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지라디 감독(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조 지라디 감독(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한 뉴욕 양키스가 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꺾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첫 승을 신고했다. 양키스의 조 지라디 감독은 3차전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선발 CC 사바시아,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애런 저지를 손꼽았다.

지라디 감독이 이끄는 양키스는 10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브롱크스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사바시아의 호투, 저지의 3점 홈런 등을 앞세워 8-1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양키스는 2패 뒤 첫 승을 신고, 챔피언십시리즈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사바시아의 호투가 결정적이었다. 팀이 2패를 당한 상황에서 선발로 나선 사바시아는 6이닝 3피안타 4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챔피언십시리즈 첫 승을 이끌며 포스트시즌 통산 10승째를 거뒀다. 저지는 경기 중반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포함, 우익수로 여러 차례 호수비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라디 감독도 두 선수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라디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사바시아가 선발로 정말 잘 던져줬다. 무릎 상태가 좋아진 뒤로 정규시즌에서도 제 몫을 해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자기 역할을 다해줬다. 그랬던 만큼 이날 호투가 그렇게 놀랍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3차전에 사바시아를 내세운 결정은 적절했다 생각했고, 본인이 마운드에서 잘 던져주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훌륭한 피칭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지의 활약상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사실 이날 경기 전까지 저지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투런 홈런을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출전한 포스트시즌 일곱 경기에서는 27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타율 .129(31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호수비와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까지 터뜨리며 양키스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지라디 감독은 "저지가 부진했지만, 나름대로 인내심을 잘 발휘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저지의 재능은 대단히 뛰어나다. 정규시즌 성적(타율 .284, 52홈런 114타점)을 보면, 결코 평범한 선수라고 볼 수 없다.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을 포함해 포스트시즌에서 아홉 경기를 치렀는데, 저지는 7타점과 볼넷 일곱 개를 얻어냈다. 부진했다고 하지만 그리 나빴다고 볼 수는 없었다. 저지가 얼마나 위협적인 선수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경기의 분위기를 바꿀 능력이 있고, 이날 경기에서 그 모습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라디 감독은 사바시아, 저지와 함께 선제 3점 홈런을 때려낸 토드 프레이저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지라디 감독은 "매일 팀에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선수다. 함께 있으면 즐겁고 재미있다. 찰리 모튼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 냈는데, 모튼이 던진 공이 실투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하지만 프레이저가 정말 잘 받아 쳤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양키 스타디움 우측 펜스까지 거리가 다소 짧고, 또 높이가 낮은데 그 이점을 잘 활용했다"고 이야기했다.

양키스는 디비전시리즈에 이어,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 양키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 2차전(원정)을 내리 패한 뒤, 홈에서 열린 3차전을 잡고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4차전, 5차전을 내리 따내며 리버스 스윕과 함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양키스는 휴스턴 원정에서 열린 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패했다. 하지만 홈에서 열린 3차전을 잡고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지라디 감독은 "아무래도 환경이 익숙하기도 하고, 선수들이 루틴에 맞춰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그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팬들의 응원 역시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클리블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챌린지를 신청하지 않아 패배를 당했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엄청난 비판과 야유를 경험해야 했다. 하지만 팬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경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또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승리에 대한 열망 역시도 엄청날 뿐이다. 굉장한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역시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라디 감독은 계속된 부진을 겪고 있는 불펜 투수 델린 베탄시스 역시 괜찮아 질 수 있다는 믿음을 드러냈다. 양키스의 핵심 불펜 요원 베탄시스는 올해 정규시즌 66경기(59.2이닝)에 등판해 3승 6패 10세이브 평균자책 2.87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제구 난조를 겪으며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 6.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이날 열린 3차전에서는 팀이 8-0으로 크게 앞선 9회초 등판,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볼넷만 두 개를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토미 케인리가 승계 주자 한 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실점까지 기록해야 했다.

지라디 감독은 "베탄시스가 포스트시즌 들어 제대로 피칭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도 흔들린 적이 있었고, 이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 베탄시스가 정상 궤도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팀 역시도 베탄시스의 반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진하지만 베탄시스는 양키스 불펜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다. 여전히 베탄시스를 믿는다"고 말했다.

국재환 기자 shoulda88@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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