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장점을 접목한 신흥 빙상 종목 ‘아이스더비’가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사행성 논란이다. 경마, 경륜, 경정에 이어 아이스더비가 '경빙'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베팅 스포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엠스플뉴스가 '아이스더비 도입 설명회'를 취재했다.

3월 14일 강릉에서 열린 '아이스더비 도입 설명회' 현장(사진=엠스플뉴스)
3월 14일 강릉에서 열린 '아이스더비 도입 설명회' 현장(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강릉]

“강릉을 ‘세계 프로빙상 메카’로 만들겠다.”

㈜아이스더비 인터내셔날은 3월 14일 강릉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호텔에서 ‘아이스더비 도입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엔 강릉 지역을 대표하는 시민·경제 단체 주요 인사가 참석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올림픽 사후 활용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나선 아이스더비 측의 설명을 들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진검승부’를 표방하는 신흥 빙상종목 아이스더비는 220m 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지는 통합 스케이팅 경기다. 롱트랙(400m)과 쇼트트랙(110m) 선수들이 중간 크기의 링크에서 승부를 겨뤄 진정한 스케이팅의 왕자를 가린다는 게 아이스더비의 가장 큰 매력이다.

㈜아이스더비 현도정 대표는 “이번 설명회는 아이스더비 도입이 강릉 지역 경제 활성화와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걸 강릉 지역민들께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예상보다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아이스더비, 강릉을 세계 프로빙상의 중심지로 만들 것"

지역 시민들에게 '아이스더비'를 설명하는 (주)아이스더비 인터내셔날 현도정 대표(사진=엠스플뉴스)
지역 시민들에게 '아이스더비'를 설명하는 (주)아이스더비 인터내셔날 현도정 대표(사진=엠스플뉴스)

설명회에서 ㈜아이스더비 현도정 대표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아이스더비를 도입하면, 연 수입 4,000억 원과 관광객 150만 명을 확보할 수 있다. 당연히 지역 사회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강릉시가 아이스더비를 도입한다면, 막대한 경제, 관광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한국에서 처음 착안한 신흥 빙상종목 아이스더비는 강릉뿐 아니라, 현재 다른 나라에서도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스더비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의 올림픽 사후활용 방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사진=아이스더비)
아이스더비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의 올림픽 사후활용 방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사진=아이스더비)

아이스더비가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지 몰라도 '빙상에 베팅을 접목한' 아이스더비는 근본적으로 사행성 논란을 피해갈 수 없는 스포츠다.

일부 강릉 시민이 아이스더비 도입을 반대하는 것도 사행성 논란 때문이다. 이를 의식했는지 현 대표는 설명회에서 “아이스더비의 사행성은 인정하나, 경마나 경륜과 비교했을 때 (사행성 강도가) 낮은 편”이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베팅 사업은 국내가 아닌 국외를 중심으로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설명회가 끝나고, 강릉상공회의소 최범기 회장은 “강릉 발전을 위해 아이스더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강릉시가 중심이 돼 아이스더비를 도입한다면, 지역 사회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이후 아이스더비 도입 적극 검토

2019년 네덜란드서 ‘제1회 아이스더비 그랑프리’ 개최 예정

베이징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조감도. 시공사인 AST 차이나는 “아이스더비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경기장을 설계했다“고 전했다(사진=아이스더비)
베이징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조감도. 시공사인 AST 차이나는 “아이스더비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경기장을 설계했다“고 전했다(사진=아이스더비)

아이스더비 도입이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아이스더비를 향한 국제적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장 설계·시공을 맡은 AST 차이나는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 방안으로 아이스더비를 적극 활용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강릉에서 열린 ‘아이스더비 공청회’에 참석한 바 있는 AST 차이나 조지 종 대표는 “(애초부터) 베이징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아이스더비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올림픽 이후 아이스더비가 베이징의 새로운 관광 인프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아이스더비는 2019년 3월 네덜란드에서 개최 예정인 ‘제1회 아이스더비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나설 예정이다.

㈜아이스더비 현도정 대표는 “빙상 종목 시즌이 끝나는 3월 말부터 전 세계 빙상 스타들과 '아이스더비 그랑프리' 출전 계약 체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중국 등 빙상 강국에서 주목받는 신흥 빙상 종목 아이스더비가 '발상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많은 빙상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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