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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WBSC 회장 “7이닝·베이스볼5, 젊은 층 잡을 절박한 시도”

  • 기사입력 2019.04.16 13:50:03   |   최종수정 2019.04.16 1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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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SC 프리카리 회장, 프리미어12 예선 개최지 한국 방문
-“올림픽 출전권 걸린 제2회 프리미어12, 더 큰 흥행과 성공 확신”
-“야구의 세계화 위해선 야구의 현대화 필요, 7이닝 경기·베이스볼5 변화 시도”
-“젊은 층 유입 절실, 아시아경기대회·올림픽 종목 재진입 노력하겠다.”

 

WBSC 리카르도 프리카리 회장은 제2회 프리미어12 대회의 성공적인 흥행을 확신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WBSC 리카르도 프리카리 회장은 제2회 프리미어12 대회의 성공적인 흥행을 확신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리카르도 프리카리 회장은 원래 화학과 교수였다. 게다가 '야구 불모지' 이탈리아 출신이다. 축구에 미쳐 산다는 이탈리아에서 프리카리 회장은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다.
 
유럽인인 내가 이런 말을 한다면 당신들은 이상하게 바라볼지도 모르겠다(웃음). 나는 축구처럼 막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것보다 호흡을 잠시 가다듬을 수 있는 야구가 더 좋았다. 잠깐 시간이 날 때마다 전략과 전술을 구상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야구의 매력이다. 투수와 타자가 마주 보는 압박감도 나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프리카리 회장의 말이다.
 
프리카리 회장은 젊은 시절 야구를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직접 야구장에서 뛰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프리카리 회장은 야구 심판의 길로 들어섰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심판 마스크를 쓰기도 했던 프리카리 회장은 이후 이탈리아 야구협회 회장직에 오르며 야구 관련 행정인의 길까지 걷게 됐다.
 
결국, 프리카리 회장은 세계 야구계를 이끄는 수장이 됐다. 2014년 국제야구연맹과 국제소프트볼연맹이 합쳐진 WBSC의 초대 회장직을 맡은 프리카리 회장은 야구계의 월드컵인 프리미어12 초대 대회를 2015년 개최하며 야구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19년 제2회 프리미어12 대회 개최를 앞두고 예선 개최국인 한국을 찾은 프리카리 회장을 엠스플뉴스가 단독으로 만났다. 프리카리 회장이 거듭 강조한 요소는 야구의 현대화와 젊은 층의 유입이었다.
 
“WBC 대회와 차별점은 올림픽 출전권과 국가대항전 의미 강화다.”
 

2015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한국은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꺾은 뒤 결승전에서 미국을 물리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제2회 프리미어12 대회에서 한국은 홈 그라운드인 고척돔에서 C조 예선을 치른다(사진=WBSC) 2015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한국은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꺾은 뒤 결승전에서 미국을 물리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제2회 프리미어12 대회에서 한국은 홈 그라운드인 고척돔에서 C조 예선을 치른다(사진=WBSC)

 

얼굴이 피곤해 보인다. 어제(4월 15일) 프리미어12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 곧바로 출국한다고 들었다.
 
프리미어12 대회 성공을 위해선 더 바빠져도 된다(웃음). 최근 빡빡한 일정을 겪었다. 프리미어12 대회 관련 타이완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왔다. 어제 기자회견을 잘 치르게 해준 한국 조직위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 현장에 찾아와 많은 관심을 주신 한국 야구계 관계자와 취재진에게도 고맙다.
 
4년 만에 다시 프리미어12 대회가 개최된다. 초대 대회와 다르게 한국에서도 예선 경기가 열린다.
 
초대 대회 예선은 6개 팀을 2조로 나눠 진행했다. 이번 대회 예선은 4개 팀이 3조로 나눠 진행되기에 한국도 개최국에 포함됐다. 무엇보다 한국은 프리미어 12 대회 초대 챔피언이자 마지막 올림픽 챔피언이다. 한국 야구에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WBSC 프리미어12 대회 예선 C조 경기 일정. 한국은 호주와 캐나다, 그리고 쿠바 순으로 예선전을 치른다(사진=WBSC)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WBSC 프리미어12 대회 예선 C조 경기 일정. 한국은 호주와 캐나다, 그리고 쿠바 순으로 예선전을 치른다(사진=WBSC)

 

한국 야구 인기를 생각하면 이번 프리미어12 대회 흥행을 향한 기대감도 크겠다.
 
