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경기 후반 운영 방식에 변화를 예고했다. 대타 등 벤치 개입을 최소화했던 지금까지 스타일과 달리 대타 등 이기는 방향으로의 선수 기용을 한다는 계획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이제는 선수들이 본인의 플레이에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가져야 할 시기가 됐다. 앞으로는 경기 후반 대타, 대주자 등 이기는 방향으로 개입도 있을 예정이다.”

시즌 초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일단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에게 경기 끝날 때까지 기회를 보장했다. 부상 등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이상 웬만해선 대타, 대수비 등 선수 교체를 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타석에 나가면서 최대한의 경험치를 쌓을 기회를 줬다. 18일까지 한화의 대타 타석수는 총 18타석으로 리그 최소다. 대타를 최다 기용한 KT(63타석)은 물론 9위 삼성(35타석)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5월 18일 대전 롯데전에선 지금까지 스타일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0대 4로 끌려가다 2대 4로 추격한 7회말 공격. 1사 1, 2루에서 유장혁 타석이 오자 이성열을 대타 카드로 사용했다. 이날 유장혁은 리드오프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치고 있었다. 평소대로라면 계속 유장혁을 밀어붙였겠지만, 대타를 기용해 경기에서 이기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감독의 기대대로 이성열은 우익수쪽 희생플라이를 날려 3루 주자를 불러들였고, 한화는 한 점 차 추격에 성공했다.

19일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수베로 감독은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선수 육성에 관여한 경험상, 선수마다 기량을 펼치는 시기가 다르다. 기간이 짧게 걸리는 선수도 있고 길게 걸리는 선수도 있다”며 “다만 여기서는 마이너가 아닌 1군 무대이기 때문에 차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이제는 시즌 시작하고 시간이 지났다”며 “선수들이 본인의 플레이에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가능하면 대타나 대수비 기용을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경기 후반 이기는 방향으로 대타 혹은 대주자 등 후반 벤치 개입이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런 변화가 선수 성장 프로세스의 일부라고 밝혔다. 그는 어린 아기를 예로 들어 “아기도 처음 태어나면 누워만 있다가, 기어 다니는 시기를 거치고 좀 더 크면 걷게 된다”며 “선수들 역시 처음에는 기어 다니는 단계였지만 성장해서 자기 힘으로 걸어 다닐 수 있게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 했다.

이어 “선수들의 책임이란 건 모든 부분에서의 책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부분에 있어 선수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 “선수 육성의 큰 틀이나 기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다음 레벨로 올라갈 수 있게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책임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18일 경기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린 임종찬이 좋은 예다. 수베로 감독은 임종찬이 1할대 타율로 부진에 빠진 가운데서도 꾸준히 선발 우익수로 출전 기회를 부여해 왔다. 임종찬은 18일 적시타를 포함해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서서히 수베로 감독의 믿음에 응답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어제 경기가 임종찬 개인적으로 중요한 경기였다”며 “최근 타구의 퀄리티가 점점 좋아지는 과정이었고, 선수도 부진 탈출을 위해 여러 부분을 수정하고 있었는데 마침 클러치 상황에서 결과를 냈다.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계기를 바탕으로 앞으로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19일 롯데 상대로 닉 킹험을 앞세워 3연패 탈출을 노린다. 이날 한화는 정은원(2)-최재훈(포)-하주석(유)-노시환(3)-이성열(지)-라이온 힐리(1)-노수광(중)-장운호(좌)-임종찬(우)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전날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정은원이 다시 1번 자리로 복귀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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