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투수 김광현이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을 결정한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재환과의 메이저리그 무대 동반 활약을 기대했다.

김광현은 12월 5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한국은퇴선수협의회 시상식에 참석해 올해 최고의 투수상을 수상했다.

최근 김광현은 SK 구단으로부터 메이저리그 포스팅 진출을 허락받았다. 김광현은 이날 수상 소감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 업무는 에이전시 쪽에서 잘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더 기다려봐야 한다. 미국에서 뭐든지 다 해보고 싶다. 고등학교 때 타석에서 잘 치기도 했다. 내가 욕심이 많다. (방망이를) 휘두르고 싶다”면서 “내가 (팀을) 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잘 하고 돌아오겠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이날 수상 자리에서 김광현이 놀란 건 김재환의 깜짝 포스팅 결정 소식이었다. 두산은 5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김재환에 대한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KBO도 이날 오후 곧바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김재환의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다.

김재환은 구단을 통해 “아직 어떤 구단이 관심 있을지, 어떤 정도의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만으로 감사하다. 대승적인 결정으로 이런 도전을 허락해준 구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두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김재환은 몇 년 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꿈을 지니고 있었다. 김재환은 마침 프리미어12 대표팀 발탁과 대회 일정 소화로 1군 등록일수 60일이 채워지며 극적으로 포스팅 자격을 갖추게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포스팅 마감일이 12월 5일이기에 김재환의 포스팅 신청 과정은 급박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프리미어12 대회 종료 뒤 김재환이 에이전트와 함께 찾아와 메이저리그 포스팅과 관련한 얘길 먼저 꺼냈다. 선수와 몇 차례 얘길 나눠보니 메이저리그를 향한 의지가 정말 강했다. 비록 팀의 주축 타자지만, 구단도 선수의 꿈을 위해 포스팅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재환이 포스팅 신청으로 무조건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할 가능성은 낮다. 김재환 측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제안 규모를 들어보고 최종적으로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맺을지 결정할 계획이다. 최근 바뀐 포스팅 제도로 두산 구단이 메이저리그 팀의 포스팅 계약 제안을 거부할 권리는 없어졌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 구단이 메이저리그 팀의 포스팅 계약 제안과 관련해 막을 권리는 이제 없지만, 선수 측이 헐값으로 가겠단 생각은 없는 거로 안다. 만약 세워둔 기준치에 못 미친다면 그냥 우리 팀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선수 자신이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생각할 수준의 계약 규모가 따라와야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할 듯싶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자신과 같이 포스팅 신청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재환의 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광현은 “나도 현지 에이전시와 계약을 완료했다. 아직 계약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협상과 관련해선 말하기 조심스럽다. 진짜로 그 사실(김재환의 포스팅 신청)을 몰랐다. 나도 정말 깜짝 놀랐다. 뉴스를 보고 당황해서 바로 (김)재환이에게 전화했는데 계약을 잘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같은 동반자로서 같이 좋은 계약으로 미국에서 동반 활약했으면 좋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김광현과 김재환 모두 포스팅 신청 마감 날짜인 5일 오후를 기준으로 아직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 공시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공시 날짜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KBO 관계자는 “포스팅 신청 마감 기간만 잘 지키면 된다. 김광현과 김재환 모두 포스팅 신청 자체는 5일 날짜 내로 마무리했다. 얼마 전 김광현의 사례처럼 추가 의료 기록 자료를 또 요청할까봐 김재환의 포스팅 신청 땐 빠짐없이 거의 모든 의료 기록을 제출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 공시하는 시기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거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