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후 환호하는 호날두(사진=gettyimages / 이매진스)
득점후 환호하는 호날두(사진=gettyimages / 이매진스)

[엠스플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달랐다. 전날 유벤투스에 0-3으로 팀이 패하는 걸 지켜봐야했던 메시와 달리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서 팀을 패배 수렁에서 건져내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4월 13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호날두의 멀티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슈퍼히어로는 'God' 호날두였다. 레알은 전반내내 뮌헨의 페이스에 끌려다니며 고전했다. 비달에게 한방 얻어맞은 레알은 0-1로 뒤진 전반 막판 페널티킥까지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키커로 나선 비달이 PK를 실축하며 한숨을 돌렸다.

호날두는 후반 시작 2분 만에 한 골을 터트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호날두는 0-1로 뒤진 후반 2분에 측면에서 올라온 카르바할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방향만 바꿔 1-1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탄 호날두는 특유의 드리블로 뮌헨 수비진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레알의 역습이 이어지던 후반 16분에 하프 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호날두는 탄력 있는 드리블로 앞에 서 있던 하비 마르티네즈를 제쳤다. 그러자 마르티네즈는 호날두의 돌파를 막기 위해 태클로 맞섰고 호날두는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경고 카드를 꺼내 들었고 마르티네즈는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마르티네즈의 경고 카드 2장 모두 호날두를 막기 위해 저지른 반칙이어서 호날두의 이날 반칙 유도는 더욱 돋보였다. 꾸준히 뮌헨의 골문을 두들기던 호날두는 번번이 노이어 골키퍼에 막히자 답답해했다.

하지만 호날두의 답답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32분에 왼쪽에서 올라온 마르코 아센시오의 크로스를 호날두는 한 박자 빠르게 발바닥으로 밀어 넣었다. 호날두의 발을 떠난 공은 노이어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빠지며 뮌헨의 골문을 갈랐다. 레알이 뮌헨에 2-1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만일 노이어의 슈퍼세이브가 나오지 않았다면 호날두는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서 두 골을 추가하면서 UEFA 주관 대회 100호 골, 챔피언스리그 통산 97호골을 기록했다. 100골까지 3골이 남은 호날두는 올 시즌에 100골 고지에 오를 확률이 높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2골에 그치며 이제 노쇄화가 오는 것 아니냐고 평가받은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서 팀이 가장 어려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을 살렸다. 전날 무기력하게 패한 메시와 여러모로 비교되는 순간이었다. 영국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 닷컴'은 호날두에게 평점 8.8점을 부여하며 이날 경기 MOM으로 선정했다.

레알을 이끄는 지단 감독은 "호날두는 훌륭했다. 이날 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그러나 기뻐하기엔의문이다. 3골을 충분히 만들 수 있었다"며 덧붙여 "그는 항상 큰 경기에서 득점한다"며 이날 경기 맹활약한 호날두를 칭찬했다.

팀이 어려울 때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를 에이스라 부른다. 지니어스한 호날두에게만 에이스의 칭호가 어울린다.

강윤기 기자 stylekoo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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