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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승의 킥앤러시] “1월 2일 육군 전역, 청주 FC와 K리그2 가야죠”

  • 기사입력 2020.02.14 09:55:02   |   최종수정 2020.02.14 09: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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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통산 68경기 뛴 김윤호, 현역으로 군 복무 마친 뒤 K리그(1·2) 재도전

-김윤호와 함께하는 팀은 다시 한번 프로축구단 창단에 도전하는 청주 FC

-“의무 경찰 지원에서 떨어졌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청주와 함께 2021시즌 K리그2에서 뛴다?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청주 FC 김윤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청주 FC 김윤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남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K리그(1·2) 68경기를 뛰고 현역 입대한 선수가 있다. 이 선수는 2020년 1월 2일 전역 바로 다음 날 청주 FC 유니폼을 입었다.

 

주인공은 강원 FC와 부산 아이파크를 거친 김윤호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나간 적은 없지만 프로축구 선수로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프로 2년 차 시즌(2014)엔 강원의 주전 미드필더로 25경기(2도움)를 뛰었다. 이듬해에도 21경기에서 뛰며 1골을 기록했다. 

 

김윤호가 다시 K리그(1·2) 복귀를 꿈꾼다. 군 복무 기간 프로축구 선수와 완전히 동떨어진 삶을 살았지만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청주는 김윤호의 꿈을 이뤄줄 최고의 팀이다. 청주 역시 프로축구단 창단의 꿈을 꾸고 있는 까닭이다. 청주는 2015년부터 프로축구단 창단에 도전 중이다. 2019년엔 시민구단이 아닌 기업구단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창단 의향서를 낸 바 있다. 비록 연맹의 승인을 받진 못했지만 포기는 없다. 

 

청주 관계자는 스폰서 추가 모집을 비롯한 재정 안정에 힘쓰고 있다. 이제 우리의 프로축구단 창단은 청주 시민들만의 바람이 아니다. 축구계가 청주의 K리그2 참가를 바라고 있다. 2020년엔 반드시 결실을 볼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윤호는 청주는 축구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모인 구단이다. K3리그지만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청주가 프로축구단 창단의 꿈을 이룬다고 해서 현재의 선수들이 K리그2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구단에서 뛴다. ‘함께’ 꿈을 이룬다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프로축구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엠스플뉴스가 2월 9일부터 경상남도 남해에서 훈련 중인 김윤호를 만났다.    

 

김윤호 “의무 경찰 지원하고 떨어졌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김윤호는 2013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강원 FC 유니폼을 입고 65경기를 뛰었다(사진=강원 FC)

김윤호는 2013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강원 FC 유니폼을 입고 65경기를 뛰었다(사진=강원 FC)

  

청주 FC가 2020시즌 가장 기대하는 선수라고 들었습니다. 

 

청주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잘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웃음). 대중들이 저를 잘 모르실 것 같아요. 1월 3일 청주에 합류한 수비형 미드필더 김윤호입니다. 측면 수비수로도 뛸 수 있고요. 

 

경력을 찾아보니 2013시즌 강원 FC에서 프로에 데뷔해 K리그(1·2) 통산 68경기를 뛰었습니다. 

 

2013년 강원에 입단해 4년을 뛰었습니다. 첫 시즌엔 ‘프로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크게 느꼈죠. 능력이 부족한 까닭에 5경기(승강 플레이오프 포함)만 출전했습니다. ‘축구를 관둘까’란 고민까지 했죠. 

 

축구뿐 아니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두려웠어요. 평생 축구만 해왔는데 믿기 힘들 정도로 잘하는 선수가 많았습니다. 이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았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훈련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2년 차 시즌엔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했습니다. 

 

프로 첫 시즌을 마치고 브라질 출신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께서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감독께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하셨죠. 훈련장에서 쓰러진다는 각오로 매일 땀 흘렸습니다. 그 모습을 감독께서 눈여겨보고 기회를 줬어요. 2014시즌 K리그2에서 25경기를 뛰었습니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시즌이죠. 

