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연패’ 창단 뒤 최다 연패 기록에 빠진 한화 이글스

-‘17연패’ 쌍방울·‘18연패’ 삼미 역대 기록까지 넘본다

-김인식 전 감독 “베테랑 인위적 배제는 문제, 말로 하는 리빌딩 없다.”

-“아직 100경기 넘게 남아, 팬들 위해서 시즌 포기하면 안 된다.”

'국민 감독' 김인식 전 감독이 최근 16연패에 빠진 한화 이글스에 고언을 건넸다(사진=엠스플뉴스)
'국민 감독' 김인식 전 감독이 최근 16연패에 빠진 한화 이글스에 고언을 건넸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한화 이글스는 KBO리그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바로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의 역사다. 한화는 5월 23일부터 6월 10일까지 무려 ‘16연패’에 빠졌다. 최다 연패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기록을 작성한 한화의 연패 기록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게 문제다.

만약 6월 1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패한다면 한화는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2위 기록인 쌍방울 레이더스의 17연패(1999년 8월 25일~10월 5일)와 동률을 이룬다. 심지어 최다 연패 1위 기록인 삼미 슈퍼스타즈의 18연패(1985년 3월 31일~4월 29일)를 넘어설 수 있단 위기감까지 감돈다.

최근 한화는 코치진 대규모 교체와 한용덕 전 감독의 자진 사퇴, 그리고 최원호 감독대행 선임 등 다사다난한 시간을 겪었다. 감독대행 선임 뒤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말소된 뒤 2군 젊은 선수들이 1군 무대를 밟았다. 한화가 ‘리빌딩’에 나선다는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국민 감독’ 김인식 전 감독이 과거 몸을 담았던 이글스를 향한 고언을 던졌다. 엠스플뉴스가 김 전 감독의 고언을 직접 들어봤다.

"베테랑 선수들 배제할 거면 일찌감치 계약 안 했어야"

김인식 전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을 잘 다루는 믿음의 야구로 유명했다(사진=한화)
김인식 전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을 잘 다루는 믿음의 야구로 유명했다(사진=한화)

한화의 긴 연패 기록에 야구계의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어떻게 해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선수단과 코치진, 그리고 구단까지 모두 침체에 빠진 분위기에요. 이럴 때일수록 감독의 입에서 말수를 줄여야 한다고. 연패 숫자에 너무 매달리면 경기가 더 안 풀리거든. 감독도 패배 숫자를 얘기하기보단 당장 눈앞에 있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해요.

올 시즌 한화의 극심한 부진, 원인을 무엇으로 보십니까.

전력상으로 보면 외국인 선수 세 명이 지난해보다 부진한 점도 고려해야 하고.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베테랑 선수들과의 불화 문제 아닌가. 베테랑 선수들을 계획에서 제외했다면 미리 계약을 안 했어야지. 이미 계약한 상황에서 시즌 플랜에 들어간 베테랑 선수들을 인위적으로 배제하려는 흐름이 나온다면 팀 운영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베테랑 선수들이 시즌 초반 부진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팀들 보면 베테랑 선수들이 잘해주는 부분도 확실히 있지. 결국, 베테랑 선수가 기량을 잘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주는 게 중요해요. ‘베테랑 선수는 안 되니까 무조건 뺀다’라고 못을 박으면 안 되는 거라고.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할 때 상황을 추스르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지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문제가 커지는 겁니다.

"한화 팬들을 위해서라도 시즌 포기해선 안 된다."

한용덕 전 감독 자진 사퇴 뒤 곧바로 선임된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사진=엠스플뉴스)
한용덕 전 감독 자진 사퇴 뒤 곧바로 선임된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사진=엠스플뉴스)

6월 8일 감독대행 선임 뒤 1군 엔트리에서 베테랑 선수들을 포함해 무려 10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교체됐습니다. 2군에 있는 젊은 선수들로 ‘리빌딩’을 하겠단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사실 리빌딩 말로 하는 게 아닙니다. 말없이 조용히 해야 성공적인 리빌딩이에요. 현재 1위를 달리는 NC 다이노스만 봐도 어느 순간 베테랑 선수들이 빠지고 젊은 야수들로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메웠어요. 젊은 야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베테랑 선수들이 잘 받쳐주다가 떠난거지.

베테랑 선수의 역할도 1군에서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팀 구성은 베테랑과 중간선임, 그리고 젊은 선수들이 골고루 포진하는 형태가 옳다고 봐요. 그런 구조에서 실력을 따지는 거지. 무작정 베테랑 선수를 몰아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감독은 선수들을 배려하는 팀 환경을 잘 만듭니다. 선수들을 불안하게 하는 감독이 되면 안 되는 거죠.

연패 탈출이 시급한 한화에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벤치에서 쓸데없는 말을 줄이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서 이길 묘수를 짜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전력이 약하다는 말도 그건 남이 평가하는 시선이에요. 벤치는 전력이 약해도 ‘어떻게든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승부에서 이기겠다’라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승리로 그 의지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아직 112경기가 올 시즌 한화 앞에 놓여 있습니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포기하는 자세는 피해야 할 듯싶습니다.

100경기 이상 남았는데 시즌을 벌써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생각해요. 매일 한화 이글스가 이기길 바라며 응원하는 팬들의 간절한 바람이 있잖아요. 시즌을 그냥 포기하는 건 팬들의 바람을 저버리는 선택입니다. ‘오늘 지면 지는 거지’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는 거죠. 시즌 끝까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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