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가 KBO리그 데뷔전을 5.2이닝 무실점 승리로 장식했다. 루친스키 닮은꼴답게 위력적인 싱킹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로 효과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첫 등판에서 호투를 펼친 파슨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첫 등판에서 호투를 펼친 파슨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루친스키 닮은꼴’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가 KBO리그 데뷔전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초반 제구 난조를 딛고 SSG 랜더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제압해 데뷔전 승리를 따냈다. 향후 드류 루친스키와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기대하게 만드는 호투였다.

파슨스는 4월 14일 인천 SSG 랜더스 전에 선발등판, 5.2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몸맞는볼만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아내며 무실점하는 호투로 KBO리그 데뷔 무대를 승리로 장식했다.

파슨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NC가 총액 60만 달러에 영입한 외국인 투수. 드래프트 미지명 선수 출신으로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이겨내고 빅리그 데뷔를 이뤘다는 점에서 에이스 루친스키와 닮은꼴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루친스키처럼 주무기 싱커볼을 앞세워 높은 그라운드볼 비율을 자랑하는 투수라는 점도 기대를 갖게 한 대목. 시범경기에선 1경기에 등판해 좋은 투구를 펼쳤지만, 어깨 염증으로 잠시 투구를 중단했다가 퓨처스리그에서 예열을 거쳐 이날 뒤늦게 데뷔전을 가졌다.

1회 출발은 불안했다. 존 낮은 쪽으로 가라앉는 특유의 싱킹 패스트볼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공이 계속 뜨는 경향을 보였다. 1번타자와 2번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운이 좋았다. 고종욱은 볼넷 이후 2루 도루실패로 아웃됐고(비디오판독), 1사 1루에서는 최정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직선타가 되는 행운이 따랐다. 파슨스는 2사 2루에서 제이미 로맥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어렵게 1회를 넘겼다.

1회 위기를 넘긴 파슨스는 2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2회를 삼자범퇴 처리한 뒤 3회도 안타 1개만 허용하고 무실점했다. 4회엔 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 맞은 2사 1, 2루에서 이재원을 뜬공으로 잡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첫 4이닝 무실점으로 4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인 SSG 선발 문승원과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문승원의 구위에 눌려있던 NC 타선은 5회초 공격에서 강진성의 적시타와 김태군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뽑아내 파슨스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파슨스도 5회를 안타 1개만 허용하고 삼진 2개와 파울플라이로 잘 틀어막아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6회에도 올라온 파슨스는 최정을 3루수 뜬공, 로맥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임정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5.2이닝 무실점. 총 투구 수 108구 가운데 57구가 포심, 10구가 투심으로 빠른 볼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최고구속은 148, 평균 145km/h로 빅리그 시절 평균(149)보다는 떨어졌지만, 예리한 슬라이더와 각이 큰 커브를 잘 섞어가며 효과적으로 SSG 타선을 요리했다.

NC는 파슨스가 물러난 뒤 7회 문경찬-8회 김진성-9회 원종현이 차례로 올라와 SSG의 추격 기회를 원천 봉쇄했다. 3대 0 NC의 팀 완봉승. 이 승리로 NC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SSG전 10연승과 인천 원정 5연승을 이어갔다. 또 시즌 6승 3패 승률 0.667로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날 파슨스의 데뷔전 호투로 NC는 한국시리즈 2연패 도전에 큰 힘을 얻게 됐다. NC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외국인 2선발 마이크 라이트의 종잡을 수 없는 불안한 투구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루친스키가 굳건한 가운데 파슨스까지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주면서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축하게 됐다.

여기에 최근 70m 던지기를 시작한 구창모까지 돌아오면 리그 최고의 1~3선발진을 갖추게 된다. 풀타임 선발 2년 차를 맞는 송명기, 전날 대체선발로 나와 호투한 강동연 등도 있어 지난 시즌보다 더 막강한 선발진 구축이 기대되는 NC다.

첫 승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한 파슨스(사진=NC)
첫 승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한 파슨스(사진=NC)

경기 후 이동욱 감독은 “선발 파슨스 선수가 KBO리그 첫 경기였지만 좋은 공을 자신있게 던지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파슨스 선수의 KBO리그 첫 승을 축하한다”고 축하를 전했다.

이어 “김태군 선수 역시 1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도루저지로 잡으며 파슨스 선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고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 중간 투수들 모두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줬고, 타선도 강진성-김태군 선수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3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내일 3연전 마지막 경기도 준비 잘 하겠다”고 밝혔다.

취재진과 만난 파슨스는 “SSG의 공격적인 라인업을 상대해서 힘든 경기였지만, 리그 데뷔전을 잘 치러서 만족스럽다”며 “첫 경기치고 투구수가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팀이 이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다음 등판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1회 난조에 대해서는 “첫 회에는 심장이 빨리 뛰면서 흥분한 면이 있었다. 2회 이후 안정을 찾았다”며 “포수 김태군이 진정시켜줘서 고마운 마음”이라 말했다.

지난해 NC 통합우승의 상징이 된 ‘집행검 세리머니’에 대해 파슨스는 “나도 그 세리머니를 봤고, 집행검을 잡고 싶다.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며 “올해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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