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예비역 돌풍을 일으키는 천성호(사진=KT)
시즌 초반 예비역 돌풍을 일으키는 천성호(사진=KT)

 

[스포츠춘추=대전]

이제 KT 위즈가 시즌 초반 헤매는 건 연례행사가 됐다. 매년 시즌 초반 출발이 어려운 KT는 올해도 개막 4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징크스를 되풀이했다. 28일 두산 베어스 전에서 9회말 터진 박병호의 역전 끝내기 적시타로 간신히 연패를 벗어났지만, 다음날인 오늘 바로 4연승 중인 한화 이글스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상대한다.

29일 대전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계속 상승세인 팀만 만난다"며 허탈한 듯 웃음을 지었다. KT가 류현진과 맞대결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끝으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KT는 2014년 창단해 2015년에서야 1군에 진입했기에 상대할 기회가 없었다. 박병호, 김상수, 황재균 등 베테랑 외에는 모두 류현진과 상대하는 게 처음이다.

최고의 에이스 투수를 상대로 KT는 베스트 라인업을 그대로 가동한다. 배정대(중)-천성호(2)-멜 로하스(우)-박병호(1)-강백호(지)-황재균(3)-장성우(포)-김민혁(좌)-김상수(유)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다. 시즌 초반 5경기 22타수 15안타 타율 0.682로 최다안타, 타율 1위 '돌풍'을 몰고 다니는 천성호도 그대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좌완투수 류현진이 상대지만 이강철 감독은 좌타자 천성호를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에 관해 이 감독은 "그러면 어디다 쓰겠나. 좋은 선수 계속 잘 써야지"라면서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치면 다 안타가 되더라"고 천성호의 최근 무서운 타격감을 칭찬했다.

좌타자지만 좌투수 상대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게 KT의 평가다. 이 감독은 "기록을 찾아봤는데 퓨처스에서도 좌투수 상대 타율이 굉장히 좋았다. 물론 1군 선발급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좌투수를 많이 봤을 것"이라 했다. 올 시즌 천성호는 좌완 상대 2타수 2안타를, 2021시즌에도 5타수 2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표본은 크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이 감독은 "잘 치는 타자들의 성향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볼이나 어려운 공은 안 치고 스트라이크를 치더라. 그게 좋은 타자이고, 그런 타자들이 3할을 치는데 (성호가) 지금 그런 과정을 가고 있더라"면서 "컨택도 되니까 인필드 타구를 쳐서 운 좋게 안타가 되기도 한다. 운도 있지만 컨택했다는 자체가 좋은 것"이라고 다시 한번 칭찬했다. 

"상무야구단 입대 전에도 컨택 능력은 괜찮았다. 방망이엔 소질이 있다고 다들 얘기했다"는 이 감독은 "많이 자신감을 갖고 온 것 같다. 초반에 너무 잘 치니까 우리도 신기하고, 계속 잘 쳤으면 좋겠다. 끝까지 한번 가봤으면 한다"고 격려를 보냈다.

초반 연패 기간에도 공격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던 KT다. 다만 이 감독은 "중간 투수들이 걱정"이라면서 손동현, 박영현 등 불펜투수진의 최근 부진을 아쉬워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결과는 승리로 끝났지만 손동현이 0.1이닝 2실점, 박영현이 1.2이닝 1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자칫 5연패에 빠질 뻔했다.

이에 이 감독은 불펜 투수들의 등판 순서에 약간의 조정을 가했다. 그는 "손동현은 좀 앞에서 쓰려고 한다. 7, 8회에 쓰기엔 볼이 아직 안 올라온 것 같다. 김민수를 뒤로 보내고, 6회에 일찍 (불펜을 쓸 때) 주권과 (손동현을) 쓸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선발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 지난 등판보다 많은 90구 정도를 한계투구수로 정했다. 이 감독은 "선발도 한 턴이 지나서 이제는 개수 제한 없이 갈 수 있다"며 "앞서 선발 5명이 5이닝을 한 번도 못 채워서 중간 투수들이 일찍 나오는 게 힘들었다. 오늘부터는 90구 이상 간다. 90구가 문제가 아니라 잘 던지고 와야 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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