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대성공 거둔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 김진욱, 나승엽 등 1차 지명급 대어 셋 잡았다

-올해는 전국 지명권 없어 지난해만큼 대박은 어려워…이민석과 김주완이 후보

-강속구 던지는 이민석, 문동주 이긴 좌완 김주완…롯데의 선택은?

개성고 우완투수 이민석(사진=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개성고 우완투수 이민석(사진=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엠스플뉴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대풍작을 맞았다.

1차 지명에선 전국 지명권으로 포수 최대어 손성빈을 손에 넣었다. 이어 2차 1라운드 1순위로 좌완 최대어 김진욱을 지명했고, 2차 2라운드에선 미국 진출 이슈로 다른 구단들이 지나친 좌타자 유망주 나승엽을 지명해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1차 지명급 유망주를 둘도 아닌 셋이나 한꺼번에 손에 넣으며, 구단 역사상 손에 꼽을 만큼 성공적인 드래프트로 만들었다.

마지막 연고지 1차지명으로 진행될 올해 드래프트는 어떨까. 올해는 지난해 드래프트만큼 ‘대박’까지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2019년 리그 꼴찌의 대가로 전국 지명권과 2차 지명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년도 7위 성적에 따라 연고지인 부산지역 고교 출신 선수만 지명할 수 있다.

최고 152km/h 이민석, 초특급 문동주 꺾은 김주완…롯데도 1차 지명 후보 있다

롯데는 지난해 신인 지명에서 손성빈, 김진욱, 나승엽을 모두 손에 넣었다(사진=롯데)
롯데는 지난해 신인 지명에서 손성빈, 김진욱, 나승엽을 모두 손에 넣었다(사진=롯데)

냉정하게 보면 올해 부산지역엔 서울권 이병헌(서울고), 조원태(선린인고), 조원빈(서울컨벤션고)이나 광주권 문동주(광주진흥고), 김도영(광주동성고) 같은 ‘초고교급’ 유망주는 보이지 않는다. 작년 말 겨울까지만 해도 “내년 부산권에 눈에 확 띄는 전국구 유망주가 없다”는 예상과 함께 롯데 1차 지명이 ‘흉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부산 기장에서 열린 명문고 야구열전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받았던 개성고 우완투수 이민석이 몰라보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롯데도 번듯한 1차지명 후보를 보유하게 됐다.

2003년생인 이민석은 부산 수영초와 대천중을 거쳐 개성고에 입학했다. 중학교까지는 외야수와 투수를 겸하다 개성고에 오면서 투수로 전업했고, 2학년인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마운드에 등판해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3학년인 올해 급성장해 부산권 에이스이자 롯데 1차지명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민석은 키 189cm에 몸무게 97kg의 건장한 신체조건을 갖췄다.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구속 152km/h 강력한 속구가 주무기다. 부드러운 투구폼에 타점이 놓고, 공의 회전력과 구위도 좋다는 평가.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변화구 레퍼토리도 구색을 갖췄다. 변화구 스피드가 느리고 구속대가 비슷하게 형성되는 게 아쉬운 점.

체격과 이미지, 투구폼과 묵직한 구위가 과거 부산고 이민호(NC)를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도 있다.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좋은 신체조건과 투구폼, 빠른 볼 스피드 등을 종합할 때 앞으로 좋은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재목감”이라 칭찬했다.

이민석은 올해 초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방문 손잡이에 손을 부딪쳐 오른손 약지가 골절됐고, 전기 주말리그 막바지까지 휴식을 취했다. 첫 등판은 5월 22일 전기 주말리그 마지막 경기인 경남고전. 여기서 0.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후 29일엔 후반기 주말리그 부산고전에 등판해 2이닝 동안 4탈삼진(2실점)을 기록했다.

이민석 독자 후보로 가는가 싶던 롯데 1차지명 판도는 최근 황금사자기 전국대회를 거치면서 이민석과 경남고 좌완 김주완의 2파전으로 판을 키웠다. 한 지방구단 스카우트는 “김주완이 황금사자기 2경기에 등판해 확실하게 주가를 높였다. 특히 초특급이라는 진흥고 문동주와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강한 인상을 심었다”고 했다.

김주완은 6월 9일 진흥고 상대 16강전에 선발등판, 8.1이닝 동안 단 5안타만 내주고 4사구 없이 삼진 12개를 잡아내는 역투로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전만 해도 스포트라이트는 진흥고 선발 문동주에게 집중됐지만, 경기의 승자는 김주완이었다. 문동주도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잘 던졌지만 1회초 안타 3개로 3점을 먼저 내준 게 뼈아팠다. 김주완은 4대 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완투에 도전했지만, 투구 수(105구) 제한에 걸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내려왔다.

김주완은 키 189cm에 몸무게 97kg으로 프로필상 이민석과 동일한 신체조건을 갖췄다. 좌완에 140km/h 초·중반대 힘 있는 속구가 주무기로 최고구속은 145km/h까지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구가 불안하고 다소 거친 맛이 있는 투수였지만, 올해 투구폼을 교정하면서 몰라보게 제구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서울구단 한 스카우트는 “원래 김주완은 팔 스윙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뒤에서 약간 퍼져나오는 듯한 ‘이상한’ 투구폼으로 공을 던졌는데, 올해 이 폼을 간결하게 고치면서 제구력이 향상됐다. 와일드한 스타일에서 이제는 샤프한 맛이 있는 투수가 됐다”고 했다. 변화구도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기본 세트를 고루 구사해 경쟁력이 있다.

이민석 우세-김주완 추격 구도…롯데 1차 지명은 투수 2파전

롯데 1차 지명 후보로 최근 부상한 김주완(사진=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롯데 1차 지명 후보로 최근 부상한 김주완(사진=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롯데 1차 지명을 향한 이민석-김주완의 2파전은 아직 이민석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물론 김주완도 좋은 선수지만, 이민석이 잠재력 면에서 좀 더 앞선다고 본다. 올해는 부산에 확실한 즉시 전력감 1순위 유망주가 없는 만큼, 장래성 쪽에 무게를 두고 선택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지방구단 한 스카우트 역시 “이민석의 1차 지명 가능성이 99%라고 본다”며 “안정적인 투구폼에다 공에 회전을 거는 법을 아는 투수다. 공만 빠른 선수가 아닌 그 이상의 잠재력을 갖춘 선수로 프로에서 선발로 크게 성장할 선수”라고 호평했다.

다만 스카우트에 따라서는 “아직 이민석이 실전에서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며 1차지명 전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구단 스카우트는 사견을 전제로 “이민석이 좋은 재목이지만, 아직 황금사자기 등 전국대회에서 보여준 건 없다. 반면 김주완은 황사기라는 큰 대회에서 문동주라는 강적을 상대로 이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두 선수의 활약에 따라 롯데가 고민하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투수 쪽과 달리 야수 중에는 아직 눈에 띄는 1차 지명 대상자가 없는 상황. 롯데도 야수보다는 투수 쪽에 무게를 두고 1차 지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이미 지난해 손성빈, 나승엽 등 좋은 야수를 지명했고 래리 서튼 감독 취임 후 젊은 야수들을 공격적으로 1군에 기용하며 야수진 세대교체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

야수보다는 투수 유망주를 지명하는 게 투수진이 궤멸 직전인 현재 팀 상황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롯데 관계자는 “이민석을 중심으로 투수를 살펴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아직 1차지명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지명 대상 선수들을 충분히 지켜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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