선수가 없다. 그래서 겸사겸사 1번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