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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역대 최고 ‘꿀잼’ 올스타전이 남긴 교훈과 과제

  • 기사입력 2019.07.22 14:30:04   |   최종수정 2019.07.22 14: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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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올스타전, 선수들 최선 다한 명승부로 호평 쏟아져

-휴식일 7일로 늘린 제도 변화 주효…역전 재역전 거듭한 승부

-10개 구단 체제 올스타전, 30개 구단 MLB와 비교는 무리…KBO만의 길 찾아야

-개최지와 긴밀한 협력 속에 올스타전의 권위와 전통 만들어야

 

2019 KBO 올스타전은 역대 올스타전 가운데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다(사진=NC) 2019 KBO 올스타전은 역대 올스타전 가운데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다(사진=NC)

 

[엠스플뉴스]

 

KBO리그 38년 역사상 최고의 ‘꿀잼’ 올스타전이 펼쳐졌다. 올스타전은 재미없다는 선입견은 멀리 날려 보냈다. 메이저리그 수준 최고의 야구장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다양한 이벤트와 팬서비스, 퍼포먼스도 빛났다.

 

7월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 올스타전은 예년과 분위기가 달랐다. 투수들은 초반부터 정규시즌처럼 전력으로 투구했다. 드림 올스타 선발 김광현의 혼신을 다한 피칭은 그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였다. 초반 고전한 타자들도 경기 중반 이후 맹타를 몰아치며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를 만들었다.

 

올스타 휴식기가 일주일로 늘어난 덕분이다. 예년까지만 해도 올스타 휴식기는 나흘에 불과했다. 휴식기가 짧다보니 투수들은 후반기 등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말 자선야구대회하듯 살살 던지는 투수가 대부분이었다. 타자들도 부상 걱정에 몸을 사렸다. 대놓고 표현은 안 하지만, 올스타전 출전을 영광이 아닌 귀찮은 일로 여기는 선수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휴식일이 늘면서, 투수들은 전력으로 던져도 후반기 등판에 지장을 받지 않게 됐다. 투수가 전력으로 던지면, 타자들도 자연히 전력으로 치고 달리게 된다. 감독들도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멜 로하스가 보여준 두 차례 홈 주루는 이전 올스타전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허슬플레이였다.

 

여기다 각 구단과 KBO는 다양한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준비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리그 전체 구성원이 느끼는 ‘위기감’이 역설적으로 최선을 다한 경기와 철저한 준비로 돌아온 셈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퓨처스 올스타전이 취소되고, 본 게임이 하루 뒤로 밀리면서 만원 관중을 달성하지 못한 것만 빼면 ‘역대 최고’ 올스타전이었단 평가다. 

 

경기력과 재미 잡은 올스타전, 전통과 권위 만드는 게 과제

 

불빛으로 가득한 올스타전 NC파크 관중석(사진=NC) 불빛으로 가득한 올스타전 NC파크 관중석(사진=NC)

 

성공적으로 끝난 올스타전은 최근 관중 감소와 인기 하락으로 고민하는 프로야구에 교훈과 과제를 남겼다. 

 

결국은 ‘콘텐츠’가 답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리그 최고의 야구장 시설, 최고의 선수들이 보여주는 최고의 경기력, 고객(팬) 입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호평을 받았다. 이런 경험을 올스타전 한 경기에서만 제공하고 끝나선 안 된다. 모든 KBO리그 경기에서 좋은 콘텐츠로 최상의 팬 경험을 제공할 때 프로야구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과제도 있다. 이전보다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일부 선수의 올스타 자격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리그 최고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빅이벤트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포함됐고, 마땅히 참가해야 할 선수는 이런저런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올스타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리그 최고의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선수들의 대결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구단과 감독, 선수들이 의식을 바꿔야 한다.

 

일각에선 화려하고 웅장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과 비교해 KBO리그 올스타전을 폄하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KBO리그 올스타전엔 미국과 비교해 태생적 한계가 있다. 메이저리그는 양대리그에서 30개 구단에 속한 800명 가까운 선수가 활약하는 무대다. 같은 리그에 속한 팀이 아니면 좀처럼 맞대결할 기회가 없다. 다른 구단 소속 스타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매우 드물다. 

 

가령 뉴욕에 사는 팬이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을 보려면 2~3년에 한번 찾아오는 뉴욕 경기 기회를 기다리거나, 비행기를 타고 미국내 정반대편에 있는 LA 홈구장까지 찾아가야 한다. 스타 한번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런 스타들이 한날 한시에 한 자리에 모여 경기를 치르니, 올스타전이 꿈의 제전으로 여겨지는 것도 당연하다.

 

반면 단일리그에 10개 구단으로 이뤄진 KBO리그는 모든 팀이 연간 최소 8경기를 상대팀 홈구장에서 치른다. 매일 TV와 인터넷으로 5경기 전 경기가 중계방송 된다. KIA 팬도 김현수, 박병호, 김광현을 맘만 먹으면 언제든 볼 수 있다. 리그 최고 스타플레이어를 만나는 게 그리 희귀한 경험이 아니다. 애초 30개 팀에서 15:1 경쟁을 뚫고 선정되는 미국 올스타가 갖는 희소성과 권위를 10개 팀 중에 5:1 경쟁을 뚫고 선발된 한국 올스타에게 똑같이 기대하긴 어렵다. 

 

미국 올스타전처럼 될 수 없다면, KBO리그 올스타전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지방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현재 KBO 올스타전은 입찰을 통해 외주업체가 맡아서 진행한다. 외주업체는 당장 그해 행사만 무사히 치르는 게 최우선 목표다. 올스타전이 갖는 상징성이나 연속성, 전통까지 고려해서 CI를 만들고 행사를 기획하긴 한계가 있다고 했다. 

 

올해 올스타 유니폼만 놓고 봐도 개최지와의 관련성이나 역사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올스타 개최지를 일찍 선정해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한 협력 속에 지역 전체의 축제로 만들 필요가 있다. 유니폼과 CI 디자인은 물론 행사 내용에도 KBO리그만의 아이덴티티와 지역성을 담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 올스타전은 휴식일을 늘리는 제도적 변화로 경기력과 재미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KBO리그 올스타전만의 권위와 전통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일이 남았다. 선수들에겐 올스타전 출전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 될 수 있도록, 팬들에게는 올스타전이 ‘꿈의 무대’가 될 수 있게 만드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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