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위원장(사진=대한축구협회)
김판곤 위원장(사진=대한축구협회)

[엠스플뉴스]

"현실의 벽은 굉장히 높았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8월 1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을 밝혔다.

당초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키케 플로레스, 슬라벤 빌리치 감독 등 무게감 있는 후보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벤투 감독은 플랜B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질답 시간을 통해 '현실의 벽'이 높았다며 협상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키케 플로레스 감독과 어렵게 만나 협상 테이블을 열었다. 그러나 플로레스 감독은 "젊고 능력이 있는 상황에서 가족과 떨어져 있기는 어렵다"는 뜻을 표했다.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졌다. 손흥민과 기성용 정도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는 전언.

금액적인 면에서도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가능한 예산의 최대치를 불렀지만 대리인은 고개를 저었다. 유럽에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로 옮긴다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돈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에 와야 할 이유가 돈이라면 차라리 국내 감독을 선임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감독 후보군 역시 큰 연봉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곳에서 오퍼를 받고 제의를 거절한 경우도 있었다. 후보군 감독들에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는 1순위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벤투 감독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근 중국 충칭 리판에서 경질되며 커리어에 위기를 맞은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 대표팀 경력으로 반등하길 바랐다.

지난 2000년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선임할 때와의 과정과도 흐름이 닮아 있다. 에메 자케, 아르센 벵거 등 주가를 높이던 감독과 연결됐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은 히딩크였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레알 베티스 등에서 연이어 경질되며 커리어가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이었다.

오랜 줄다리기 끝에 벤투 감독이 국가대표팀의 새 지휘봉을 잡았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 위원장은 젊은 지도자를 선택한 이유로 "4년의 임기를 보장하기 위함"이라고 못박았다.

도상현 기자 dosh1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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