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짝짝이 응원, 징 응원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사진=롯데)
롯데의 짝짝이 응원, 징 응원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사진=롯데)

[엠스플뉴스=대전]

“빨리 코로나19가 끝나고 사직 노래방에서 경기하고 싶다. 애초에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이번 같은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이 징과 클래퍼를 동원한 더그아웃 응원 논란에 적극적으로 선수단을 감쌌다. 코로나19 여파로 조용해진 경기장에서 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시도였고, 상대 팀을 자극하거나 위압감을 줄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무관중 경기 시대에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손바닥 모양의 클리퍼(일명 짝짝이)를 사용해 박수 소리를 내는가 하면, 최근에는 더그아웃에 사물놀이에서나 볼 법한 대형 징까지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 징은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사비 30만 원을 들여 직접 구입한 아이템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상대 팀의 반응이다. 롯데 더그아웃에선 즐겁고 흥겨운 징 소리가 상대 팀 입장에선 불쾌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처음에는 홈런 상황에서만 울리던 징 소리의 빈도수가 점점 잦아지고, 인플레이 상황에서까지 수시로 울리다 보니 결국 상대 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KT 위즈의 문의에 KBO는 ‘도구 응원을 하지 말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롯데도 24일 대전 원정부터 징과 클래퍼를 사용한 응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허 감독은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상대 팀을 자극할 의도는 없었다. 나쁜 의도가 아니라, 팀 분위기를 즐겁게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수친화적 사령탑으로 알려진 허 감독답게 이번 논란에서도 적극적으로 선수단을 옹호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조용해진 야구장에서 필요한 시도였다는 게 허 감독의 항변이다. 허 감독은 “코로나19로 선수들이 손을 터치 못 하지 않나. 야구장도 너무 조용하고, 그래서 하게 된 것”이라며 “상대를 자극하거나 위압감을 주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허 감독은 롯데의 도구 응원을 “팬들도 즐거워했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팬들이 있기 때문에 경기하는 것이지 이기기만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팬들도 좋아하고 즐거워한 것으로 안다. 짝짝이 판매량도 늘었다고 들었다.” 허 감독의 말이다. “‘발명왕 에디슨도 많이 힘들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는 말로 이번 논란이 롯데의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애초에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생기지 않았을 논란이란 게 허 감독의 생각이다. 허 감독은 “빨리 코로나19가 끝나고 부산 노래방에서 경기하고 싶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경기하면 우리 선수들도 더 잘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아니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허 감독은 “제가 하지 말라고 하거나 상대 팀에서 하지 말라고 한 게 아니라, KBO에서 하지 말라고 한 것이기 때문에 선수단 분위기에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떳떳하다”며 “만약 제가 그러거나 저쪽에서 하지 말라고 했으면 분위기에 안 좋을 수도 있는데, KBO에서 얘기했기 때문에 상관없다. 선수들도 잘 받아들일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이날 롯데는 정훈(중견수)-손아섭(우익수)-전준우(좌익수)-이대호(지명타자)-이병규(1루수)-딕슨 마차도(유격수)-한동희(3루수)-오윤석(2루수)-김준태(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박세웅이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와 맞대결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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