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 16일 1군 등록
-‘신장 196cm·체중 117kg’ 거구 페게로에게 기대하는 홈런 폭죽
-극악의 삼진·볼넷 비율 개선이 관건, 콘택트 집중이 중요한 이유
-2009년 페타지니의 활약상 재현을 기대하는 LG 분위기

LG는 새 외국인 타자 페게로(왼쪽)가 2009년 맹활약했던 페타지니(오른쪽)의 활약상을 재현하길 기대한다(사진=LG)
LG는 새 외국인 타자 페게로(왼쪽)가 2009년 맹활약했던 페타지니(오른쪽)의 활약상을 재현하길 기대한다(사진=LG)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가 후반기 팀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거구의 페게로가 2009년 팀에서 맹활약한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향기를 풍기길 원하는 게 LG의 바람이다.

LG는 7월 10일 기존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을 웨이버 자격으로 공시한 뒤 페게로와 총액 18만 달러(연봉 15만 달러·옵션 3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근 멕시코 리그에서 뛰었던 페게로는 이적료 없이 LG와 계약을 맺었다.

1987년 도미나카 공화국 태생인 페게로는 신장 196cm·몸무게 117kg의 거구로 외야수 겸 1루수 좌투·좌타 선수다. 201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ML) 데뷔한 페게로는 ML 5시즌 동안 103경기 출전/ 타율 0.194/ 13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2016년엔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한 페게로는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으로 3시즌 동안 259경기 출전/ 타율 0.265/ 53홈런/ 145타점을 기록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구단을 통해 “페게로는 1루 수비가 가능한 외야수로 힘이 돋보이는 타자다. 일본 무대를 경험한 점을 감안하면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셉 미련 버린 LG, 건강함과 홈런 기대할 페게로 영입

페게로(왼쪽)를 향한 기대감을 내비친 LG 류중일 감독(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페게로(왼쪽)를 향한 기대감을 내비친 LG 류중일 감독(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사실 LG는 시즌 초반부터 대체 외국인 타자 리스트를 작성해 꾸준히 관찰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상한제 규정에 부딪히는 경우가 잦았다. 금액을 충족한 선수는 현장의 성에 안 찼고, 현장에서 만족스러워 한 선수면 금액을 충족하기가 힘들었다. 나름대로 자신만의 파워 배팅을 보여준 조셉을 향한 LG 류중일 감독의 미련도 남아 있었다.

류 감독은 조셉은 기량보단 허리 디스크로 인한 건강이 문제였기에 교체 결단까지 시간이 걸렸다. 교체 리스트에 있던 후보들 가운데 7월 들어 메이저리그 로스터로 올라간 후보 선수가 있었고, 최근 마이너리그로 내려온 후보 선수들도 이적료 협상 때문에 무산된 경우가 있었다. 페게로도 교체 리스트에 일찌감치 있었던 선수였다. 일본에서 뛸 때 세리자와 배터리코치가 페게로를 2군에서 지도해봤다고 하더라. 몸이 부드럽고 기량에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고 조셉의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류 감독은 페게로에게 건강과 장타력, 그리고 1루수 수비 적응을 기대 중이다. 류 감독은 일단 와서 잘해야 한다. 일본 무대를 뛰어본 것도 큰 장점이다. 건강하게 큰 거구에 맞는 홈런을 때려주길 기대한다. 직접 봐야겠지만, 우선 주 포지션인 외야수뿐만 아니라 1루수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우리 팀은 지금 1루수가 필요하다. 1루수 수비를 주로 맡고, 외야수와 지명타자까지 번갈아 가며 뛰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바라봤다.

극악의 삼진·볼넷 비율, 페게로가 안은 시한폭탄

페게로가 거구에서 나오는 막강한 파워라는 자신의 장점을 KBO리그에서 잘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LG)
페게로가 거구에서 나오는 막강한 파워라는 자신의 장점을 KBO리그에서 잘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LG)

LG는 7월 15일 기준 올 시즌 팀 홈런 10위(54개)·팀 장타율 9위(0.367)를 기록 중이다. 공인구 반발계수 저하 효과와 더불어 그 어떤 팀들보다 홈런과 장타에 목말라 있다. 결국, 홈런과 삼진 사이에서 페게로가 보여줄 그림에 후반기 LG 팀 타선의 파괴력이 달렸다.

NPB에서 3시즌 동안 통산 53홈런을 날릴 정도로 힘은 검증됐지만, 페게로는 반대로 커리어 내내 삼진에도 시달렸다. 마이너리그 통산 삼진(1,180개)·볼넷(295개) 비율은 4대 1에 달한다. 2017년 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 시절에도 무려 시즌 139삼진을 기록한 적이 있다. 당시 NPB 퍼시픽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삼진 숫자였다. 팀 훈련 합류 뒤 “콘택트에 먼저 집중하겠다”라고 말한 페게로의 말에서 한국 무대 성공의 열쇠가 보인 셈이다.

1루수 수비 안착도 관건이다. 올 시즌 LG의 야수진 구성을 고려하면 페게로가 1루수 수비에 들어갈 수 있어야 교통정리가 확실해진다. 전문 1루수로 오랜 기간 뛴 경험이 사실상 없는 페게로가 1루수 수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결국 김현수가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09년 리그를 지배한 페타지니의 재림이 이뤄질까

2009년 맹활약한 페타지니는 여전히 LG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타자로 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사진=LG)
2009년 맹활약한 페타지니는 여전히 LG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타자로 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사진=LG)

LG는 2009년에 뛰었던 전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떠올리게 할 활약을 페게로가 재현하길 기대한다. 페타지니는 2009시즌 타율 0.332(6위)·26홈런(6위)·출루율 0.468(1위)·장타율 0.575(6위)로 말 그대로 KBO리그를 폭격했다. LG 역대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가장 성공한 선수로 꼽히는 사례다.

페게로와 페타지니의 영입은 여러모로 비슷한 흐름이 많다. 두 선수 모두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는 좌투·좌타인 데다 팀에선 1루수와 지명타자 출전을 원했다. 또 페게로(도미니카 공화국)와 페타지니(베네수엘라) 모두 남미 출신에다가 메이저리그 경험을 짧게 한 뒤 일본 무대를 거쳐 멕시코리그에서도 뛰었다. 멕시코리그에서 잠시 뛰다가 LG의 영입 제안을 받아 한국행을 결정한 것도 두 선수의 공통점이다.

류중일 감독도 페게로에 관한 취재진과 대화 도중 페타지니의 이름이 언급되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7월 14일 팀 훈련에 공식 합류한 페게로는 16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곧바로 등록될 예정이다. 홈런 생산에 최적화된 문학구장에서 페게로가 곧바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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