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한국 야구계를 후끈하게 달궜던 에릭 테임즈의 11월 한국 쇼케이스 소문이 ‘루머’로 판명났다. 테임즈 측근을 통해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돌아온 답변은 “그런 계획 없다”였다.

에릭 테임즈 11월 쇼케이스 설이 루머였던 것으로 판명났다(사진=엠스플뉴스)
에릭 테임즈 11월 쇼케이스 설이 루머였던 것으로 판명났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KBO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의 한국 복귀설이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테임즈가 한국에서 쇼케이스를 연다’는 소문이 야구 관계자 사이에 확산됐지만, 선수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계획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의 복귀설이 한국에서 화제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임즈의 한국 복귀설이 처음 나온 건 지난달 중순. 몇몇 구단 관계자 사이에서 소문으로 돌던 얘기가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면서 기정사실처럼 알려졌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나도 보도가 나오기 전에 그 얘기를 들었다”면서 관심을 보였다. “11월 중에 쇼케이스를 열 예정인데 아직 날짜는 미정이다. 입국 날짜는 테임즈의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상당히 구체적인 정보까지 언급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각 구단 단장과 외국인 스카우트 등 관계자들의 테임즈에 대한 평가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전해졌고, 한국 복귀시 성적 예상도 기사화됐다. 엠스플뉴스 역시 여러 구단 관계자와 전문가의 발언을 토대로 기사를 쓴 바 있다. 구단들은 대부분 테임즈의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하면서도 만약 쇼케이스가 열린다면 당연히 직접 가서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쇼케이스 ‘설’만으로도 큰 화제가 될 정도로 KBO리그 시절 테임즈가 남긴 이미지는 강렬했다. 펠릭스 호세, 타이론 우즈와 함께 한국야구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딱 세 시즌 뛰면서 홈런만 124개를 날렸다. 2015시즌에는 역대 최초 40홈런-40도루와 타격 4관왕에 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그해 테임즈가 기록한 OPS 1.288은 KBO리그 역대 최고 기록이다.

방망이 하나만 특화된 다른 외국인 타자들과 달리, 테임즈는 ‘5툴 플레이어’라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모든 것을 다 갖춘 존재였다. 로보캅을 연상케 하는 근육질 몸에 강력한 파워, 폭발적인 스피드, 결코 지칠줄 모르는 체력까지. 테임즈는 상대 투수들에게 죽음의 사자였고, NC 다이노스 팬들에게는 승리의 화신이었다.

테임즈 측 “쇼케이스 계획 없어…왜 그런 얘기 나왔는지 모르겠다”

테임즈는 한국야구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였다(사진=NC)
테임즈는 한국야구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였다(사진=NC)

그러나 테임즈 복귀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허무하게도, 11월 한국 쇼케이스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테임즈의 측근인 야구 관계자를 통해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한국에서 쇼케이스를 연다는 소문은 테임즈 본인도 모르는 얘기였다.

테임즈의 측근은 “본인에게 물어보니 ‘루머’라고 했다. 그런 계획이 없다고 한다. 한국에서 보도가 나온 뒤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 그 얘기가 어디서 왜 나왔는지 자신도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테임즈의 에이전트인 에이펙스 소속 폴 코브(Paul Cobbe)도 ‘쇼케이스 날짜와 방한 계획을 알려달라’는 문의에 무대응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현재 테임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재활 훈련 중이다. 그는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고 의욕적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첫 경기에서 우측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8월 팀에서 방출당한 테임즈는 미국으로 돌아가 재활에 전념해 왔다.

애초 쇼케이스 소문이 처음 나왔을 때도 구단 트레이너 사이에선 “11월 쇼케이스는 무리수”라는 반응이 많았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하기에 11월은 다소 이르고, 추운 날씨에 무리해서 쇼케이스를 열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한 트레이너는 “그런 조건에서 쇼케이스를 했다가는 오히려 선수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테임즈 본인의 확인을 통해 뜬소문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비록 쇼케이스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이번 해프닝을 통해 테임즈를 그리워하는 국내 팬들의 마음은 충분히 확인됐다. 최근 외국인 타자들의 단체 부진으로 애를 먹는 구단들은 쇼케이스 소식만으로도 솔깃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일본 복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테임즈가 현역 연장을 시도한다면, KBO 복귀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수도권 팀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을 담당했던 야구인은 “한국야구를 찾는 외국인 선수는 기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한국 문화와 한국 야구에 대한 적응력이 중요하다. 타자의 경우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현장이나 팬들은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와서 바로 활약하길 바란다. 또 대체 외국인으로 오는 선수들은 조금 적응할 만 하면 어느새 시즌이 끝나 있다”면서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의 고충을 토로했다. 테임즈를 비롯한 KBO리그 ‘유경험’ 선수들이 여전히 관심을 받는 이유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