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1호기, 2호기 나가신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어메이징 1호기, 2호기 나가신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애리조나]
LG 트윈스 ‘어메이징 4’의 선봉장, 데이비드 허프와 헨리 소사가 스프링캠프부터 찰떡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2월 4일(미국시간) 애리조나 글렌데일 다저스 캐멀백 랜치에서 진행된 LG 스프링캠프. 투수조에 속한 허프와 소사는 캠프 내내 한 몸처럼 움직였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워밍업부터 캐치볼, 수비훈련,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모든 일정을 함께 했다. 끊임없이 농담을 주고받고, 서로의 컨디션과 느낌을 체크하며 유쾌한 분위기 속에 훈련을 진행했다.
사실 공통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은 두 선수다. 허프는 미국 출신 백인이고, 소사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다. 허프는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해 오랫동안 현역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소사는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다 2011년 뒤늦게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둘이 같은 팀 소속이었던 적도 없다. 겹치는 부분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2016시즌 LG에서 두 선수는 처음으로 한 팀 소속이 됐다. 소사가 2015시즌 LG와 계약하며 먼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고, 허프는 2016시즌 중반 가세해 팀이 유광잠바를 입는데 크게 기여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연달아 호투를 펼친 두 선수는, 2017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함께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경력만 놓고 보면 8시즌을 활약한 허프가 더 화려하지만, KBO리그에선 올해로 6번째 시즌을 맞는 소사가 ‘선배’다. 소사는 뒤늦게 팀에 합류한 허프를 위해 많은 조언을 건네고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국외 리그가 처음인 허프는 빠르게 LG와 KBO리그에 적응해 리그 최고 에이스 투수로 올라설 수 있었다.
LG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3명이 다들 친하게 지낸다. 소사가 같은 도미니카 출신 루이스 히메네스는 물론 허프와도 가깝게 지낸다”고 전했다. LG의 한 투수는 “허프는 비교적 조용하고 진지한 편이고, 소사는 말도 많고 웃음도 많은 친구다. 대조적인 성격을 지닌 둘이 함께 있을 때면, 허프 쪽의 말수가 조금 많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특명 : 어메이징 4를 현실로 만들어라
성격도, 살아온 길도 전혀 다른 허프와 소사에겐 이제 LG ‘어메이징 4’의 일원이라는 새 공통점이 생겼다. 올 시즌 LG는 FA(자유계약선수) 차우찬을 영입해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포스트시즌을 넘어 대권을 노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어메이징 4의 1, 2번 선발로 나설 허프와 소사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허프는 2016시즌 후반의 경이로운 활약을 이번 시즌 내내 이어가야 한다. 강상수 투수코치는 “허프는 2016시즌의 절반도 뛰지 않고도 7승을 올린 투수”라며 “한 시즌을 다 뛴다고 치면 충분히 두 자리 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능력이 검증된 투수다. 허프가 풀시즌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우리 팀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소사 역시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피칭을 정규시즌에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소사는 2016 포스트시즌 3경기에 등판해 14이닝을 던지는 동안 한 점도 주지 않는 역투를 펼쳤다. 반면 정규시즌에선 33경기 평균자책 5.16으로 그다지 내용이 좋지 않았다.

허프와 소사가 훈련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허프와 소사가 훈련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강 코치는 “물론 장점이 많은 선수지만, 주자가 출루했을 때와 득점권에서 약점도 노출했다. 선수 본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개선해 가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모두 성공을 거두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두산 베어스의 ‘판타스틱 4’는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 동반 활약을 해준 덕분에 가능했다. LG도 언론에서 만든 ‘어메이징 4’ 수식어를 현실로 만들려면, 허프와 소사의 2017시즌 동반 활약이 필요하다.
스프링캠프에서 ‘환상의 짝궁’이 된 허프와 소사가 올 시즌 LG를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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