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전 에이전트 박 모씨가 공인선수대리인 자격을 관리하는 프로야구선수협회로부터 업무정지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김하성 협박범’과 공모해 형사 입건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에이전트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징계 사유다.

선수협은 지난 3월 6일 “KBO리그 공인선수대리인 규정에 의거, 에이전트 박 모 씨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을 공시했다”고 발표했다. 업무정지 기간은 1년으로, 이에 따라 박 씨는 2025년 3월 6일까지 KBO리그 공인선수대리인 자격이 정지된다.

박 씨는 김하성, 류현진을 협박해 총 8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전직 야구선수 임혜동과 공모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임혜동은 지난 2021년 술자리에서 김하성 선수에게 폭행당했다며 합의금 4억 원을 받아낸 뒤, 지난해 다시 협박을 시도하다 경찰에 넘겨졌다. 또 류현진의 로드매니저로 활동하며 개인적 갈등을 빌미로 약 3억 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박 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했다가 1월 중순부터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해 왔다. 임혜동이 김하성에게 뜯어낸 총 4억 원의 합의금 가운데 수천만 원이 박 씨의 계좌로 흘러간 정황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내막을 잘 아는 야구 관계자는 “김하성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임혜동에게 알려준 게 다름 아닌 에이전트 박 씨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야구 국가대표로 병역특례를 받은 김하성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 특례가 취소되고 현역으로 입대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거액의 합의금을 임혜동에게 건넨 것으로 풀이된다.

취재에 응한 선수협 관계자는 박 씨를 징계한 근거에 대해 “에이전트로서 사회적 물의와 품위 손상이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KBO리그 선수대리인 규정 제25조 [선수대리인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에 따르면 “기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선수대리인으로서 품위를 손상한 경우” “1년의 범위 안에서 기간을 정하여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른 에이전시 관계자는 “19조의 ‘① 선수대리인은 대리하는 선수의 이익을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와 ‘④ 선수대리인은 업무수행 중 알게 된 선수, 구단, 선수협회, KBO의 비밀을 공개,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선수협 관계자는 “업무정지 처분을 심사할 경우에는 해당 선수대리인에게 청문 등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본인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아무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선수협 내부에선 에이전트 자격 박탈까지 고려할 정도로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본 것으로 알려졌다. 고심 끝에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1년 자격정지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박 씨가 에이전트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 씨는 지난 2020년에도 김하성 등 소속 선수에게 돌아갈 협찬 물품을 빼돌려 6개월 자격정지 철퇴를 맞은 일이 있다. 선수협 전 관계자는 “박 씨가 김하성 등 유명 선수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기념해 특별 제작한 야구용품을 몰래 빼돌렸다가 큰 물의를 빚은 일이 있다”고 전했다. 

믿었던 에이전트에게 배신당한 김하성은 지난해 박 씨와 결별하고 가족과 함께 1인 기획사를 차려 독립했다. 박 씨는 현재도 김하성의 기존 계약에서 나오는 에이전트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임혜동 사건이 불거진 올해 초 소속사에서 퇴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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