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사진=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김우진(사진=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엠스플뉴스]

"외적인 일은 생각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대한민국 남자양궁대표팀 김우진과 이우석은 8월 28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만났다. 승부는 김우진의 세트스코어 6-4 승리.

메달 색깔에 따른 희비보다 관심을 끈 것은 지난 2월 입대한 이우석의 병역 혜택. 김우진은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단체 2관왕에 오르며 이미 군면제 혜택을 봤지만 후배와의 맞대결에서 '봐주기'는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병역 혜택은 개막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야구 대표팀의 오지환·박해민이 아시안게임 승선을 위해 입대를 미루며 많은 팬들의 눈총을 샀다.

익명의 여자대표팀 선수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자 선수는 금메달을 따면 병역이 면제되지만 여자 선수들에게는 그만한 혜택이 있지 않아 좀 아쉽다"고 밝히며 논란이 됐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병역 혜택을 폐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구본길과 오상욱의 개인전 맞대결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 병역 혜택을 본 구본길과 그렇지 못한 오상욱의 대결에서도 구본길이 승리를 거뒀다. 선배는 승리를 거두고도 후배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보였다. 구본길은 끝내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후배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양궁은 단체전 금메달이 유력했던 펜싱과는 달랐다. 이미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김우진과 이우석은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맞붙었다. 김우진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병역 문제와 같은 부분은 신경쓰지 않았다. 이우석과 나의 대결"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건 이우석도 담담했다. 이우석은 "요즘 병역 혜택에 대한 말이 많이 나오는 걸로 안다. 그런 문제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 누가 우승하든 축하해주기로 했다"고 의연한 모습이었다. 양궁 대표팀이 세계 최고의 자리를 꾸준히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도상현 기자 dosh1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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