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최근 4연승으로 단독 1위 등극

-다른 팀들은 투수 없다고 아우성인데 LG만 마운드 곳간 풍년

-팀 평균자책 유일한 3점대 LG, 2군에서도 올라올 투수 넘쳐난다.

-LG 큰 고민인 2루수 약점, 투수 트레이드로 메울까 관심 집중

LG는 2021시즌 가장 강력한 마운드 전력을 보유한 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마무리 고우석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 뎁스가 강력하다(사진=엠스플뉴스)
LG는 2021시즌 가장 강력한 마운드 전력을 보유한 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마무리 고우석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 뎁스가 강력하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모두 투수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LG만 예외네요.

한 구단 관계자가 최근 상승세를 탄 LG 트윈스 팀 마운드 전력을 보면서 내뱉은 말이다.

최근 4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LG의 원동력은 단연코 팀 마운드 전력 덕분이다. 시즌 초반부터 팀 타격 부진(팀 타율 9위·0.250, 팀 출루율 9위·0.347, 팀 장타율 7위·0.389)이 이어졌음에도 6월 8일 기준 리그 내 유일한 팀 평균자책 3점대의 빛나는 마운드가 팀 승리를 지켜왔다. 리그 팀 평균자책 3.73을 기록 중인 LG는 2위 삼성 라이온즈 팀 평균자책(4.21)과도 꽤 거리를 벌려놨다.


- 건강한데 잘 던지는 외국인 선발 듀오, 골라야 써야 하는 토종 투수들 -

수아레즈는 차명석 단장의 기대대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수아레즈는 차명석 단장의 기대대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LG 마운드의 강점은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 ‘뎁스’다. 앤드루 수아레즈(11경기 7승 2패 평균자책 1.99)와 케이시 켈리(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 3.38)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가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가운데 토종 선발진 정찬헌(9경기 4승 2패 평균자책 4.24)과 이민호(8경기 3승 3패 평균자책 4.62)도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오랜 어깨 재활 끝에 돌아온 베테랑 투수 차우찬이 시즌 첫 등판(6월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선발진에 청신호를 켰다. 5선발 기회를 부여받은 이상영(7경기 1패 평균자책 4.50)과 함께 6월 9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깜짝 선발 등판에 나서는 이우찬까지 의외의 활약상을 보여준다면 LG 선발진은 누굴 써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거기에 최근 2군에서 컨디션이 올라오는 임찬규까지 생각하면 배가 부른 LG 벤치다.

사실 선발진보다 불펜진이 더 강하기에 LG의 뒷심이 더 높게 평가받는다. 시즌 초반부터 팀 타격 부진이 이어졌기에 LG 불펜진은 타이트한 상황을 자주 맞이했다. 팀 구원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리그 1위(3.91)와 팀 홀드 공동 2위(33개·삼성)는 얼마나 치열하게 LG 구원진이 팀 리드 상황을 지켰는지를 증명한다.

마무리 고우석(22경기 3패 13세이브 평균자책 2.25)은 이제 157~8km/h 강속구를 안정적으로 존에 넣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2021년 LG 불펜진에서 가장 빛나는 투수 김대유(23경기 2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 2.25)도 정우영(24G 2승 2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 3.00)과 함께 고우석의 앞을 책임진다.

추격조 역할을 기본으로 때때로 리드 상황에도 등판하는 송은범(22G 2승 1패 4홀드 평균자책 3.58)과 이정용(26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 3.81), 그리고 최근 돌아온 김윤식(7G 3승 1패 평균자책 2.55)까지 살펴본다면 ‘LG 불펜진 전원 필승조화’라는 얘기가 나와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선두권 경쟁 팀들과 비교해 LG 마운드 뎁스 우위 확실하다 -

LG가 마운드의 힘을 통해 선두권 경쟁에서 치고 나갈 기회를 잡았다(사진=엠스플뉴스)
LG가 마운드의 힘을 통해 선두권 경쟁에서 치고 나갈 기회를 잡았다(사진=엠스플뉴스)

LG가 2021시즌 향후 선두 다툼에 가장 큰 이점을 보일 부분이 바로 선발과 불펜의 조화가 이뤄진 안정적인 팀 마운드 뎁스다. 선두권 경쟁 구단들을 살펴보면 각자 마운드에서 아킬레스건이 하나씩 존재한다.

