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팅 케이지에서 대화를 나누는 러셀과 박병호, 손혁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배팅 케이지에서 대화를 나누는 러셀과 박병호, 손혁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엠스플뉴스=대구]

똑같이 차·포를 뗀 타선인데 무게감은 전혀 달랐다. 박병호·박동원을 떼고 나온 키움이 강민호·김상수·이학주가 빠진 삼성에 대승을 거뒀다. 키움은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이 데뷔 첫 홈런 포함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아다녔지만, 외국인 타자가 없는 삼성은 8안타(7단타)로 3점을 내는 빈공에 시달렸다.

7월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삼성의 10차전 경기. 이날 양 팀은 나란히 주전 야수를 제외한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잠실에서 대구까지 장거리를 이동한 키움은 박병호를 휴식 차원에서 빼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박동원도 뺐다. 1루수로는 김웅빈, 포수는 주효상을 대신 내보냈다.

삼성도 포수 강민호가 오른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이학주-김상수 키스톤콤비도 휴식 차원에서 빠졌다. 타일러 살라디노 퇴출로 외국인 타자도 없는 상황. 허삼영 감독은 신인 김지찬을 리드오프로, 박해민을 3번타자로 기용하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베스트 라인업과 거리가 먼 타선의 대결. 중반까지는 선발투수 높이에서 앞선 삼성이 앞서갔다. 삼성 선발 벤 라이블리는 1회 러셀의 홈런으로 내준 1점 외엔 5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이어갔다. 반면 키움 선발 한현희는 3회 김호재의 2루타와 야수선택으로 1점, 5회 이원석에게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내줬다.

삼성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를 빅리그 올스타 출신 외국인 타자 러셀이 단숨에 키움 쪽으로 돌렸다. 러셀은 6회초 2사 2루에서 라이블리의 148km/h 강속구를 기술적으로 밀어쳐 우익선상 2루타로 만들었다. 2대 2 동점. 이어진 이정후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아 키움이 3대 2로 역전에 성공했다. 다 잡았던 승리를 날리고 맥이 풀린 라이블리는 3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 5.2이닝 4실점으로 이날 투구를 마쳤다.

양 팀 선발투수가 내려간 경기 후반은 불펜과 뎁스에서 앞서는 키움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펼쳐졌다. 7회초 터진 김하성의 솔로포로 1점 더 달아난 키움은 7회말 실점 위기에서 김태훈을 투입해 불을 껐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선 교체 투입된 이지영의 안타로 시작해 허정협의 투런포까지 대거 5득점, 두꺼운 뎁스의 힘을 자랑했다.

9회말 삼성의 반격을 박주성-조성운을 기용해 1점으로 막은 키움은 10대 3으로 승리,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이날 패한 두산을 제치고 단독 2위, 1위 NC와의 게임 차는 6경기 그대로 유지했다. 5이닝을 2실점으로 버틴 한현희는 시즌 5승째(5패), 김태훈과 안우진이 각각 홀드를 기록했다.

경기 후 손혁 감독은 “어제 경기를 마친 후 대구까지 이동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선수들 몸이 무거워 보였지만 집중해줘서 좋은 결과가 만들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감독은 타자들의 고른 활약을 칭찬했다. 손 감독은 “러셀이 자기 역할을 해줘서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이정후도 4번에서 중심타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하성이 중요한 순간 달아나는 홈런을 터뜨려 투수 운영에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7회말 1사 만루 위기를 성공적으로 차단한 김태훈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손 감독은 “김태훈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위기 상황에서 상대 타선을 완벽히 봉쇄해줘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키움과 삼성은 8월 1일 같은 장소에서 시즌 11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은 1일 경기 선발로 데이비드 뷰캐넌을, 키움은 제이크 브리검을 각각 예고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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