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LG 트윈스 투수 임찬규가 복귀전에서 안정적인 투구와 함께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시즌 초반 겪은 부진과 부친상에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보낸 임찬규는 아버지가 주신 선물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눈물을 꾹 참았다.

LG 투수 임찬규(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LG 투수 임찬규(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문학]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는 6월 22일 시즌 첫 승을 달성한 뒤 하늘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꾹 참았다. 시즌 초 부친상이라는 커다란 슬픔을 겪은 임찬규는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보낸 뒤 아버지가 그렇게 원했던 당차고 강한 투구를 이날 보여줬다. 임찬규에겐 아버지가 주신 선물과도 같았다.

임찬규는 6월 22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4탈삼진 4볼넷 1실점으로 팀의 14대 1 승리에 이바지했다.

임찬규는 4월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안 좋은 내용으로 2패를 기록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5월 부친상까지 겪으면서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보낸 임찬규는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 뒤 6월 22일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이날 1회 초 김현수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어깨가 가벼워진 임찬규는 1회 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임찬규는 2회 말 2사 1, 2루 위기를 맞은 뒤 3회 말과 4회 말을 연속 병살타 유도로 마무리했다.

5회 말을 삼자범퇴로 막고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한 임찬규는 6회 말 다시 병살타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까지 달성했다. 7회 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1사 뒤 최주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한 임찬규는 7이닝 1실점으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마무리했다.

LG 팀 타선도 한 경기 최다 팀 홈런 기록인 7개 홈런으로 무려 14득점의 화력을 뽐냈다. 최근 5연승을 달린 LG는 2위 KT WIZ와 1.5경기 차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경기 뒤 LG 류지현 감독은 “임찬규의 올 시즌 첫 승 축하하고 퓨처스팀에서 정말 준비를 잘해왔다. 임찬규 합류로 용맹스러운 장수를 한 명 더 얻은 느낌이다. 우리 타자들이 홈런을 포함해 질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었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타선 경쟁력이 올라가길 기대한다”라고 기뻐했다.

임찬규는 이날 보여준 속구 구속 상승(최고 구속 146km/h)과 커터(19개) 구사 증가와 관련해 돌아가신 아버지의 선물이라는 표현을 꺼냈다.

임찬규는 “부친상을 겪은 뒤 마운드에 올랐는데 갑자기 구속이 잘 나오기 시작했다. 또 김경태 코치님께서 아버지께서 주신 선물이니까 잘 받아보라고 하시면서 커터를 추천하셨다. 오늘 속구 구속이 잘 나오고 커터가 잘 통한 점이 좋았다. 사실 아버지께서 최근 몇 년 동안 슬라이더를 계속 던지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제야 이렇게 아버지가 원하는 투구를 보여드리게 됐다. 모든 게 아버지가 주신 선물인 듯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부친상 뒤 첫 1군 등판을 소화한 임찬규는 시즌 첫 승을 확정하는 순간 아버지를 다시 떠올렸다. 임찬규는 “사실 아버지 건강이 안 좋으셔서 빨리 1군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드리려고 무리하게 올라왔다가 안 좋은 결과를 겪었다. 오늘 던질 때는 몰랐는데 경기가 끝나니까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나올 듯했다. 아버지가 오늘 같이 속구 구속이 잘 나오고 커터를 던지는 걸 보셨으면 행복하셨을 것”이라며 슬픈 감정을 꾹 눌렀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조언대로 임찬규는 행복하게 야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임찬규는 “부친상 이전과 이후 내 야구 인생이 많이 달라질 듯싶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어느 자리에 있든 쫓기는 사람은 계속 쫓기게 된다. 어떤 자리에 있든 즐기는 자가 돼서 낭만 있게 살아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그 말씀을 깨달은 느낌이다. 내가 지거나 박살이 나더라도 재밌게 야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공을 던지니까 볼넷도 줄어들었다”라고 말했다.

LG 팀 동료들도 무려 7개의 홈런과 연이은 호수비로 임찬규의 시즌 첫 승을 도왔다. 임찬규는 “나를 반기는 팀의 축포라고 생각한다. 다들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보여주고 시프트 수비도 잘 통했다. 모두 감사드린다. 그동안 팀에 공헌한 게 하나도 없어서 너무 미안했다. 이제 벤치 분위기에 마이너스가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어떤 자리에서든 재밌고 행복하게 야구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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