 

3년 차 시즌에도 21경기를 뛰었습니다. 축구를 그만두려고 했던 선수가 확 달라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감독께서 요구하는 게 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서 자신감이 붙었죠. 선수는 뛰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2014년 9월 감독께서 팀을 떠난 후에도 출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예요. 감독께서 주신 기회가 없었다면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웃음). 

 

강원에서 2016시즌까지 65경기를 뛰었습니다. 2017시즌을 앞두고 부산 아이파크로 이적했어요. 

 

강원에서 마지막 시즌 14경기 출전에 그쳤습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어요.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죠. 제가 뛸 자리가 없었습니다. 부산으로 이적한 건 이 때문이에요. 그런데 부산에서도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죠. 2017시즌 3경기 출전에 그쳤습니다. 이후엔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어떤?

 

2017시즌을 마치고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충남아산프로축구단의 전신)에 지원했어요. 의무경찰로 병역을 해결하려고 했죠. 하지만, 입대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2017년 28살이었어요. 축구하면서 병역을 마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군대 다녀와야 사람 된다’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    

 

1월 2일 전역 바로 다음 날 청주 FC에 입단한 김윤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1월 2일 전역 바로 다음 날 청주 FC에 입단한 김윤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병역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방법이 없었어요. 7사단 칠성부대에서 남들과 똑같이 군 생활을 했습니다. 

 

육군에서 병역을 마쳐야 한다는 현실을 마주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축구를 17년 동안 하다가 입대했습니다. 살면서 처음 느낀 감정들이었어요. 지난 시간이 떠오르면서 프로축구 선수로 다시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컸습니다. 후회가 많았어요.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을 때 왜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죠. 하루가 지날수록 축구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습니다. 

 

어떨 때 축구가 가장 그리웠습니까. 

 

경계 근무를 나가면 2시간 동안 서 있습니다. 경계를 서면 ‘동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축구를 할 텐데’란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았어요. 나름대로 몸 관리를 했지만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는 것 같아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일반 병사로 복무했습니다. 몸 관리는 어떻게 했습니까. 

 

아침 점호가 끝나면 러닝 30분을 뛰었어요. 일과를 마치고서도 연병장을 뛰었죠. 막사 20m 앞에 있는 풋살장에서 기본기 훈련을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힘썼죠. 휴가 나가면 프로 선수들을 만나서 운동했고요. 

 

군대에서 축구 잘하면 ‘왕’으로 불립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사단장과 참모장께서 ‘축구광’이었어요. 축구할 때마다 저를 찾아주셨죠(웃음). 이천수(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 김정우(대건고 감독), 김태영(천안시청 감독), 조원희, 백지훈 등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으로 구성된 군대스리가팀과 붙은 적도 있습니다. 2군단 대표로 나가서 이겼어요. 군단장께 포상 휴가(5일)를 받았죠. 재능기부 휴가 제도 화천군 대표로 도민체전에 나가는 등 축구로 많은 휴가를 받았습니다. 감사한 일이죠.     

 

휴가는 얼마나 받았습니까. 

 

휴가를 바로 안 썼어요. 계속 모았습니다. 말년에 몰아 쓰기 위해 213일 동안 부대 밖으로 나가지 않았죠.

 

이유가 있습니까. 

 

모아둔 휴가를 11월 중순에 썼어요. 프로 선수들은 1월부터 동계훈련에 돌입합니다. 12월엔 휴식을 취하죠. 21개월 동안 개인훈련만 했습니다. 그들보다 앞서 체력훈련을 했어요. 한 달 동안 매일 러닝 뛰고 산에 올랐죠. 대학 선수들과 훈련도 했고요. 휴가를 즐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전역 후 기회를 잡지 못하면 축구 선수의 삶이 끝나는 상황이었습니다. 

 

팀도 알아봤습니까.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까닭에 K리그(1·2) 구단에 입단하는 건 어려웠습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프로축구 선수로 쌓은 경력보다 21개월의 공백이 컸죠. 고민을 거듭하던 중에 청주의 연락을 받았어요. ‘함께 해보자’고 했죠.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죽을힘을 다하겠다고 했어요. 1월 2일 전역 바로 다음 날 청주에 합류했습니다. 

