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 국내 스프링캠프 진행

-국내 캠프는 임시방편? “예상할 수 없는 날씨로 시즌 준비 차질 가능성 있어”

-반대로 뉴노멀이 될 수 있을까 “국내 야구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환경, 새로운 기회다.”

-올겨울 국내 캠프에선 여전히 코로나19 방역 초점 “한국판 애리조나 리그 가능성 점검할 시험대일 수도”

두산은 2월 1일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2월 20일 울산 문수야구장으로 옮겨 2차 캠프를 소화한다(사진=엠스플뉴스)
두산은 2월 1일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2월 20일 울산 문수야구장으로 옮겨 2차 캠프를 소화한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KBO리그 10개 구단은 올겨울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여전히 심각한 세계적인 코로나19로 국내에 발이 묶인 채 스프링캠프를 끝까지 소화하는 도전이다.

코로나19와 맞물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임시방편일 수 있다는 의견과 국내 스프링캠프라는 뉴노멀 공식이 새로 만들어질 수 있단 의견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위드 코로나’ 국내 스프링캠프엔 변수가 많다. 그 변수를 극복한다면 ‘애리조나 리그’와 ‘오키나와 리그’를 ‘제주도 리그’ 혹은 ‘낙동강 리그’로 탈바꿈할 수 있단 희망적인 시선도 쏟아진다.

국내 스프링캠프 대비 나선 KBO리그 구단들, 2월 날씨 우려가 가장 크다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할 KIA는 야구장 불펜에 방풍 방한 시설을 새로 설치했다(사진=KIA)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할 KIA는 야구장 불펜에 방풍 방한 시설을 새로 설치했다(사진=KIA)

2020년 한 해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세가 보이지 않자 KBO리그 10개 구단은 일찌감치 국내 스프링캠프를 물색해왔다. 비교적 따뜻한 기온의 남부 지방 연고 구단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1군 야구장과 2군 시설을 활용한다.

중부 지방 연고 구단들의 국내 스프링캠프 방향도 엇갈렸다. 날씨에 영향이 없는 고척돔이 홈구장인 키움 히어로즈는 딱히 고민 없이 고척돔 스프링캠프를 결정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이천에 위치한 2군 실내 시설을 활용해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두산은 2월 20일부터 울산 문수야구장으로 넘어가 기술 훈련과 실전 경기를 소화한다.

SK 와이번스는 제주도 서귀포로 넘어가 3월 7일까지 1군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KT WIZ는 부산 기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3월 1일 울산 문수야구장으로 넘어가 실전 경기를 시작한다. 한화 이글스는 거제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뒤 2월 중순 다시 대전으로 올라가 기술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먼저 코로나19로 국외 스프링캠프가 무산된 데다 구단들의 재정 악화가 겹쳐 국내 스프링캠프를 임시방편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올겨울 한반도엔 거센 이상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2월에도 한파가 이어진다면 국내에서 선수단이 몸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

A 구단 관계자는 “아마 2월 중순까진 기술 훈련을 제대로 못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투수들이 공을 던져야 할 시점에서 날씨가 매우 중요하다. 평소 국외 스프링캠프에서도 부상을 조심해야 하지만, 국내 스프링캠프는 정말 조심스럽게 몸을 끌어올려야 할 분위기다. 개막일이 조금 늦춰져 다행인데 선수단 전체가 시즌 준비를 완벽하게 할 수 있을지는 걱정”이라고 바라봤다.

B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무관중 경기로 대부분 구단 재정이 크게 나빠졌다. 내심 국내 스프링캠프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많을 거다. 국외 스프링캠프와 비교하면 국내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는 예산이 기존 예산의 절반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항공권 비용이 없는 데다 캠프 출퇴근을 택한 팀들은 합숙 비용도 없다. 이번 한 해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버텨보자는 구단들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로 뉴노멀 스프링캠프 가능성, "한국판 애리조나 리그 만들 시험대"

SK는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제주도는 한국판 애리조나 리그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다(사진=서귀포시)
SK는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제주도는 한국판 애리조나 리그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다(사진=서귀포시)

반대로 국내 스프링캠프를 코로나19로 만들어진 새로운 기준을 뜻하는 ‘뉴노멀’로 만들어보자는 시선도 있다. 비용 절감을 떠나 KBO리그에 있어 새로운 흥행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단 뜻이다.

C 구단 관계자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갔을 때 일본프로야구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스프링캠프를 보고자 오키나와에 몰려오는 걸 보고 부러운 감정을 느꼈다. 아무래도 국내에 스프링캠프를 열린다면 우리 한국 야구팬들도 접근하기 쉽지 않겠나. 코로나19가 해결되더라도 국내 스프링캠프를 몇몇 팀이 특정 지역에 모여 연다면 새로운 흥행 요소와 더불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노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번 국내 스프링캠프 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 구단이 3월 초부터 실전 경기를 시작한다. 남부 지방에 위치한 구단들의 홈구장에서 3월 초 실전 경기가 열릴 계획이다. 만약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이를 야구 시즌 붐업을 위한 흥행 요소로 삼을 수 있다.

D 구단 관계자는 “평소처럼 미국과 일본에서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가 열릴 경우 팬들은 구단이 중계하는 자체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만 경기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스프링캠프에선 팬들이 직접 야구장에 가 경기를 관람할 환경이 만들어진다.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국내 스프링캠프는 또 다른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만들 새로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이번 국내 스프링캠프를 한국판 애리조나 리그, 오키나와 리그를 추진할 수 있는 또 다른 시험대로 바라본다. 올겨울엔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국내 스프링캠프 개최 가능성을 검토하고 점검해볼 계기가 될 수 있다.

KBO 관계자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로 나눠 스프링캠프를 개최한다. 일본프로야구 구단들도 오키나와와 미야자키 등으로 나눠 스프링캠프를 연다. 예를 들어 KBO리그에서도 2차 캠프 시점에 제주도로 몇몇 구단이 모여 지속적인 스프링캠프를 열 수 있다면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흥행 요소가 만들어진다. ‘위드 코로나’ 전환 시대에 열리는 국내 스프링캠프는 어쩌면 새 시험대가 될 무대”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투여는 여전히 시작되지 않았다. 방역 차원에서 다가올 KBO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선수단과 팬들의 접촉은 원천 봉쇄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번 국내 스프링캠프를 ‘뉴노멀’을 대비한 시험대로 생각할 수 있다. KBO리그 구단들은 국내 스프링캠프를 통한 시즌 준비 과정을 겪은 뒤 한국판 애리조나 리그가 탄생할 수 있을지 가늠할 전망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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