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지터(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데릭 지터(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마이애미 구단주 데릭 지터가 시즌권 보유자 200명을 초대, 공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터는 시즌권 보유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앞으로 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지터는 12월 2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시즌권 보유자들과의 미팅 자리에서 "이 팀의 구단주로 온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여러분들에게 쉽게 나를 믿어달라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마이애미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할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리빌딩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며 그와 더불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2017시즌이 끝난 뒤 마이애미 구단주 일원이 된 지터는 팀의 몸집을 줄이고 리빌딩을 위해 지안카를로 스탠튼, 마르셀 오즈나, 디 고든 등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했다.

이 과정에서 마이애미 팬들은 지터와 구단의 행보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ESPN'에 따르면 1993년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부터 시즌권을 보유한 '골수팬' 로렌스 레비는 "트리플A 수준의 팀에게 메이저리그 시즌권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없다"면서 시즌권 갱신 포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 여성 팬은 눈물을 흘리며 지터에게 "왜 스탠튼과 오즈나, 고든을 팀에서 내보냈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90분 동안 진행된 공개 회의에서 지터는 팬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리고 "팬들의 아픔을 꼭 기억하고 이를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일단은 지속 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던 만큼 트레이드 등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를 요구했다.

마이애미는 2003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2010년대 초반에는 마크 벌리, 호세 레예스, 히스 벨 등을 대거 데려와 컨텐더 팀 도약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고 이들을 모두 트레이드로 처분하는 한편 '프랜차이즈 스타' 핸리 라미레즈까지 내보내는 '파이어 세일'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스탠튼을 주축으로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렸지만 플레이오프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고 지터를 필두로한 새로운 구단주 그룹이 구단을 인수, 체질 개선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지터는 시즌권 갱신 포기 의사를 밝힌 레비에게 "구단의 향후 10년 계획에 꼭 당신의 시구 행사를 넣어두겠다"고 덧붙이며 보다 나은 미래를 약속하기도 했다.

국재환 기자 shoulda88@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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