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지지 마스크를 써 논란을 일으킨 맥스 케플러가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실었다(사진=인스타그램)
경찰지지 마스크를 써 논란을 일으킨 맥스 케플러가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실었다(사진=인스타그램)

[엠스플뉴스]

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맥스 케플러(27·미네소타 트윈스)가 '경찰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지닌 마스크를 썼다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지만, 이를 무시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결국, 숨을 거뒀다.

그러자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미니애폴리스 곳곳에 수천 명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팻말을 든 시위자들은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로 몰려들었고, 이 시위는 결국, 유혈 폭동 사태로 번졌다.

그런 와중에 케플러는 '경찰을 지지한다'는 뜻의 마스크를 쓴 사진을 29일(한국시간) SNS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케플러는 흑백 성조기에 파란 줄이 들어간 마스크를 썼는데, 이는 ‘경찰의 생명도 소중하다(Blue Lives Matter)’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16년 흑인 피격 사망 사건이 벌어져 흑인 인권 보호 운동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재점화되자 일각에선 ‘푸른 제복(경찰)의 생명도 소중하다(Blue Lives Matter)’는 운동을 펼치며 맞불을 놓은 바 있다.

논란이 들끓자 케플러는 곧바로 사진을 삭제하고 대중 앞에 고개를 숙였다. 독일 베를린에서 나고 자라 2009년에야 미국으로 건너온 케플러는 “마스크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파란선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독일에서 경찰을 대표하는 색깔은 녹색”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케플러는 “내가 쓴 마스크는 코로나19 사태 때 쓰라고 한 회사가 보내준 것이다. 나는 그 마스크가 어떤 속뜻을 지니고 있는지 몰랐다. 그저 멋져 보였다. 그 정보를 듣자마자 즉시 게시물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케플러는 “내가 뭘 쓰고 있는지 몰랐다는 건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내 행동으로 상처를 받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인종차별은 우리 세계엔 발을 들일 곳이 없는 짓이다. 플로이드를 사망하게 한 그 어떤 행동도 지지하지 않는다. 플로이드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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