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KIA 타이거즈, 시즌 초반 기대 이상 선전
-탄탄한 팀 마운드 중심의 경기 운영 돋보여
-‘5강 사수’ 위해선 야수진 활약상이 더 필요
-1루수·3루수·중견수 뎁스 강화가 시급한 과제

탄탄한 마운드와 비교해 부족한 야수진은 여전히 윌리엄스 감독에게 고민을 안기는 요소다(사진=KIA)
탄탄한 마운드와 비교해 부족한 야수진은 여전히 윌리엄스 감독에게 고민을 안기는 요소다(사진=KIA)

[엠스플뉴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전 하위권에 그칠 거란 평가를 뒤집었다. 올 시즌 15승 13패(6월 5일 기준)로 5위 자리에 오른 KIA 돌풍의 원동력은 분명 마운드 힘이다. 선발진과 불펜진이 동시에 버텨주는 덕분에 상대의 조그마한 틈을 파고드는 팀 타선 집중력이 더 돋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시즌 초반이기에 현재 KIA가 있는 자리는 보장된 곳이 아니다. 시즌 마지막까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한 KIA의 과제도 명백하다. 팀 야수진의 화력 강화, 더 자세히 들어가면 포지션 번호 ‘3(1루수)-5(3루수)-8(중견수)’ 뎁스 늘리기다.

KIA 매트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팀 상승세 원동력과 관련한 질문에 ‘꾸준함’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 꾸준함 속엔 투수들의 안정적인 활약상이 담겨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전반적으로 팀이 꾸준한 야구를 보여주는 게 좋은 결과로 나온다.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잘 던져주고 있고 내외야 수비도 준수하다. 이런 꾸준함이 팀 승리로 이어진다라고 전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말을 반대로 해석하면 팀 타선의 화력 보강이 필요 하단 뜻이기도 하다. 꾸준함에 힘을 더 불어넣을 수 있는 야수진의 뜨거운 방망이가 있어야 안정적인 마운드 전력도 더 빛날 수 있다.

뜨겁지 않은 KIA '핫코너', 경쟁자 가장 많다

조계현 단장의 트레이드 작품인 장영석의 3루수 안착이 기대보다 더딘 상황이다(사진=KIA)
조계현 단장의 트레이드 작품인 장영석의 3루수 안착이 기대보다 더딘 상황이다(사진=KIA)

먼저 KIA 야수진에서 가장 유동적인 자리는 바로 3루수다. 개막 뒤 28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KIA 3루수 자리엔 장영석과 황윤호, 그리고 베테랑 나주환까지 가세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젊은 피 김규성까지 3루수 출전을 노리고 있다.

경쟁자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뚜렷하게 치고 나가는 선수가 없단 뜻이기도 하다. ‘핫코너’에 걸맞은 화력을 보여주지 못한단 점이 가장 아쉽다. 이들 가운데 그나마 시즌 타율이 가장 높은 황윤호(타율 0.246)는 올 시즌 수비 불안(실책 3개)에 시달리고 있다. 수비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준 나주환은 낮은 타율(0.200)과 더불어 최근 부상(허벅지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IA 조계현 단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성사한 트레이드 주인공인 장영석은 ‘공격형 3루수’임에도 가장 낮은 타율(0.148)에 그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이 3루수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언급한 김규성(타율 0.167)도 결국 타격에서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주전으로 올라설 기회를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돌아오거나 올라올 가능성이 큰 선수도 없단 점이 3루수 자리 고민을 더 크게 만드는 요소다. 최근 KIA 박흥식 2군 감독은 “현재 상황에선 1군 야수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최선의 선택지라고 본다. 홍종표나 박 민 등 어린 야수들은 2군에서 성장할 긴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 1명을 골라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3루수 매트 채프먼이라고 답했다. 2017년 오클랜드에 입단한 채프먼은 2018년과 2019년 연속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수상자다.

