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최근 5연승으로 상위권 도약
-선발진 안정화가 가장 큰 원동력, 외국인 투수들도 힘 보태
-지난해 외국인 투수진 악몽 잊게 하는 브룩스·가뇽 퍼포먼스
-2년 차 더 무서워진 터커, 팀 타선 파괴력 약점 메운다

KIA 외국인 투수 브룩스(왼쪽)와 가뇽(오른쪽)은 지난해 외국인 투수 악몽을 잊게 할 퍼포먼스를 시즌 초반 보여주고 있다(사진=KIA)
KIA 외국인 투수 브룩스(왼쪽)와 가뇽(오른쪽)은 지난해 외국인 투수 악몽을 잊게 할 퍼포먼스를 시즌 초반 보여주고 있다(사진=KIA)

[엠스플뉴스]

어느덧 5연승을 달린 KIA 타이거즈는 5월 23일 기준 시즌 10승 7패로 키움 히어로즈와 리그 공동 4위까지 올라섰다. KIA 전력을 향한 외부의 시선은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게 냉정한 평가였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KIA는 투·타 전력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 상승세 속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이 녹아 있다.

시즌 초반 KIA 상승세 원동력은 당연히 선발진의 안정화다. 최근 5연승 과정에서 선발 투수들이 모두 승리를 얻은 데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23일 기준 올 시즌 KIA 선발진의 총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93으로 NC 다이노스(3.07)와 한화 이글스(2.03)에 이어 리그 3위에 오른 상태다.

KIA 매트 윌리엄스 감독은 우리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최근 그들이 활약상이 경기 양상 자체를 다르게 만든다. 선발 투수가 잘해준다면 팀이 이길 기회를 자주 잡을 수 있다라며 팀 선발진의 활약에 만족감을 보였다.

헥터에 밀리지 않는다,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는 브룩스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는 브룩스는 헥터 노에시 못지않은 구위와 제구를 보여준다(사진=KIA)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는 브룩스는 헥터 노에시 못지않은 구위와 제구를 자랑한다(사진=KIA)

올 시즌 초반 KIA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상은 지난해와 상전벽해 수준이다. 지난해 KIA 외국인 투수진(제이컵 터너·조 윌랜드)은 리그 외국인 투수진 가운데 가장 낮은 승리 숫자(8승)와 두 번째로 적은 퀄리티 스타트 숫자(14차례)에 그쳤다. 선발 마운드에선 양현종만 고군분투한 셈이다.

하지만, 올 시즌 영입된 에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의 활약상은 지난해 외국인 투수 악몽을 잊게 만든다. 먼저 브룩스는 과거 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헥터 노에시 구위에 못지않을 거란 팀 내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한다. 브룩스는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 3.28 23탈삼진 3볼넷을 기록 중이다.

KIA 서재응 투수코치는 시즌 개막 전 브룩스는 스프링캠프부터 계속 공을 봤는데 기대 그 이상이다. 모든 면이 훌륭한 투수다. 구위와 제구가 모두 좋았던 헥터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모두 수준 높게 구사해 상대를 제압했다. 브룩스의 경우도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둘 다 결정구로 사용할 정도로 변화구 구사력이 뛰어나다. 헥터급 활약을 기대할 만할 것이라고 전했다.

브룩스는 약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완성형 투수다. 구위와 제구 모두 리그 최상위권 수준이다. 150km/h를 훌쩍 넘는 강속구와 투심 패스트볼·체인지업·슬라이더 모두 플러스 피치로 평가받는다. 이렇게 강력한 구위의 공이 제구까지 완벽하게 이뤄지는 게 브룩스의 능력이다.

브룩스는 5월 23일 문학 SK 와이번스전 4회 말 1사 뒤 제이미 로맥에게 시즌 첫 볼넷을 허용했다. 올 시즌 첫 등판부터 시작해 21.3이닝 연속 무볼넷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KBO리그 외국인 투수 신기록으로 2011년 브라이언 코리(롯데 자이언츠)가 세웠던 종전 기록(20이닝)을 넘어섰다. 당시 코리는 2011년 4월 2일 사직 한화전부터 4월 19일 사직 한화전에 걸쳐 20이닝 연속 무볼넷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겨울 브룩스는 많은 KBO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고민에 빠졌던 브룩스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 시절 코치로 있었던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하고자 KIA의 손을 잡았다. 외국인 감독 아래 외국인 선수로 뛰는 것에 대한 안정감을 느낀 브룩스는 시즌 초반 팀 내 기대대로 좋은 활약상을 펼치고 있다.