 

1월 2일 전역 날엔 어떤 기분이었습니까. 

 

입대 전엔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이 된다’거나 ‘군대를 다녀온 사람만 알 수 있다’는 말이 이해되질 않았어요. 전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역일 아침 눈을 떴을 때부터 위병소를 걸어 나올 때까지. 경험한 사람들은 똑같은 감정을 느꼈을 거예요(웃음).   

 

“2021년 청주와 함께 K리그2로 가고 싶다”

 

청주 FC는 2020년 다시 한번 프로축구단 창단에 도전한다(사진=청주 FC)

청주 FC는 2020년 다시 한번 프로축구단 창단에 도전한다(사진=청주 FC)

 

청주 FC는 K3리그 소속입니다. 청주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까. 

 

2017시즌을 마치고 2개월 청주에서 훈련한 적이 있습니다. 인연이 있었죠. 청주엔 저처럼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볼을 차는 선수가 많아요. K리그1에서 뛸 재능을 가진 젊은 선수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속팀에서 훈련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아주 감사해요. 같이 몸만 푸는 데도 행복합니다(웃음).    

 

군대에서 체력 관리와 감각 유지에 힘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운동할 때와 팀에서 훈련할 때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릅니다. 축구 선수는 팀이 있어야 하고 많이 뛰어야 해요. 실전에서 몸이 먼저 반응할 때가 있습니다. 예측 못 한 상황과 마주했을 때 나오는 패스라든가 드리블 등을 예로 들 수 있죠. 이런 건 실전 경험을 통해서만 감각을 회복할 수 있어요. K리그(1·2)에서 뛴 시간이 가장 길진 모르지만, 지금은 팀에서 가장 많이 땀 흘려야 하는 선수입니다. 

 

청주가 김윤호에게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험입니다. 청주 선수 가운데 K리그에서 뛴 경기가 가장 많아요. 동료들이 K리그(1·2)는 어떤지 많이 물어볼 것 같습니다.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빠르게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감독께서 요구하는 걸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면 뛸 수 있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늘어나죠. 선수는 뛰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어떤 선수든 나만의 색깔만 고집하면 살아남기 어려워요. 

 

김윤호 역시 다시 한번 K리그(1·2)에서 뛰길 바라지 않습니까. 

 

2시즌을 쉬었습니다. 청주에서 기량을 증명하는 게 우선이에요. 특히나 2020시즌부터 K3리그엔 큰 변화가 있습니다. K3리그와 내셔널리그(실업)가 통합하면서 16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죠. 지난해 FA컵 준우승을 차지한 대전 코레일과 같은 대회 준결승에 오른 화성 FC 등을 상대해야 합니다. 팀이 새롭게 바뀐 K3리그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게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청주는 2015년부터 프로축구단 창단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청주 김현주 이사장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고 2020년엔 반드시 프로축구단 창단의 꿈을 이루겠다’고 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청주가 프로축구단 창단의 꿈을 이룬다고 해서 모든 선수가 K리그2에서 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함께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포지션으로 그라운드에 나서건 상대 공격수의 볼을 빼앗고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등 강점을 살릴 수 있게 준비할 거예요. 청주와 함께 K리그2로 나아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전역 후 다시 출발점에 섰습니다. 

 

매 경기 골을 넣거나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휘저을 능력은 없습니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공격수를 막고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건 자신 있어요. 선수 시절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 조원희 선배처럼 매 경기 궂은일을 도맡고 싶습니다. 군대를 다녀오니 31살이 됐습니다. 뛸 날보다 뛴 날이 많아요. 후회 없이 땀 흘리고 부딪치겠습니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쳐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습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군 복무를 하면서 녹색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느꼈습니다. 같이 훈련하고 땀 흘리는 시간이 정말 소중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강원 FC 김오규 선배에게 고마워요. 군대에 있는 시간 동안 프로축구 선수의 꿈을 잃지 않게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선배와 그라운드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게 2020년 후회 없이 보내겠습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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