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11월 9일 2019시즌 일정 마무리

-아산, 올 시즌 18번의 홈경기 가운데 절반이나 3,000명 이상 찾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산시를 대표하는 축구단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게 느껴진다”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아산과 계속 함께하고 싶은 마음뿐”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아산]

마음 편히 축구에 집중하고 싶다.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박동혁 감독과 선수들의 말이다.

아산은 11월 9일 올 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K리그2 36경기 12승 8무 16패(승점 44)로 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산의 K리그2 잔류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민구단 전환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랐으며, 11월 중순 최종 결론이 난다.

한마음 한뜻 “내년에도 아산시민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고 싶다”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박동혁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박동혁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의무경찰 신분 선수로 이뤄졌던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은 알고 보면 역사가 깊은 팀이다. 아산은 1961년 창단한 ‘치안국 축구단’의 역사를 잇는다. 치안국 축구단은 1967년 재정난을 이유로 해체한 뒤 1996년 경찰 축구단 이름으로 재창단했다. 2001년부턴 용인시 경찰대학 내 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R리그(2군)에 참가했다.

경찰 축구단이 K리그(2)에 참가하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첫 시즌엔 연고지를 구하지 못해 리그 전 경기를 원정에서 치렀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진 안산에 자리를 잡았다. 안산에서의 마지막 해(2016)엔 K리그2 40경기에서 21승 7무 12패(승점 70)를 기록하며 리그 첫 정상에 올랐다.

K리그2 강자로 군림한 경찰 축구단이 아산과 인연을 맺은 건 3년 전이다. 안산과 연고 협약이 끝난 경찰 축구단은 아산시와 손을 잡았다. 아산은 큰 문제 없이 K리그2에 적응했고 2018시즌엔 다시 한 번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즌 내내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2위 성남 FC(현 K리그1)를 승점 7점 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지난해 아산은 리그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지 못했다. 구단이 존폐 갈림길에 섰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14일 아산과 운영협약을 맺은 경찰대학은 예체능 특기부서에 선수 선발을 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통보했다. 아산의 2019년 선수단 구성이 난관에 부딪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관·규정 제2장 선수 제4조에 따르면 ‘클럽별 등록 선수는 최소 20명’이다. 2019년 2월 전역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되면 아산은 14명의 미니 축구단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아산은 예산 지원 안건이 시의회를 극적으로 통과하면서 군 복무 중인 선수들과 프로 선수를 혼성한 구단으로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2020년엔 시민구단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때부터 아산은 시민구단 전환에 힘을 쏟았다. 푸드렐라, 하나은행, 농협 등 기존 스폰서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했고, 새 후원자 찾기도 소홀하지 않았다.

마케팅에도 힘썼다. 아산시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였다. 아산은 3월 16일 올 시즌 첫 홈경기에서 4,504명의 관중을 모았다. 의무경찰 신분 선수가 모두 나간 10월 19일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선 올 시즌 팀 최다인 6,040명의 관중이 모였다. 올 시즌 18번의 홈경기 가운데 3,000명 이상 찾아든 경기가 9차례나 됐다.

박동혁 감독은 구단이 아산시를 대표하는 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올 시즌엔 ‘오늘은 관중이 얼마나 왔을까’ 궁금해하는 날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 아산이 K리그2 정상에 오르면서 지역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나도 축구를 통해 아산과 인연을 맺게 됐다. 선수와 팬들도 마찬가지다. 이 인연을 계속 이어갔으며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축구가 하고 싶다” 아산은 간절하다

아산 주장 박세직(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아산 주장 박세직(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은 올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젠 휴식을 취하면서 시민구단 전환 소식을 기다릴 계획이다.

아산 주장 박세직은 하루빨리 팀의 K리그2 잔류가 확정됐으면 좋겠다마음 편히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산이 인구 33만의 작은 도시지만 관중은 적지 않다. 어머니, 아버지, 아이가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는 가족 팬이 중심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학생 팬도 늘어난다. 점점 아산시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아산엔 3년 동안 구단을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있다. 젊고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도 많다. 이 팀과 함께 계속 성장하고 싶다.박세직의 말이다.

박세직은 아산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1월 31일 아산 유니폼을 입고 병역을 마친 박세직은 원소속팀 인천 유나이티드로 복귀했다. 그런 박세직이 아산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건 올여름이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뛸 수 있는 팀을 찾았고, 경찰 신분 선수가 모두 전역한 아산에서 러브콜을 보냈다.

박세직은 정다훤과 함께 구단 최초 군인과 민간인 신분으로 모두 소속된 선수다.

축구인들은 아산의 시민구단 전환을 바라고 있다. K리그2 최종전에서 아산을 상대한 FC 안양 김형열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박동혁 감독과 선수들의 마음고생이 심할 것 같다. 아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마음 편히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감독, 선수, 팬 모두가 힘을 합쳐 아산시를 대표하는 축구단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