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1차 지명 신인, 특급 좌완 유망주 이의리

-포스트 양현종 찾는 KIA…이승호부터 김유신, 김기훈에 이어 이의리까지 지명

-140km/h 후반대 강속구와 슬라이더,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제구력이 장점

-이의리, 양현종처럼 부상 없이 오래 사랑받는 투수 꿈꾼다

KIA 타이거즈 1차지명 신인 이의리(사진=엠스플뉴스)
KIA 타이거즈 1차지명 신인 이의리(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제일 좋아하는 선수요? 당연히 양현종 선배님이죠.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 후계자 찾기’ 프로젝트에 새로운 후보가 나타났다. 8월 24일 공개된 2021 신인 1차 지명 선수, 광주일고 좌완투수 이의리가 또 한 명의 ‘포스트 양현종’ 후보로 도전장을 던졌다.

KIA는 최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꾸준히 좌완투수에 사용해 왔다. 2017 신인 2차 1라운더 이승호를 시작으로(키움 이적), 2018 2차 1라운드 김유신, 2019 신인 1차 지명 김기훈, 그리고 올해 이의리까지 최근 5년간 지명한 좌완 유망주만 4명이다. 올 시즌 뒤 국외진출 의지가 강한 에이스 양현종 이후를 차근차근 준비해온 KIA다.

이의리는 2002년생으로 키 186cm에 몸무게 85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갖춘 좌투좌타 투수. 고1 때부터 전국대회 마운드에 등장해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잡아끌었고 3학년인 올해는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도약했다. 7경기 34.2이닝 동안 잡아낸 삼진이 무려 53개(이닝당 1.5개), 그러면서 볼넷은 단 9개만 내주는 완벽한 제구력을 선보였다.

조계현 KIA 단장은 2학년 때부터 팀의 주축 투수로 좋은 활약을 보여준 투수라며올해는 코로나19 변수로 경기장에서 직접 확인하진 못했지만 스카우트 팀의 평가가 워낙 좋았다. 체계적으로 잘만 육성하면 팀의 선발투수로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어릴 적 우상도, 롤모델도…당연히 양현종 선배님이죠”

이의리는 뛰어난 신체조건과 탈삼진 능력, 제구력이 장점이다(사진=엠스플뉴스)
이의리는 뛰어난 신체조건과 탈삼진 능력, 제구력이 장점이다(사진=엠스플뉴스)

이의리는 엠스플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KIA 타이거즈를 가장 좋아했다. 부모님도 나도 KIA 팬이라며꿈만 같은 느낌이고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다. 프로가 되면 한번 제대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KIA는 이의리에게 양현종 후계자 역할을 기대한다. 이의리가 롤모델로 삼는 선수 역시 양현종이다. 그는 “당연히 양현종 선배님을 가장 좋아했고 롤모델도 양현종 선배”라고 말했다. 제2의 양현종이란 평가에 대해선 “조금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일고 1년 선배 정해영과의 재회도 기대된다. 이의리는 정해영 선배가 ‘프로는 제구가 최우선이다. 제구가 없으면 1군에 올라올 수 없다’고 조언해 줬다고 말했다. 정해영은 입단 첫 시즌인 올해 KIA 1군 승리조로 활약 중이다. 이의리 역시 적응만 잘하면 빠르게 1군 무대에 설 수 있는 투수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광주일고 좌-우 에이스 듀오가 KIA 마운드를 지키는 장면도 기대할 만하다.

사실 이의리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투수와 외야수를 겸했다. 성영재 광주일고 감독은 애초 투수보다는 외야수를 기대하고 이의리를 스카우트했다. 발 빠르고 컨택트 능력이 좋은 리드오프 감이라는 게 성 감독의 생각. 그러나 고교에 입학한 뒤 몸에 힘이 붙고, 투수로서 자신감을 얻으면서 좌완 에이스로 성장했다. 공만 잘 던지는 게 아니라 빠른 발, 운동능력, 야구 센스까지 두루 갖춘 선수라는 얘기도 된다.

이의리에 대해 다른 구단 스카우트는 “상체 유연성이 좋고 투구 밸런스도 안정적이다.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는 익스텐션이 좋아 실제보다 공이 빠르게 느껴진다”고 했다. 제구력도 안정적이고, 타자 몸쪽으로 과감한 승부도 잘한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잘 가르쳐 주셨고, 나만의 문제점을 빨리 찾아내서 수정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을 던질 때 몸이 앞으로 많이 나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힘을 빼고 던지려 했다. 또 하체를 잘 안 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 부분도 고치려 했다. 그런 부분을 다듬다 보니까 올해 들어 밸런스도 좋아지고, 전체적으로 나아진 것 같다고 했다.

“양현종 선배처럼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 목표…팬들과 오랫동안 만나고 싶다”

이의리와 김진욱, 올해 고교 최고의 좌완투수 라이벌.
이의리와 김진욱, 올해 고교 최고의 좌완투수 라이벌.

이의리는 신체조건과 투수로서 재능은 물론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의리를 오랫동안 지켜본 야구 지도자는 조용하면서도 경기에 나가면 강한 승부욕과 집중력을 보여주는 선수다. 훈련 태도도 성실하고 상대 타자에 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 노력파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 왠지 모르게 승부욕이 샘솟는다. 타자와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다”며 에이스다운 기질을 내비쳤다.

프로 입단 전까지 이의리의 과제는 변화구 장착이다. 현재 이의리는 속구-슬라이더 투피치 투수에 가깝다. 140km/h 중후반대 속구를 주무기로 130km/h 안팎의 슬라이더를 보조 구종으로 던진다. 올해부터 던지기 시작한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의리는 “변화구 완성도를 좀 더 높여야 한다. 아직 배워야 할 점이 많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건강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이의리는 지난해 어깨염증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올해 비시즌엔 사타구니 부상을 당했다. 남은 고교 생활 목표도 “다치지 않고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양현종 선배의 부상 없이 꾸준하게 잘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습니다. 저도 1군에서 잘해서, KIA 팬들을 오랫동안 만나고 싶어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양현종처럼 오래오래 KIA 팬들의 가슴에 남는 투수가 되고 싶은 이의리의 각오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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