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타선이 폭발한 삼성 라이온즈가 키움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호세 피렐라가 오랜만의 홈런에 멀티 볼넷을 골라내며 흥을 돋웠고, 이상민은 친정 상대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흥이 살아난 피렐라(사진=삼성)
흥이 살아난 피렐라(사진=삼성)

[엠스플뉴스=대구]

최근 풀죽어 있던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의 방망이가 오랜만에 터졌다. 피렐라의 흥겨운 활약과 함께 삼성 타선까지 함께 살아났다. 삼성이 키움과 역전 재역전을 거듭하는 혈투 끝에 재재역전승을 거두고, 전날 강우콜드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삼성은 10월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상대 더블헤더 1차전에서 7대 5로 이겼다. 최근 5경기에서 도합 9득점에 그치며 침체됐던 삼성 타선이 오랜만에 활발한 공격을 펼친 경기였다.

시작은 피렐라였다. 피렐라는 2회말 첫 타석에서 키움 선발 김선기의 몸쪽 약간 높은 143km/h 속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하게 하는 대형 홈런. 몸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기울이면서 힘껏 받아친 뒤, 타구 감상과 배트 플립까지 준비한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더그아웃에 들어온 피렐라는 중계 카메라를 향해 세레머니 동작까지 취했다. 피렐라 특유의 흥이 살아난 모습. 경기 전 “피렐라가 원래는 흥이 많은 선수인데, 요즘에는 흥이 좀 떨어진 것 같다. 피렐라의 흥을 세우기 위해 여러 이야기도 해주고, 동료들도 으쌰으쌰하고 있다. 결과물이 나오면 (흥도) 따라올 것”이라던 허삼영 감독의 기대대로다.

키움도 순순히 물러나진 않았다. 키움은 3회 1점을 따라붙은 뒤 4회 박병호의 투런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번 살아난 삼성의 흐름도 만만찮았다. 5회말 선두 강한울이 김선기와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고, 김헌곤도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 최근 불펜 불안에 어려움을 겪은 키움 벤치는 승리조 투수 김재웅을 조기 투입했다.

하지만 김재웅은 박해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구자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 차. 2사 만루에서 다시 한번 피렐라가 나섰다. 피렐라는 초구 스트라이크 뒤 4구를 연속해서 차분하게 골라내 밀어내기 볼넷, 3대 3 동점을 만들었다. “조급한 것 같다. 치지 말아야 할 공에 배트를 내지 말고 차분하게 평정심을 갖고 원래 능력을 발휘했으면 한다”는 허삼영 감독의 주문을 착실하게 이행한 피렐라다.

6회초 변상권의 2루타로 다시 리드를 뺏긴 삼성은 포기하지 않고 7회말 반격했다. 1사후 구자욱이 2루타를 날려 호투하던 김동혁을 흔들었다. 키움 벤치의 선택은 오재일 거르고 강민호. 강민호는 좌중간 동점 적시타로 화답했고, 이어 피렐라가 이날 두 번째 볼넷을 골라 만루를 채웠다. 대타 김호재의 역전 적시타-김상수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져 삼성은 7대 4로 거리를 벌렸다.

리드를 잡은 삼성은 8회 김윤수가 흔들리자 바로 우규민을 투입해 무사 1, 3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았다. 9회에는 오승환이 1-2-3로 경기 종료, 7대 5로 삼성이 1차전을 잡았다. 1.1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한 세 번째 투수 이상민은 친정팀 상대로 데뷔 9년 만의 첫 승을 올렸다.

삼성은 이날 안타 8개와 볼넷 8개로 7점을 뽑아내며 오랜만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지난 5경기에서 낸 점수(9점)와 큰 차이없는 득점이 한 경기에서 나왔다. 강민호가 1안타 1타점 2볼넷을, 피렐라가 홈런 포함 1타점 1득점 2볼넷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이상민이 중요한 타이밍에 아웃카운트를 잘 잡아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면서 “타자들이 끈질기게 승부하면서 볼넷도 많이 얻어낸 덕분에 후반부 역전에 성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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