SSG 랜더스는 아티 르위키·박종훈·문승원이 연이어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는 큰 악재를 맞이했다.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진 3명이 연이어 빠진 여파를 극복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와 가장 비슷한 흐름으로 선두권 경쟁을 펼치는 삼성도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의 부상 이탈로 생긴 선발진 구멍이 우려스럽다. 대체 외국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의 합류 시점과 KBO리그 적응 속도에 삼성 선두권 경쟁 흐름이 걸렸다.

KT WIZ와 NC 다이노스는 불펜진이 고민이다. 특히 NC는 FA(자유계약선수) 이용찬을 급하게 영입해 불펜 보강에 나설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2021시즌 한 점 차 승부에서 가장 저조한 기록(3승 8패)을 보유한 NC는 6회 말까지 리드 상황에서 역전패(5패)를 당한 숫자가 리그에서 가장 많다.

두산 베어스는 확실한 4, 5선발 카드가 자리 잡는 게 문제다.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 그리고 최원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안정화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4, 5선발을 좀처럼 못 찾고 있다. 이번 주 곽빈과 이영하의 1군 선발 복귀전 경기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마운드 뎁스로 야수 전력 보강 가능성? 대권 도전 향한 LG 움직임에 관심 집중 -

류지현 감독은 풍부한 마운드 뎁스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류지현 감독은 풍부한 마운드 뎁스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이처럼 선두권 경쟁 구단들이 각자 커다란 마운드 아킬레스건을 보유했다. 반대로 LG는 현재 선발진과 불펜진 안정감이 최고조에 이른 데다 2군에서 대기 중인 투수 자원들도 풍족한 편이다.

두산에서 데려온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 그리고 퓨처스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오석주(11G 1승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1.00), 한선태(16G 2승 2홀드 평균자책 1.04), 손주영(3G 1승 평균자책 1.08), 김지용(7G 1홀드 평균자책 1.50) 등이 눈에 들어온다. 베테랑 좌완으로 영입한 고효준도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안정적인 투구로 콜업 시점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2021시즌 LG 마운드 곳간은 풍족함 그 자체로 풍년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풍부한 마운드 뎁스를 활용해 적극적인 트레이드에 나설 수 있단 분위기도 감지된다. LG가 보강해야 할 곳은 마운드보단 야수진인 까닭이다. 특히 타격이 되는 2루수에 대한 LG의 목마름은 오랜 기간 이어졌다. 마운드 보강을 원하는 다른 구단이 2루수 자원을 내줄 수 있단 결론이 나올 경우 LG와 트레이드 흐름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트레이드 카드는 언제든지 맞춰볼 수 있는데 특히 마운드 자원이 비교적 풍족한 LG와 앞으로 계속 논의할 의향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주전급 선수 트레이드는 분명히 리스크가 있기에 마지막 단계까지 풀기가 쉽지 않다. 최근 나오는 루머들 가운데 일부도 이미 논의 선에서만 끝난 얘기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LG가 2021시즌 대권 도전에 나서기 충분한 마운드 뎁스를 갖췄단 점이다. 다른 팀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탄탄한 선수층을 갖춘 LG는 시즌 초반부터 길게 이어진 팀 타격 부진에도 ‘마운드 뎁스’의 힘을 통해 어려운 기간을 버텼다. 야수진이 살아나고 어떤 변화가 찾아온다면 이제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단 현장의 예상이 쏟아진다. LG가 1994년 이후 27년 동안 묵힌 우승의 한을 마운드의 힘으로 풀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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