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 7월 타율 4할·3홈런 맹활약
-KBO리그 적응 완료한 터커, ‘타격’만 봤던 KIA의 빠른 결단은 옳았다
-“강한 타구 생산하면 홈런도 나올 것” 터커의 말이 현실로
-‘1루수 거포’ 염두에 둔 KIA, 터커 놓칠 시 ‘부메랑 효과’ 고심

KIA 외국인 타자 터커가 7월 14일 광주 한화전에서 홈런을 날린 뒤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KIA)
KIA 외국인 타자 터커가 7월 14일 광주 한화전에서 홈런을 날린 뒤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KIA)

[엠스플뉴스]

7월 타율 0.400/ 16안타/ 3홈런/ 7타점/ 5볼넷.

KIA 타이거즈 외야수 프레스턴 터커가 KBO리그 적응을 완전히 끝낸 분위기다. “타격만 보고 데려왔다”는 KIA 구단의 호언장담은 괜히 나온 얘기가 아니었다. 딱 한국형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가 쏟아지는 터커를 향한 내년 시즌 재계약 여론도 솔솔 나오는 상황이다.

KIA는 5월 17일 기존 외국인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를 방출하고 교체 영입한 터커를 1군에 등록했다. 5월(타율 0.216)에 KBO리그 적응기를 거친 터커는 6월(타율 0.337)을 거쳐 7월(타율 0.400)에 구단에서 기대한 타격 능력을 완벽하게 선보이고 있다.

터커는 해즐베이커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고자 KIA 스카우트 파트에서 선택한 회심의 카드였다. KBO리그 구단들 가운데 가장 빨리 움직이며 터커를 데려온 KIA의 선택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7월 들어 외국인 교체를 생각한 다른 구단들이 100만 달러 상한제에 따른 교체 예산 제한으로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KIA는 현지에서 한발 빨리 움직여 터커를 데려올 수 있었다. 터커는 이미 지난해 겨울 수도권 A 구단이 기존 외국인 타자 계약 불발 시 데려올 최상위 리스트에 있던 선수였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도 터커의 활약상에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감독대행 부임과 동시에 터커를 쭉 지켜본 박 감독대행은 터커는 레벨 스윙으로 강한 타구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타격에서 이만한 실력을 보여줄 외국인 타자들이 별로 없을 거다. 한국 투수들에게 적응하니 이제 홈런도 점점 나온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구안과 힘까지 갖춘 터커, 시간 지날수록 더 무서워진다

공을 쪼갤 듯한 터커의 파워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타구 속도는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할 정도다(사진=KIA)
공을 쪼갤 듯한 터커의 파워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타구 속도는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할 정도다(사진=KIA)

터커의 강점은 강력한 타구 생산과 선구안이다. 특히 유인구를 자주 구사하는 KBO리그 투수들의 성향에 잘 적응하는 분위기다. 7월 15일 기준으로 터커의 올 시즌 볼넷·삼진 비율은 20볼넷·25삼진으로 준수한 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았던 터커의 장타력도 최근 들어 폭발했다. 최근 10경기에서 터커는 3홈런·2루타 4개를 생산하며 중심 타자로서 해결사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단기간에 올 시즌 2루타를 무려 19개나 만든 터커다. 터커의 시즌 장타율은 어느새 0.500을 찍었다.

터커 자신도 KBO리그에서 생존하려면 홈런 및 장타 증가가 필요하단 걸 잘 안다. 터커는 6월 중순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KIA 입단 뒤 홈런을 많이 못 쳤지만, 2루타는 계속 나오고 있다. 그렇게라도 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싶다. 홈런을 더 치고 싶지만, 홈런을 의식하면 타격감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 우선 강한 타구를 생산하려고 노력하면 홈런도 조만간 나올 거로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말처럼 터커는 한국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며 자신만의 히팅 포인트가 형성되자 낮은 공도 끌어 올려 홈런과 장타로 만드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7월 14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터커가 날린 결승 홈런과 담장 상단을 맞힌 2루타가 그 괴력을 명확하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1루수 거포 자원 염두에 둔 KIA, 터커 놓치면 부메랑 효과 맞을 수도

터커는 홈런 생산과 장타력을 높이겠단 다짐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터커는 홈런 생산과 장타력을 높이겠단 다짐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선구안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터커의 최근 활약상에 KIA 팬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외국인 선수가 맹활약할 경우 흔히 나오는 팬들의 표현인 ‘여권을 빼앗아야 한다’는 얘기가 터커를 향해서도 점점 나오는 상황이다.

물론 최근 보여주는 활약상이 후반기에도 계속 유지돼야 터커의 재계약 가능성이 커진다. KIA 조계현 단장 등 구단 수뇌부는 내년 시즌 외국인 타자를 새로운 1루수 거포 자원으로 염두에 둔 분위기다. 하지만, 터커의 상승세가 후반기까지 유지될 경우 KIA 구단이 고심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터커와 재계약을 포기한 뒤 다른 구단이 터커를 데려갈 경우 ‘부메랑’을 맞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터커의 KBO리그 적응을 미리 도와준 ‘남 좋은 일’만 하는 셈이다.

올 시즌 새 외국인 타자를 선택한 팀들(KIA·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 가운데 두산 내야수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만 제외하곤 모두 부진 뒤 교체 영입을 택한 점도 KIA는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외국인 타자들에게 KBO리그 적응 기간이 필요하단 뜻이다. 현장에서도 터커의 야구를 향한 진지한 태도와 성실함, 그리고 한국 무대에서 성공하겠단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 터커가 KIA의 외국인 선수 성공 사례의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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