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승강제 리그 도입 종목으로 야구 선정
-문체부 “축구 승강제 잘 자리 잡아, 다른 종목으로 확대”
-올해 16억 지원받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동호인 리그 재정비 초점”
-KBO리그와는 무관한 승강제 사업 “프로리그 연계는 사실무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풀뿌리 야구 활성화를 위한 승강제 리그 사업 진행에 나선다. 프로리그인 KBO리그와는 무관한 사업이다(사진=엠스플뉴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풀뿌리 야구 활성화를 위한 승강제 리그 사업 진행에 나선다. 프로리그인 KBO리그와는 무관한 사업이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스포츠클럽 승강제(디비전) 리그’를 도입할 신규 종목으로 당구·야구·탁구 등 3종목을 선정했다. ‘승강제’라는 단어 탓에 프로리그에 먼저 시선이 쏠렸지만, 사실은 프로가 아닌 풀뿌리 야구에 초점을 맞춘 변화다.

‘승강제 리그’는 리그 결과에 따라 하위 리그 상위 팀과 상위 리그 하위 팀을 맞바꾸는 체계다. 승강제 체계가 구축되면 경기력에 따라 상위 리그부터 하위 리그까지 리그별 수준이 자연스럽게 정착되며 지역 동호회 팀부터 프로·실업팀까지 하나의 체계로 운영이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생활체육, 전문체육으로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는 체육대회를 승강제 리그로 통합해 연계 운영하면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하고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충할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승강제 리그를 통해 생활체육・전문체육으로 양분되지 않는 다양한 수준별 대회 마련으로 생활체육 저변이 확대되고, 스포츠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2017년부터 처음 도입된 축구 ‘승강제 리그’는 2019년 기준 209개 리그 1,315개 축구팀이 참여했다. 축구 종목을 활성화하고 그 저변을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한단 문체부의 평가다. 이에 문체부는 2020년부터 승강제 리그를 새롭게 도입할 종목을 선정하기 위해 공모를 진행했다. 전국단위에서의 리그 추진 가능성·동호인 인구·활성화 정도·사업 이해도·운영계획의 구체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탁구·야구·당구 등 3종목을 최종 선정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승강제 리그가 축구 종목에 잘 자리 잡았다고 판단해 다른 종목에도 접목해보자는 의미로 사업을 확장했다. 대한체육회를 통해 종목단체들의 지원을 받았고, 최종 3종목을 선정했다. 당장 승강제 시행보단 지역에 산재한 동호회 팀들을 체계화하고 정리하는 게 먼저다. 승강제 시행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문체부 "잘 자리 잡은 축구 승강제, 다른 종목으로 확대 구상"

축구는 승강제 리그 사업을 최초로 진행한 종목이다. K1부터 K7 리그까지 승강제 체계가 잡히는 과정에서 K7 리그의 활성화가 축구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단 평가다(사진=KFA)
축구는 승강제 리그 사업을 최초로 진행한 종목이다. K1부터 K7 리그까지 승강제 체계가 잡히는 과정에서 K7 리그의 활성화가 축구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단 평가다(사진=KFA)

축구는 2020년부터 1부 리그(K리그1)부터 7부 리그(시군구리그)까지 모든 디비전 구축을 완료했다. 승강등제는 1부 리그-2부 리그(프로), 3부 리그-4부 리그(세미프로), 5부 리그-6부 리그-7부 리그(동호인) 등 세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가장 아래에 위치한 K7 시군구리그에서 지난해 1,002개 팀이 참가한 점이다. 2017년부터 만들어진 K7 시군구리그는 출범 당시 936개 팀으로 시작해 2년 뒤 66개 팀이 늘어 축구 저변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K6 시도리그에선 190개 팀, K5 광역리그에선 67개 팀이 참여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2017년부터 시작한 축구 승강제 리그도 처음엔 문제가 많고 반발도 심했는데 4년 정도 진행하며 잘 자리 잡았다. 지난해 K5 광역리그가 출범하며 2020년부터 K7부터 K5까지 승강제 도입할 계획이다. 야구도 사업 초반 리그 정착이 잘 된다면 단점을 보완해 풀뿌리 야구가 잘 자리 잡을 거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야구 승강제 사업을 맡아 진행한다. 협회 구상하는 야구 승강제 리그는 협회에 등록된 실업, 대학, 클럽, 동호인 팀을 대상으로 하는 리그로써 총 6부 리그로 나뉜다. 1부 리그는 실업 및 대학교, 2부 리그는 대학교 평생교육원 등 전문체육 클럽팀, 3~6부리그는 동호인이 등록하는 생활체육 야구팀으로 구성된다.

협회는 약 690개 팀, 1만 7,250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인 전국 115개 시·군·구 6부 리그를 시작으로 해마다 리그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2020년은 시·군·구 리그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협회에 등록한 생활체육 야구팀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승강제 리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대한체육회 동호인 등록시스템을 통해 협회에 의무 등록해야 한다. 협회는 등록 동호인 숫자가 증가할 경우 동호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야구 경기를 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간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동호인 팀들이 체계적으로 등록되지 않고 운영되는 건 사실이다. 이번 승강제 리그 도입으로 가장 밑 부분에 있는 야구 동호회 팀들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리그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문체부 승강제 리그 지원 예산으로 최근 하락세였던 야구 동호회 리그가 다시 활성화되길 바란다. 야구 저변 확대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프로 리그가 아닌 대학 혹은 실업 리그가 최상위 리그로 정착할 것"

대학 혹은 실업 야구가 승강제 시스템에서 가장 상위리그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사진=엠스플뉴스)
대학 혹은 실업 야구가 승강제 시스템에서 가장 상위리그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사진=엠스플뉴스)

문체부는 승강제 리그 사업에 선정된 종목 단체당 올해 약 16억 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심판 수당과 경기장 임차료, 용품 지원과 안전관리 보험 등에 해당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 2020년 승강제 리그 사업 진행 뒤 그 결과를 문체부에서 평가하고 내년 사업 예산 규모를 다시 결정하게 된다.

야구 승강제 리그 발표 뒤 가장 논란이 됐던 프로리그(KBO리그)와 연계는 사실무근인 거로 드러났다. 협회 관계자는 KBO리그 팀들과는 소속 단체부터 다르다. 프로리그와 승강제 리그는 말 자체가 안 되는 거다. 문체부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할 때도 프로리그와 관련한 내용은 단 하나도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KBO 관계자도 “승강제 리그와 관련해 문체부로부터 들은 내용이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도 “승강제 리그의 큰 틀에서 상위리그와 연계를 얘기한 거다. 야구의 경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중심으로 프로리그가 아닌 실업리그까지 연계가 목표”라고 해명했다.

협회는 향후 4년 동안 완전한 승강제 리그 구축 뒤 최종 대학리그 및 실업리그와 연계하는 그림을 그린다. 협회는 코로나19 완화 시점에 맞춰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시·도협회와 시·군·구협회 관계자들에게 승강제 리그 진행 계획을 안내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승강제 리그가 잘 자리 잡는다면 엘리트(실업·학교) 팀들과 동호인 팀들이 대회에서 만날 수도 있는 거다. 어떤 팀이 올라가고 어떤 팀이 떨어지는 것을 얘기하긴 아직 이른 시점이다. 우선 가장 밑에 있는 동호인 팀 등 풀뿌리 야구가 잘 자리 잡은 뒤에 얘기할 수 있다. 동호인 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시간만 2~3년이 걸릴 거로 본다이라고 내다봤다.


김근한 기자 kimger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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