프리미어12 초대 대회는 예상보다 더 큰 성공을 거뒀다고 본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준결승 경기가 열렸던 당시 도쿄돔은 관중들이 가득 차 있지 않았나. 프리미어12 대회가 성공하기 위한 과정에서 한국 야구를 빼놓을 수 없다. 초대 대회 우승을 기억하는 한국 야구팬들이 이번 대회를 더 관심 있게 지켜볼 것으로 기대한다.
 
초대 대회와 비교해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우선 예선 조가 3개로 늘어나며 경기 수가 더 많아졌다. 무엇보다 올림픽 출전권이 이번 대회에 걸렸단 게 초대 대회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기준으로 이번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회의 성공을 확신한다.
 
다른 야구 국제대회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는 국적 관련 이슈라고 생각한다. 2년 전 WBC 대회의 경우 이스라엘이 예선을 통과해 본선까지 진출했는데 선수들의 국적이 모호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는 국가 대항전의 의미를 더 강화할 수 있는 대회가 될 거다. 야구팬들이 더 흥미를 느끼도록 재밌는 축제 분위기를 만들겠다. 또 올림픽 출전권이 걸렸기에 더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나올 거로 본다.
 
(2017 제4회 WBC 대회에선 선수의 현재 국적에 상관없이 부모와 조부모의 국적에 따라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는 규칙이 있었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인 제이슨 마키는 미국 국적을 지니고 있지만, 이스라엘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당시 이스라엘 대표팀에서 실제 이스라엘 국적을 지닌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프리미어12 대회에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소속 선수들의 참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원칙적으로 우리가 어떤 걸 강제할 순 없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렸기에 더 수준 높은 선수들의 참가를 기대할 뿐이다. 선수들의 소지 여권에 따라 참가 자격을 부여하겠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협의를 계속 이어가겠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참가가 대회 흥행과도 연결이 되지 않을까.
 
국가를 대표한단 사명감이 있는 선수들의 출전을 기대해보겠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참가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가 지닌 통계 수치만 봐도 충분히 대회 흥행은 가능하다.
 
WBSC의 화두도 경기 시간 단축 “7이닝 경기는 야구의 현대화 과정”
 

WBSC가 적극적으로 보급하려는 베이스볼 5 경기의 한 장면. 한국에선 소위 말하는 주먹 야구로 잘 알려진 베이스볼 5는 야구의 세계화를 위한 움직임이다(사진=WBSC) WBSC가 적극적으로 보급하려는 베이스볼 5 경기의 한 장면. 한국에선 소위 말하는 주먹 야구로 잘 알려진 베이스볼 5는 야구의 세계화를 위한 움직임이다(사진=WBSC)


프리미어12 대회의 성공뿐만 아니라 야구의 세계화도 WBSC의 중요한 과제로 안다. 어떤 변화가 필요한 건가.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선 야구의 현대화가 필요하다. 젊은 층에 야구의 매력을 어떻게든 잘 보여줘야 한다. 변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축구의 월드컵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세계 전체 대륙에 ‘야구’라는 스포츠가 더 보급될 필요가 있다. 특히 인도나 아프리카 시장이 중요하다.
 
야구의 현대화를 위한 변화는 무엇이 있나.
 
우리가 추진하는 변화는 바로 ‘베이스볼 5’다. 축구가 공 하나만 가지고 놀 수 있단 게 큰 장점이지 않나. 3대3 농구와 같이 속도감과 흥미를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베이스볼 5 보급화에 힘쓸 계획이다.
 
