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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박지성의 도전, 한겨울 K리그가 들썩인다 [엠스플 이슈]

  • 기사입력 2021.01.23 07:50:06   |   최종수정 2021.01.23 00: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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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중의 전설 이영표·박지성, 2021시즌 K리그와 함께한다

-“벌써 방송 중계 활성화와 스폰서 확대 기대하는 목소리 있다”

-“차범근·홍명보의 사례처럼 무한한 기대는 거대한 비난의 화살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가능한 행정가의 눈을 기대한다”

-“출발선에 섰을 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선수 시절처럼 소신 있게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

 

전설 중의 전설 박지성(사진 왼쪽), 이영표가 2021시즌 K리그와 함께한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설 중의 전설 박지성(사진 왼쪽), 이영표가 2021시즌 K리그와 함께한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2002년 6월 14일. 한국 축구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월드컵 본선 첫 16강 진출을 확정한 날이다. 

 

한국을 16강으로 인도한 골을 합작한 선수는 이영표,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후반 25분 이영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따돌리고 아시아 최초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전까지 세계 축구의 변방으로 불렸다. 그럴 만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시작으로 다섯 차례 본선에 도전했지만 승리가 없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전까지 한국의 본선 성적은 4무 10패였다. 한국이 본선에서 첫 승리를 거둔 건 2002년 6월 4일 조별리그 D조 1차전 폴란드와의 경기(2-0)였다.

 

이영표,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의 중심으로 자릴 굳혔다. 두 전설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PSV 아인트호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진출을 합작했다. 2005년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이영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박지성)에 입단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시작을 알렸다.  

 

그뿐이랴.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G조 1차전 토고전에선 원정 첫 승리(2-1)를 일구는 데 앞장섰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선 한국의 원정 첫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기대 가득한 축구계 “2002년 4강 신화 주역 중의 주역이 이영표, 박지성 아닙니까”

 

박지성이 합류한 K리그 최다우승팀(8회) 전북 현대(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지성이 합류한 K리그 최다우승팀(8회) 전북 현대(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가 2021시즌 개막 전부터 들썩이고 있다. 한 축구인은 “월드컵을 앞둔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말로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영표, 박지성이 행정가로 새 출발을 알렸다. 그 무대가 K리그다. 

 

먼저 소식을 전한 건 이영표였다. 강원 FC는 2020년 12월 22일 이사회에서 이영표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1월 4일 업무를 시작해 강원의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앞장서고 있다. 

 

강원 관계자는 “팀 강점을 살리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선수가 합류하고 있다”며 “이영표 대표이사의 공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공식 업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선수 영입을 주도했다. 김병수 감독이 팀에 필요한 선수를 요청하면 이영표 대표이사가 협상에 나서는 식이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 공격수 김대원이 대표적인 예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대구 FC 조광래 대표이사에게 직접 전활 걸어 김대원 영입을 성사시켰다. 울산 현대 이적이 점쳐졌던 김대원을 데려온 거다.” 앞의 관계자의 얘기다.

 

1월 19일엔 박지성이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로 합류했다. 전북 성인 팀은 물론이고 유소년 선수 선발과 육성, 스카우트, 훈련 시스템 등에 대한 조언자 역할이다. 

 

박지성은 2014년 은퇴 후 영국 레스터 드몽포르 대학교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 코스 과정을 밟았다. 2017년 11월엔 대한축구협회(KFA) 유소년 축구를 총괄하는 유스전력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K리그 관계자들은 두 전설의 합류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말로 두 전설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2002년 4강 신화를 이끈 주역 중의 주역이 이영표, 박지성이다. 둘은 우리 안방에서 유럽 축구를 볼 수 있게 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두 행정가가 K리그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고 엄청난 이슈다. 이영표, 박지성에겐 더 많은 팬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일 힘이 있다. 벌써 방송 중계 활성화와 스폰서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서울 이랜드 FC 관계자도 이영표 대표이사와의 인연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랜드 창단에 아주 큰 도움을 준 인물이 이영표 대표이사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EPL, 독일 분데스리가, 미국 프로축구(MLS) 등에서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했다. 이랜드가 초대 감독으로 마틴 레니를 선정할 수 있었던 것도 이영표 대표이사의 도움 덕분이었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유럽과 미국 스포츠를 모두 경험했다. 강원과 K리그 발전에 어떻게 접목할지 궁금하다.”

