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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준PO] “넌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고우석 일병을 구하다

  • 기사입력 2019.10.10 09:50:03   |   최종수정 2019.10.10 09: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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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 위기 속에서도 준PO 첫 SV 달성
-‘나믿고믿’ 류중일 감독의 굳건한 믿음 “감독은 선수를 믿어야죠.”
-포수 유강남 “우석아, 네 덕분에 가을야구 무대로 온 거다.”
-고우석 “감독님의 믿음과 형들의 조언 덕분에 어려움 극복”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1, 2차전 아픔을 잊는 짜릿한 3차전 세이브를 달성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1, 2차전 아픔을 잊는 짜릿한 3차전 세이브를 달성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엠스플뉴스]

 

10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가 4대 2로 키움 히어로즈에 앞선 9회를 앞둔 시점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사이렌 소리가 울리느냐였다. 결국, 1, 2차전에서 믿기지 않은 악몽을 겪은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에게 또 기회가 갔다. 현장에선 ‘역시 류중일 감독’이라는 놀라운 반응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수월하게 흘러간 흐름은 아니었다. 고우석은 선두 타자 김하성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대타 송성문에게 사구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곧바로 맞이했다. 패하면 끝나는 상황에서 아무리 마무리 투수라도 마운드에서 내릴 법한 분위기였다. 그래도 류 감독은 고우석을 그대로 믿었다. 엄청난 믿음과 뚝심이었다.

 

다행히 고우석은 희생 번트로 이어진 1사 2, 3루 위기에서 대타 박동원을 중견수 직선타 잡았다. 안타성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가는 행운이 따랐다. 이후 고우석은 김혜성을 초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준플레이오프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그제야 고우석 얼굴엔 최근 볼 수 없었던 환한 미소가 쏟아졌다.

 

'나믿고믿' 고우석 향한 류중일 감독의 믿음은 대단했다

 

방송사 인터뷰를 기다리는 LG 류중일 감독. 류 감독의 얼굴에선 경기 막판 느낀 긴장감이 여전히 잔존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방송사 인터뷰를 기다리는 LG 류중일 감독. 류 감독의 얼굴에선 경기 막판 느낀 긴장감이 여전히 잔존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먼저 류중일 감독의 굳건한 믿음을 빼놓을 수가 없다. LG 차명석 단장은 류 감독을 두고 지도자로서 선수를 믿어주는 능력은 한국에서 가장 뛰어나신 분이라고 표현했다. 류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패배의 지분이 컸던 마무리 고우석을 잔여 시리즈 경기에서도 마무리로 활용하겠단 뜻을 굳건하게 밝힌 바 있다.

 

고우석도 이런 류 감독의 믿음을 느끼며 흔들리지 않고 마무리 등판을 준비할 수 있었다. 3차전 종료 뒤 만난 고우석은 평소 내 기사를 잘 보는 편인데 이틀 전 2차전이 끝나고 나선 욕이 많을 듯싶어 인터넷에 못 들어갔다. 이상하게 오늘 경기 전엔 뉴스를 보고 싶더라. 그러다가 나를 계속 믿어주겠단 감독님의 기사를 보니까 불안감 없이 경기 준비할 수 있었다. 솔직히 내가 감독님의 입장이었다면 오늘 경기 9회에서 냉정하게 판단해 나를 안 내보냈을 듯싶다(웃음). 지면 바로 탈락하는 안 좋은 상황이기도 했다. 그래도 감독님은 끝까지 나에게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전했다.

 

탈락 위기에서 고우석을 마지막까지 믿은 류 감독의 심정도 애탄 건 마찬가지였다. 3차전 종료 뒤 방송사 인터뷰를 기다리는 류 감독의 얼굴에선 경기 끝까지 놓을 수 없었던 긴장감이 여전히 잔존했다. 그럼 누굴 써요? 당연히 (고)우석이를 써야지. 감독이 선수한테 믿음을 안 주면 안 되죠. 설사 실패하더라도 올려야 해요. 점수를 한 점 내줬더라도 계속 놔뒀을 겁니다. ‘믿음의 야구’를 제대로 보여준 류 감독의 말이다. 

 

자신감 불어넣은 유강남 "우석아 넌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야"

 

LG 포수 유강남은 3차전 고우석의 세이브를 그 누구보다도 바란 선수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LG 포수 유강남은 3차전 고우석의 세이브를 그 누구보다도 바란 선수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LG 포수 유강남은 최근 고우석이 연이어 무너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3차전 승리 뒤 그 누구보다 고우석을 환한 미소로 반기며 안아준 이가 바로 유강남이었다.