(‘베이스볼 5’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주먹 야구’와 흡사한 종목이다. WBSC의 소개에 따르면 홈플레이트와 1, 2, 3루가 있고 누간 거리는 13m다. 외야와 파울 지역도 있지만 구장 크기는 18m 정사각형 규모다. 타석은 홈플레이트에 3m 정사각형 형태로 만들어 좁은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 고무공을 사용하기 때문에 글러브 등 전문 장비가 필요 없다. 베이스를 굳이 설치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선수단은 출전선수 5명에 후보 3명 등 총 8명으로 구성해 5이닝을 소화한다)
 
‘베이스볼 5’로 야구를 조금 더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겠다.
 
베이스볼 5에서 5이닝을 다 소화하기까진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경기 시간이 단축되기에 더 흥미롭게 운동할 수 있다. 이번 주에 WBSC가 개최하는 ‘베이스볼 5’ 1회 대회가 베네수엘라에서 개최된다. 이를 기점으로 베이스볼 5가 더 널리 보급됐으면 좋겠다. 
 
7이닝 경기 제도 도입도 경기 시간 단축 움직임과 더불어 화제다.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국제 청소년 대회를 포함해 7이닝 경기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다.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절박한 변화다. 경기 시간 줄이기에 중점을 두겠다. 이렇게 시간문제도 있지만, 기존보다 더 적은 선수단으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기조를 토대로 올림픽 종목 재진입을 노리겠다.
 
7이닝 경기가 야구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선택이라는 비판의 시선도 있다.
 
물론 7이닝 경기를 향한 반발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제 야구의 현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15년 전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경기 생중계를 본다고 상상했겠나. 야구도 처한 환경에 따라 변해야 생존한다. 이닝을 줄이는 것 자체가 절충안이다. 또 9이닝 경기보다 팀 간의 차이를 줄일 수도 있을 거다.
 
“아시아경기대회·올림픽에서 야구 재진입 필요, WBSC도 계속 노력하겠다.”
 

프리카리 회장(왼쪽)은 아시아경기대회와 올림픽에서의 야구 종목 재진입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단 뜻을 밝혔다. 야구의 현대화를 위한 움직임이 그 시작이다(사진=WBSC) 프리카리 회장(왼쪽)은 아시아경기대회와 올림픽에서의 야구 종목 재진입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단 뜻을 밝혔다. 야구의 현대화를 위한 움직임이 그 시작이다(사진=WBSC)

 

야구의 현대화가 잘 진행된다면 국제 대회 종목 재진입이 가능할까. 2022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와 2024 파리 올림픽 경기 종목엔 야구가 탈락했다.
 
2022 아시아경기대회 종목에서 현재 야구가 빠졌지만, 아직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다. 계속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협의를 하고자 한다.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추구하는 방향이 ‘팀 스포츠’를 점차 없애는 거다. 어떻게든 야구의 현대화로 올림픽 종목 재진입을 향해 더 노력해야 한다.
 
2028 LA 올림픽은 메이저리그가 있는 미국에서 개최된다. 야구의 올림픽 종목 재진입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지금 당장은 언급될 이슈는 아닌 듯싶다. 물론 2028 LA 올림픽에서 야구 종목이 포함되길 원한다. WBSC의 노력도 계속 이어나가겠다.
 
파리 올림픽에서 야구가 빠진 것도 유럽에서의 야구 인기와 연관됐단 시선이 있다. 이탈리아 출신 회장으로서 유럽에서의 야구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유럽 무대에서도 야구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앞서 얘기했듯 젊은 층의 유입이다. 가장 인기 있는 축구와 경쟁해야 하는 유럽은 정말 힘든 환경이다. 어떻게 하면 야구를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프리미어12 대회가 점차 성장해야 야구의 세계화에 힘을 불어 넣을 듯싶다.
 
프리미어12 대회는 순수한 국적 대표 선수가 나오는 가장 큰 야구 대회로 발전할 거다. 축구의 월드컵과 같은 이벤트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애국심을 강조할 수 있는 프리미어12 대회가 된다면 월드컵처럼 많은 팬의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야구 강국인 한국 팬들의 더 큰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나도 프리미어12 대회의 성공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해 뛰겠다. 감사드린다(웃음).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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