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유망주 투수 장재영, 올해 신인드래프트 ‘0순위’

-국내 구단은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 관심도 뜨겁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150km/h대 강속구 던져…연일 ML 스카우트 집결

-KBO 신인 계약금 새역사, 혹은 ML 진출…선택은 장재영의 몫이다

중요한 선택을 앞둔 장재영의 2020시즌이 시작됐다(사진=엠스플뉴스)
중요한 선택을 앞둔 장재영의 2020시즌이 시작됐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KBO 신인 계약금의 새역사를 쓸까, 아니면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할까. 선택은 덕수고등학교 투수 장재영에게 달려 있다. ‘초특급 유망주’ 장재영이 2020년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있다.

장재영은 이견이 없는 올해 고교야구 투수 최대어다. 장정석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장남으로 야구인 2세인 그는 중학교 때부터 투타에서 재능을 발휘해 이름을 알렸고, 덕수고 진학 이후 투수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이미 고교 1학년 때 MLB 사무국에서 신분조회를 요청했을 정도로 국내외 구단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장재영은 올해 신인드래프트 서울권 ‘0순위’ 지명 대상으로 꼽힌다. 야구계에선 서울 3팀 가운데 제일 먼저 지명권을 행사하는 키움이 당연히 장재영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여기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장재영이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국내에 남는다는 전제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150km/h대 강속구 던진 장재영, 주가 폭등하나

지난해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2학년 신분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장재영(사진=엠스플뉴스)
지난해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2학년 신분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장재영(사진=엠스플뉴스)

장재영을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갈수록 뜨겁다. 덕수고는 올해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전지훈련 기간 덕수고 훈련장에는 매일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찾아와 장재영, 나승엽 등 유망주의 훈련을 지켜보고 경기를 관전했다.

LA에 다녀온 국내 구단 스카우트는 적게 온 날에도 3, 4개 팀 스카우트가 훈련장에 찾아왔다. 많이 오는 날은 8개에서 10개 구단 스카우트가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가운데는 LA 다저스 등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은 구단들도 포함됐다.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내셔널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우리 구단을 포함해 장재영에 관심 있는 구단이 많다. LA 다저스도 그중 하나인 것으로 안다. 한국 아마추어 선수 중에선 최근 몇 년간 나온 선수 중에 단연 돋보이는 유망주”라고 했다.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는 “장재영은 신체적으로 매우 뛰어난 조건을 갖췄다. 투구 밸런스도 좋고 투구폼도 장점이다. 빠른 볼의 구위는 물론 빠른 슬라이더 구사 능력도 좋아,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본다”고 했다.

장재영은 수많은 눈과 스피드건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발적인 강속구를 뿌렸다. 한 고교야구 관계자는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장재영이 최고 153.5km/h의 강속구를 던져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스피드건에 따라서는 155km/h가 나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는 “우리 스피드건으로는 최고 152km/h 정도였다”면서도 “아직 2월인데 벌써 150km/h대 강속구를 던졌다면, 앞으로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했다.

한 서울구단 스카우트는 “장재영은 이견이 없는 최고 유망주 투수”라며 “올해는 실전 경기에서도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까지 장재영에 대한 평가는 주로 구속, 밸런스 등 투수로서 지닌 자질에 집중됐다. 아직 실전 경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우승으로 이끄는 에이스 투수의 면모는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3학년이 된 올해 각종 대회에서 경기를 지배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장재영의 주가가 더 올라갈 것이다.”

한 내셔널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장재영은 모든 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춘 투수”라며 “멘탈훈련만 지속적으로 병행한다면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선택은 구단 아닌 장재영의 몫…장정석 전 감독, 어떤 결정 내릴까

장재영이 개인 SNS에 올린 사진.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LA 전지훈련 기간 만나 대화하는 장면이다(사진=장재영 SNS)
장재영이 개인 SNS에 올린 사진.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LA 전지훈련 기간 만나 대화하는 장면이다(사진=장재영 SNS)

키움 구단도 장재영이 올해 1순위 지명 대상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키움 관계자는 “아직 신인드래프트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장재영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 했다.

야구계에선 키움이 장재영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키움은 과거에도 메이저리그 구단의 영입 대상이었던 안우진을 잡기 위해 KBO 역대 5위에 해당하는 6억 원의 계약금을 지불한 바 있다. 참고로 이 부문 역대 1위는 한기주의 10억, 2위는 임선동, 김진우, 유창식이 받은 7억 원이다.

이와 관련해 한 야구 관계자는키움이 장재영에게 안우진 이상의 대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는 “장재영 정도 선수를 잡을 수 있다면 계약금 6, 7억이 큰 문제겠냐”며 “키움이 계약금 때문에 장재영을 놓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에 대해 키움 관계자는 “구단 나름대로 정해놓은 기준이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계약금이 문제가 아니라, 구단이 장재영을 어떻게 육성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키워갈 것인지 ‘프로세스’를 제시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단 설명이다.

선택은 장재영과 부모에게 달렸다. 장재영의 아버지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은 이번 덕수고 전지훈련에 동행하며 고교 선수 지도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를 방문한 한 스카우트는 “장 전 감독에겐 이번 미국 방문이 아들을 향한 국내와 메이저 구단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 했다.

장 전 감독과 가까운 야구인은 “평소 장 전 감독이 다른 학부모들처럼 자녀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이나 돈 얘길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보다는 아들의 행복과 성공이 최우선이라고 항상 강조했다”며 “장 전 감독이라면 계약금 액수를 떠나 아들의 미래를 기준으로 결정할 것”이란 생각을 전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도 “결정은 장재영과 부모님이 내리는 것이다. 감독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다”며 “내 역할은 열심히 지도하고 부상 당하지 않게 잘 관리해서 재영이가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게 돕는 것, 딱 거기까지”라고 강조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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