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1번 타자 류지현 이후 이렇게 완벽한 리드오프의 정석을 보여준 LG 트윈스 선수가 있었을까. 외야수 홍창기가 홈 개막전에서 데뷔 첫 5출루 경기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홈 개막전을 승리로 이끈 LG 외야수 홍창기(사진=LG)
홈 개막전을 승리로 이끈 LG 외야수 홍창기(사진=LG)

[엠스플뉴스=잠실]

LG 트윈스 외야수 홍창기가 북 치고 장구 치는 맹활약으로 팀을 단독 1위까지 이끌었다. ‘리드오프의 정석’을 선보인 홍창기는 1번 타순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홍창기는 4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3타점 1볼넷 1득점으로 팀의 9대 5 승리에 이바지했다.

말 그대로 홍창기를 위한 하루였다. 홍창기는 1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다. 2회 말 1사 만루 기회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린 홍창기는 4회 말 1사 2루 기회에서도 1타점 중전 적시타로 해결사 역할까지 소화했다.

홍창기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홍창기는 6회 말 우중간 2루타로 장타력까지 선보인 뒤 7회 말에도 우전 안타를 날려 데뷔 첫 ‘5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아쉽게도 8회 말 마지막 타석에선 잘 맞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홍창기는 홈 개막전에서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는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홍창기는 “최근 타격감이 좋아서 오늘 경기에서 더 적극적으로 공을 치려고 했다. 아무래도 타격감이 좋으니까 공도 더 잘 보인다. 시범경기 때까지 안 좋아서 연습량을 늘려서 효과를 본 듯싶다. 스윙할 때 하체 회전에 많이 신경 썼다. 마지막 타석 때 안타가 안 나와 솔직히 아쉬웠지만, 치고 싶다고 다 안타를 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괜찮다”라며 웃음 지었다.

홍창기는 데뷔 첫 홈 개막전 출전에서 데뷔 첫 5출루 경기를 선보이는 맹활약을 펼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홍창기는 데뷔 첫 홈 개막전 출전에서 데뷔 첫 5출루 경기를 선보이는 맹활약을 펼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홍창기는 2020시즌 리드오프로서 가능성을 엿봤다. 2020시즌 홍창기의 시즌 타율은 0.279였지만, 시즌 출루율은 0.411에 달했다. 볼넷(83개)-삼진(87개) 비율도 훌륭했다. 특히 홍창기의 타석당 볼넷 비율은 지난해 NC 다이노스 박석민(16.7%)에 이어 리그 2위(16.4%)였다.

2021시즌에서도 홍창기는 리드오프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직 5경기 기록에 불과하지만, 홍창기는 타율 0.476/ 10안타/ 4타점/ 3도루/ 3볼넷/ 출루율 0.560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번 타자’라는 자리에 대한 자신감도 충만하다.

홍창기는 “1번 타순에 들어간다고 생각이 복잡한 건 전혀 없다. 몸 상태가 좋으면 더 확신을 느끼고 1번 타순에 들어간다. 1번 타순에선 빠릿빠릿한 느낌도 있어야 하니까 도루도 많이 노리려고 한다. 올 시즌엔 15도루 정도가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홍창기는 ‘출루’하면 빠질 수 없는 추신수 앞에서 ‘출루 머신’의 활약상을 선보였다. LG 팬들에게 홈 개막전 승리를 선사함과 동시에 또 다른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홍창기는 “‘대스타’이신 추신수 선배님을 보고 배우고 싶었다. 정말 공을 잘 보시더라. 홈 개막전에 나서는 게 처음이라 좋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어 기쁘다. 관중석에 내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이 지난해보다 더 많이 보여서 더 잘하고 싶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개막 뒤 LG가 치른 5경기에선 ‘리드오프’ 홍창기의 활약상이 가장 돋보였다. LG 류지현 감독은 1994년 데뷔와 동시에 1번 타자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홍창기가 류지현 감독 밑에서 27년 전 스승이 보여준 1번 타자의 활약을 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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