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포수 찾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시완-김준태의 경쟁 구도를 기대했던 롯데 안방이 김준태의 무릎 수술에 지시완도 고비를 맞으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진(사진=롯데)
롯데 자이언츠 포수진(사진=롯데)

[엠스플뉴스]

시즌 1으로 종영한 줄 알았던 롯데 자이언츠 포수 드라마, 알고 보니 시즌 2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시완-김준태의 건강한 경쟁 구도를 기대했지만 김준태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고 지시완도 고비를 맞으면서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롯데는 6월 24일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포수 김준태가 무릎 연골 손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는 소식이다. 롯데 관계자는 “김준태가 상동 2군에서 훈련 중 왼쪽 무릎에 불편함을 느껴 23일 오전 병원 검진을 받았고, MRI 검사 결과 무릎 연골 손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복귀까지 예상 기간은 3개월로 빨라야 9월 말, 늦으면 10월 이후에나 돌아올 수 있다.

김준태는 지난해와 올 시즌 초반 롯데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수준급 선구안과 일발 장타력, 안정적인 포구 능력으로 롯데 안방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책임졌다.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엔 그동안 기회를 못 얻었던 지시완이 올라와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공격력과 송구가 장점인 지시완은 인상적인 활약으로 존재감을 키웠고, 롯데는 지시완-김준태의 건강한 경쟁 속에 포수진 전체가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김준태의 타격 부진이 길어지며 스토리는 롯데의 구상과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출전 기회가 줄어든 김준태는 5월 15일부터 6월 17일까지 약 한 달간 단 2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35타석 27타수 2안타로 이 기간 타율은 0.074에 머물렀고, 결국 재정비차 18일 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여기에 무릎 부상과 수술이라는 악재까지, 수난의 연속이다.

경쟁자가 사라진 지시완도 경기 출전이 거듭될수록 조금씩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지시완이 1군 풀타임 주전으로 나오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아직 경험과 기량 면에서 완성형 선수가 아닌 지시완이 홀로 롯데 안방을 책임지기는 버겁다.

강점인 공격에선 상대 투수들이 집요하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약점을 공략해 들어오면서 성적이 수직 하락했다. 초반 안정감을 보였던 수비에서도 폭투와 포일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 폭투 중에는 야디어 몰리나가 와도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공도 많았지만, 멀쩡한 공을 떨어뜨리거나 놓치는 장면도 자주 나왔다. 서튼 감독이 “터프가이”라고 칭찬한 지시완이지만, 체력과 집중력에서 고비가 찾아온 것으로 비춰진다.

김준태가 빠지면서 지시완과 플레잉타임을 나누어 가질 포수가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올해 캠프 때 주목받았던 강태율은 5월 이후 단 1안타로 때리지 못한 채 2군으로 내려갔다.

24일 올라온 정보근은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공격에서 큰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24일 경기에서도 9회말 무사 1루 찬스에서 초구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포수의 수비력만큼 공격도 중시하는 미국야구 출신 감독의 성향으로 미뤄볼 때 정보근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얼마나 주어질지는 미지수다.

2군 포수로 육성선수 출신 김강현이 있지만, 1군 주전 경쟁을 펼칠 만한 자원으로 보긴 어렵다. 고교 포수 최대어로 주목받으며 올해 입단한 신인 손성빈은 아직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중이다. 퓨처스 성적은 32경기 타율 0.183으로 1군에 올라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7월 6일 전역을 앞둔 안중열(사진=엠스플뉴스)
7월 6일 전역을 앞둔 안중열(사진=엠스플뉴스)

그나마 롯데 입장에선 포수 안중열이 상무야구단 복무를 마치고 7월 6일 전역한다는 게 위안이다. 입대 전까지 롯데 주전 포수 경쟁을 펼쳤던 안중열은 올해 퓨처스 36경기에서 타율 0.317에 8홈런 39타점 장타율 0.571로 ‘공격형’ 포수의 면모를 발휘했다.

지난해에도 64경기 타율 0.292 6홈런 33타점을 기록하는 등 확실히 입대 전보다 공격에서 발전한 모습이다. 퓨처스 성적이 그대로 1군 성적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입대 전 통산기록(타율 0.223 장타율 0.339)보다는 나은 타격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입대 전까지 안중열은 수비가 장점인 포수로 통했다. 2015년 이후 통산 230경기에 포수로 출전해 롯데 포수진 가운데 가장 풍부한 1군 경험을 갖췄다. 블로킹, 도루저지 등 수비지표도 ‘나나랜드 시대’인 2018, 2019시즌 롯데 포수 중에 그나마 준수했다. 팀에 합류하면 바로 주전 포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자원이다.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던 롯데의 1군 포수 찾기는 이렇게 시즌 2 에피소드 1화로 향한다. 지시완이 지금의 고비를 잘 넘겨 반등에 성공하고, 안중열이 돌아와 건강한 경쟁 구도를 만들고, 그 사이 신인 손성빈이 성장해 주전들을 위협하는…엔딩으로 시즌 2가 종영될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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