 

“멀리 보는 눈과 목소릴 부탁합니다”

 

K리그 22개 구단은 유소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22개 구단은 유소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계가 기대로 가득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흠잡을 데 없는 두 전설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강원 FC 이영표 대표이사는 선수 영입만 책임지는 게 아니다. 강원은 도민구단이다. 지자체 관계자를 만나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축구계는 강원 구단의 오랜 꿈인 전용구장 건립도 기대한다. 강원을 이영표 대표이사의 친정팀인 도르트문트처럼 인기구단으로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도르트문트는 2019-2020시즌 분데스리가 홈경기에서 평균 8만 1천 132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바이에른 뮌헨(7만 5천 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7만 2천 569명)를 따돌리고 세계 축구팀 가운데 최다 평균 관중을 기록했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10년 후 강원 홈경기 평균 관중 1만 5천 명을 꿈꾼다.

 

박지성 어드바이저는 유소년 축구 발전에 중점을 둔다. 전북 유소년팀을 K리그 최고의 프로 등용문으로 만드는 게 박지성 어드바이저의 목표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축구와 1983년 출범한 K리그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원대한 꿈을 품고 K리그에 도전장을 내던진 두 전설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차범근은 이영표, 박지성에 버금가는 축구계 전설이다. 그 차범근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실패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선수와 지도자로 월드컵(2002), 올림픽(2012) 4강 진출을 일궈낸 인물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실패로 한동안 축구계와 멀어졌다. 무한한 기대는 거대한 비난의 화살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한 축구인의 말이다. 

 

그러나 이영표, 박지성은 은퇴 이전부터 행정가의 길을 예고했다. 오랜 준비 끝 새로운 출발 선상에 섰다. 

 

A 구단 고위 관계자는 “대구 FC 조광래 대표이사, 수원 FC 김호곤 단장 등 축구인 출신 행정가의 성공 사례가 있다”면서 “이영표, 박지성이 다른 건 은퇴 후 지도자를 경험하지 않고 곧바로 행정가의 길로 뛰어들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지도자와 행정가의 눈은 완전히 다르다. 지도자는 단기적인 성과에 힘을 싣는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그게 지도자의 임무다. 행정가는 아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지속 가능한 선수단 운영과 시스템 구축 등을 우선한다. 다른 생각을 가진 지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때론 격하게 논쟁하면서 팀을 발전 시켜 나가는 게 행정가의 임무다. 뜻이 다른 구단 고위층을 설득하고 축구에 관심이 없는 스폰서를 끌어와야 하는 일도 도맡는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앞의 관계자의 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박지성, 이영표의 버팀목 역할을 한 황선홍 감독(前 대전하나시티즌)은 행정가로 발걸음 뗀 후배들에게 응원 메시지와 바람을 전했다. 

 

황 감독은 “존경하는 후배들이 멋진 도전에 나섰다”며 “선수 시절처럼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낼 것”이란 덕담을 건넸다. 

 

“지도자를 경험한 뒤 행정가로 건너간 사례는 있었지만 은퇴 후 곧바로 행정가의 길을 걷는 건 둘이 처음인 것 같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팀을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팀이란 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2002년 한국도 그랬다. 오랜 시간 땀 흘리며 손발을 맞춘 결과가 본선 4강으로 이어졌다.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지금 다짐한 것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소신을 잃지 않고 팀을 운영하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2021시즌 K리그엔 이영표, 박지성이 있다. 축구계는 2002년 함성을 K리그에서 재연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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