 

유강남은 (고)우석이가 힘든 상황에서 끝까지 막아줘 정말 기쁘다. 나도 그렇지만, 우석이가 마음고생이 더 심했을 거다. 9회에 처음 마운드로 올라갔을 땐 ‘넌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다. 상대 타자를 생각하지 말고 가운데로 던져’라고 말했다. 약간 비속어도 섞으며 기분을 띄워주려고 했다.

마지막에 사인 때문에 올라갔는데 ‘네 공은 못 치니까 자신 있게 던져’라고 말했다. 연습 투구 때부터 슬라이더가 좋았고, 우석이도 자기가 먼저 슬라이더 사인을 냈기에 변화구 승부를 자주 했는데 잘 통한 듯싶다. 이 분위기가 내일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유강남은 큰 책임감을 느꼈을 고우석에게 ‘너의 정규시즌 활약 덕분에 가을야구에 참가할 수 있었다’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2차전을 끝내고 잠실구장으로 돌아왔는데 우석이가 집에 가질 않더라. 어린 선수인데 그런 안 좋은 결과에 얼마나 큰 책임감을 느꼈겠나. 나도 올 시즌 욕을 많이 먹었으니까 그 심정을 잘 안다(웃음). 단순한 위로보단 ‘네 덕분에 가을야구에 온 거다. 정규시즌 때 좋았던 적이 더 많았다. 이번엔 상대 타자들이 잘 친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얘길 건넸다. 우석이가 어제 ‘괜찮다. 다 잊었다’고 말하는 걸 듣고 후배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런 큰 아픔을 극복했기에 더 고맙다.

 

가을야구가 '트라우마' 아닌 '성장의 디딤판'이 될 수 있을까

 

3차전 수훈 선수로 선정된 정주현(왼쪽)과 고우석(오른쪽). 고우석은 4차전 등판도 당연히 가능하다고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3차전 수훈 선수로 선정된 정주현(왼쪽)과 고우석(오른쪽). 고우석은 4차전 등판도 당연히 가능하다고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선배 투수들도 고우석 일병 구하기에 동참했다. 고우석은 자신이 처한 어려움에 관해 객관적으로 조언해준 선배 투수들의 관심도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때 경기가 안 풀린 적이 있었어도 심적으로 흔들리진 않았다. 이번에도 냉정하게 조언해주시는 형들 덕분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듯싶다. 특히 (차)우찬 선배님과 (임)찬규 형이 투수로서 객관적으로 바라봐주신다. 어제도 따로 방으로 불러 냉정한 분석을 해주셨다. 솔직히 내 공에 확신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조언 덕분에 다시 확신을 얻었다. 그런 조언이 없었다면 더 고전했지 않을까. 고우석의 말이다.

 

고우석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이 ‘트라우마’가 아닌 ‘성장의 디딤대’가 되려면 LG의 극적인 뒤집기가 필요하다.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등판 중인 고우석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무조건 대기하겠다며 굳센 각오를 다졌다.

 

솔직히 그렇게 지고도 이상하게 잠은 잘 왔다(웃음). 경기가 그렇게 된 건 내가 모자랐던 거고 그게 실력이다. 사실 2차전 등판 때도 박병호 선배님과 또 대결하고 싶었다. 그게 투수의 마음이다. 박병호 선배님과 다시 만나도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으로 대결하겠다. 물론 원체 타격감이 좋으시니까 상황을 보고 피해 가는 것도 한 방법인 듯싶다(웃음). 계속 마운드에 오르고 있지만, 4차전에서도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나가겠다. 이제 물러설 상황이 아니다.

 

류중일 감독이 고우석을 3차전 세이브 상황에 다시 올린 것과 더불어 무사 1, 2루 위기에서 내리지 않은 것도 절대 쉬운 결단은 아니었다. 이렇게 감독을 포함해 팀 동료들까지 힘을 합친 고우석 일병 구하기는 3차전만 본다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물론 남은 시리즈 경기가 있지만, 고우석이 되살아난다면 LG는 10년 이상을 책임질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를 얻은 셈이다. LG가 보여준 믿음의 야구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의 결말을 어떻게 흔들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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