마구 체인지업에 KKK, 우려 씻은 가뇽의 퍼포먼스

가뇽의 체인지업 움직임 하나만큼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사진=KIA)
가뇽의 체인지업 움직임 하나만큼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사진=KIA)

브룩스뿐만 아니라 가뇽도 시즌 초반 자신을 향한 불안한 시선을 떨쳐내고 있다. 가뇽은 스프링캠프 때 몸 상태가 안 좋아 천천히 투구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마침 KBO리그 개막이 5월 5일로 미뤄지며 가뇽은 정상적인 몸 상태로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가뇽을 올 시즌 3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 3.86을 기록 중이다.

비록 2패를 먼저 떠안았지만, 가뇽이 시즌 첫 승을 거둔 5월 20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등판 이전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팀 득점 지원이 ‘0’이었다. 가뇽은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화려한 움직임을 앞세워 최근 2경기 연속 9탈삼진 경기를 펼쳤다.

서재응 코치는 가뇽의 경우 스프링캠프 초반 몸 상태가 안 좋았는데 개막이 미뤄지며 몸 상태를 정상적으로 끌어 올릴 시간을 만들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날카롭지만, 단조로운 구종 패턴으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각 큰 커브도 있으니까 짧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더 던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KBO리그에 적응한다면 더 무서워질 투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 코치의 조언대로 가뇽은 올 시즌 세 차례 등판에서 슬라이더 비중(10.3%->20.4%->24.3%)을 점차 높였다. 단순한 속구·체인지업 투구 패턴보단 슬라이더 비중을 높여 체인지업만 생각하는 상대 타자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올 시즌 속구 평균 구속(144.9km/h)을 조금만 더 끌어 올린다면 가뇽은 예상 이상의 호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빈틈 없어진 2년 차 터커, 타석에서 더 완숙해졌다

터커가 5월 16일 광주 두산전에서 자동차 홈런존에 타구를 날려 자동차 부상을 받았다(사진=KIA)
터커가 5월 16일 광주 두산전에서 자동차 홈런존에 타구를 날려 자동차 부상을 받았다(사진=KIA)

팀 타선에선 프레스턴 터커가 KBO리그 2년 차 시즌에서 더 완숙한 활약을 펼친다. 터커는 올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9/ 24안타/ 5홈런/ 21타점/ 출루율 0.446/ 장타율 0.708를 기록했다. 터커의 올 시즌 WAR(1.12) 기록은 리그 4위다.

주로 3번 타순에 배치되는 터커는 말 그대로 해결사를 맡는다. 박찬호·김선빈 테이블 세터가 출루하면 그들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역할이다. 실제로 터커는 올 시즌 득점권 기회에서 타율이 무려 0.476(10안타 18타점)다. 전반적인 팀 타선의 파괴력이 KIA 약점으로 평가받았지만, 터커의 존재로 그 약점이 조금이나마 상쇄됐다.

2년 차 시즌임에도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공략하는 것도 터커의 장점이다. 터커는 올 시즌 우투수 상대 타율 0.343(12안타 2홈런)·좌투수 상대 타율 0.364(8안타 3홈런)·언더핸드 투수 상대 타율 0.500(4안타)을 기록 중이다.

KIA 타선의 고민 지점은 장타력이다. 결국, 터커·최형우·나지완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장타력 고민을 덜어줘야 한다. 터커가 올 시즌 초반 좋은 타격 흐름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팀 순위 싸움에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지난해 KIA는 외국인 선발진의 동반 부진과 시즌 초반 외국인 타자 교체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엔 외국인 농사 풍년을 향한 기대가 쏟아진다. 단순히 시즌 초반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과 올라오는 과정이 좋은 까닭이다. KIA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 덕분에 상위권 도약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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