윌리엄스 감독은 채프먼은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본 최고의 선수”라면서도 “그렇다고 우리 팀 3루수가 불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렇게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KIA의 3루수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타격감 끌어 올린 베테랑 김주찬, 팀 타선 강화에 필요

1루수 자리엔 베테랑 김주찬의 합류가 필요하다(사진=KIA)
1루수 자리엔 베테랑 김주찬의 합류가 필요하다(사진=KIA)

3루수 자리와 달리 1루수와 중견수 자리는 ‘뎁스 늘리기’ 가능성이 엿보인다. 1루수 자리에선 현재 유민상과 황대인이 ‘좌·우 플래툰’ 시스템을 구축하는 그림이다. 특히 유민상은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0.354)로 최근 선발 1루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자신의 장점인 콘택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유민상이다.

‘거포 유망주’인 황대인도 이제 3루수가 아닌 1루수로 자리 잡아 한 단계 성장을 노리고 있다. 주어진 기회 안에서 황대인은 홈런과 장타로 자신만의 매력을 더 확고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1루수 자리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선수는 바로 베테랑 김주찬이다. 지난해 12월 왼쪽 허벅지 지방종 제거 수술과 재활로 시즌 출발이 늦어진 김주찬은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에 연이어 출전하며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박흥식 감독은 김주찬은 올 시즌 1군에서 언제든지 도움이 될 수 있는 베테랑 타자다. 젊은 야수들이 주로 퓨처스리그에 출전하지만, 김주찬에게도 실전 감각 회복 차원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주찬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 11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5경기 기록으로 좁히면 타율 0.500(12타수 6안타) 2볼넷으로 확고한 반등 흐름이다. 김주찬이 1군에 올라온다면 1루수와 대타 자원으로 요긴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방망이도 좋아진 김호령, KIA 중원 호령할까

KIA 외야수 김호령이 1군 복귀 뒤 곧바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KIA 외야수 김호령이 1군 복귀 뒤 곧바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개막 초반 사실상 최원준 한 명으로 버틴 중견수 자리도 김호령의 복귀를 통해 한숨 돌렸다. 김호령은 이번 주중 시리즈(홈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복귀하자마자 1회 선두 타자 초구 홈런을 두 차례 날리며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보여줬다. 성장한 타격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비도 팀 마운드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김호령이 1군으로 오자마자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쳐 만족스럽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리드오프로 활용했기에 1번 타순에 계속 김호령을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호령은 “리드오프 자리에선 공을 많이 봐야 하는데 나는 선구안이 부족하니까 공을 쳐서 출루하는 방향으로 노력 중이다. 생각지도 못한 홈런이 시작부터 나와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호령의 복귀를 반긴 건 윌리엄스 감독뿐만 아니라 팀 투수진도 마찬가지였다. 김호령은 “이렇게 복귀하자마자 경기가 잘 풀릴지는 몰랐다. 오랜만에 1군 경기에 뛰었는데 수비 감각이 예전과 비교해 나쁘지 않았다. 투수 동료들이 나를 많이 좋아해 주는 건 맞다(웃음). 수비 칭찬을 계속해주니까 그만큼 나도 잘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메이저리그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의 타격 영상을 보며 공부한 김호령은 이제 타격에서 자신만의 자세를 찾았다고 강조했다. 김호령은 경찰야구단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웠고, 스윙 궤도도 찍어 치는 게 아닌 올려 치는 방향으로 바꿨다. 예전엔 타격 자세 정립이 안 됐는데 이제 내 몸에 맞는 스윙을 찾은 듯싶다. 지금처럼 자신 있는 타격을 계속 보여드리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중견수 자리에선 지난해 깜짝 활약을 펼친 이창진의 복귀 임박도 긍정적인 변수다. 허리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창진은 조만간 퓨처스리그 실전 경기에 투입될 계획이다. 만약 이창진이 돌아온다면 중견수 자리에서 김호령과 이창진, 그리고 최원준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KIA 야수진 뎁스 강화와 5강 자리 사수에 더 큰 힘이 될 것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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