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4심 합의제를 제안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류중일 감독이 4심 합의제를 제안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닌 판정은 4심 합의로 하면 안 되나?”

LG 트윈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정 논란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3피트 아웃’ 판정 논란의 단골손님이었던 LG 경기에서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대형 오심이 나왔다.

5월 24일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 전. 3대 4로 뒤진 3회말 공격 1사 3루에서 유강남의 얕은 우익수 뜬공 때 정근우가 태그업해 홈을 밟았다. KT는 정근우의 태그업이 빨랐다며 3루로 공을 던져 베이스를 터치했고, 심판이 아웃 판정을 내리면서 정근우의 득점이 취소됐다.

그러나 당시 중계방송 화면에선 정근우의 태그업이 우익수의 포구 이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고, 결과적으로 심판 판정은 오심이 됐다. 이날 경기가 LG의 대역전승으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만약 LG가 졌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루 휴식일을 가진 뒤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 전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 앞에 섰다. 먼저 류 감독은 “기사를 통해 그제 판정 논란에 대해 허운 심판위원장이 비디오판독 확대를 언급한 걸 봤다”며 “가능하면 올해 끝난 뒤에 하지 말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바로바로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류 감독이 주문하는 또 한가지는 ‘4심 합의’ 도입이다. 류 감독은 “비디오 판독 확대를 어느 정도 할지는 모르겠지만, (비디오 판독이) 안되는 건 4심 합의를 했으면 한다”고 조심스레 제안했다.

류 감독은 “애매한 상황은 4심 합의를 하면 어떨까 싶다. 얼마 전 한화 경기에서 나온 끝내기 보크 같은 상황은 갑자기 심판이 보기 어렵다”며 “심판도 대기심이 있지 않나. TV 중계가 나오니까 4심 합의를 하는 건 어떻겠나. 개인적인 생각”이라 했다.

류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왜 합니까?”라고 질문을 던진 뒤 “공정성을 위해 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오심이 나온 경기에서 LG는 로베르토 라모스의 역전 끝내기 만루포로 승리해 큰 피해를 보진 않았다. 그러나 류 감독은 “그걸로 인해 졌다면 더 큰 파장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오심 때문에 승리투수, 득점, 타점이 다 지워지면 그건 누가 책임지나. 승리 위해 선수들은 뼈 빠지게 노력했는데”라고 ‘공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4심 합의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심판들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피해를 덜 받는다.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지는 모르지만, 비디오 판독이 안 되는 건 4심 합의로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류 감독은 이런 생각을 조만간 있을 허운 심판위원장과 만남에서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류 감독의 ‘4심 합의’ 제안이 실현되려면 구단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구단 고위 관계자는 “판정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엔 공감하지만, 시즌 중에 판정이나 규칙 적용에 변화를 주려면 순서가 있다. 우선 소속 구단 단장을 거쳐 실행위원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시즌 현장 감독들의 요구로 ‘3피트 라인’ 적용에 변화를 줬다가 시즌 내내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만큼 시즌 중에 제도적 변화를 주는 건 신중해야 한다. 현장 감독들의 요구로 수시로 제도가 바뀌면 리그의 안정적인 운영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류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발언 내내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거나 “다른 감독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개인 의견’임을 전제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