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미래 '거포 1루수' 김주현(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한화 이글스의 미래 '거포 1루수' 김주현(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엠스플뉴스]

한화 이글스 전지훈련이 한창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 강도 높은 훈련 뒤 이어지는 야간 훈련에 선수 모두 녹초가 된다. 한 선수는 “말할 힘도 없다”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일본인 구장 직원은 “스고이(대단하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런 와중에 유독 힘이 넘치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한화 차세대 1루수 김주현이었다.

김주현은 이번 캠프에서 가장 바쁜 선수다. 오전 팀 훈련을 마친 뒤, 곧장 타격 훈련에 들어갔다. 이후 수비 펑고 훈련이 김주현을 기다린다. 힘들 법도 하지만, 김주현은 연방 “화이팅”을 외쳤다. 고된 훈련에도 불만 없이 씩씩하게 웃었다.

천안 북일고를 거쳐 경희대에 진학한 김주현은 ‘2016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팀 내 거포 유망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기대만큼 성장해 준다면 ‘제2의 김태균’이 될 것이란 평가였다.

김주현은 지난해 전지훈련 참가 3일 만에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이후 재활군과 육성군을 전전하며, 은퇴까지 고민했다. 당시 김주현은 “무조건 회복하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기적의 1군 데뷔전’을 치렀다(2016년 9월 25일 SK 와이번스전). 코칭스텝과 구단 관계자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순간이었다.

현재 김주현은 교육리그부터 전지훈련까지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고무적인 것은 부상이 없었단 점이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김주현에게 큰 관심을 나타냈다. 올 시즌 한화 1루 대체 자원으로 김주현을 지목한 것이다.

올 시즌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부동의 4번 타자 김태균과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1루 자리에 버티고 있다. 주전 확보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김주현이 웃는 이유는 따로 있다. KBO리그 최고 타자들과 경쟁하며 성장 할수 있기 때문이다.

도약을 꿈꾸는 새끼 독수리 김주현을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그간 숨겨왔던 김주현의 속마음과 올 시즌 야망을 물었다. 새끼 독수리의 이유 있는 날갯짓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시련 이겨낸 김주현, ‘새로운 날개를 펼치다.’

전지훈련은 올해가 두 번째다.

그렇다. 캠프 시작부터 함께한 것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지난 시즌엔 캠프 중간에 합류했다.

김주현에게 전지훈련은 좋지 않은 기억이다.

지난 시즌 캠프 참가 3일 만에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이상하게 어딜 가면 다친다. 그래서 늘 조심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건강하게 돌아왔단 점이다. 힘든 시간을 잘 견뎌냈다.

하루빨리 타석에 들어서는 일만 생각했다. 계속 실망하고, 주저하면 영원히 타석에 설 수 없을 것 같았다.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재미있게 훈련했다. 그렇게 다시 이곳에 돌아올 수 있었다.

스타 선수 많기로 소문난 한화다.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새롭게 느낀 점이 많을 듯싶다.

한화엔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많다. 아직 선배들에게 말 거는 것 조차 매우 힘든 일이다(웃음). 이런 선배와 함께 뛴다는 건 정말 큰 영광이다. 특히 선배들과 훈련하면서 여러가질 배운다. 훈련할 때 보면 선배들은 확실히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힘든 훈련도 편하게 한다. 그런 노하우를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화 팬들은 김주현을 한화 차세대 거포로 기대한다. 그런 평가를 들으면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다.

주변에서 가끔 그런 이야길 듣는다. 솔직히 기분이 좋다(웃음). 힘이 나고, 더 잘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너무 좋아하는 것 아닌가(웃음).

물론 아직 현장에선 막내고, 실수가 더 많은 골칫덩어리다. 부상 때문에 매일 아팠고, 쉬는 시간이 많았다. 모든 게 조금 늦춰진 기분이다. 기대에 걸맞게 더 노력하고 준비해서 그간 아쉬움을 모두 씻어내겠다.

롤모델 밝힌 김주현, "김태균 선배처럼 완벽한 타자 되고 싶다"

타격 훈련에 매진하는 한화 김주현(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타격 훈련에 매진하는 한화 김주현(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훈련 때 보니 선배 김태균의 사랑을 독차지하더라.

김태균 선배는 내가 신인 때부터 잘 챙겨주셨다. 늘 신경 써주고, 야구 용품도 많이 줬다(웃음). 가끔 들려주는 경험담 또한 정말 큰 도움이 된다. 타격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김태균 이야기가 나오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좋아하는 선배인 듯싶다.

지난 시즌 고치 캠프 때 김태균 선배 옆방을 썼다. 가끔 선배 방에 놀러가면, 타격에 대해 많은 이야길 나눴다. 피곤함에도 정말 디테일하게 설명해줬다. 그때 느낀 게 있다. '아 이래서 김태균, 김태균 하는구나'란 생각이었다.

뭐라고 조언하던가.

내 장점이 많으니 그걸 효과적으로 활용하란 것이었다. 실질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야구 선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돈 주고 못 듣는 귀한 이야기에 한참을 생각한 적이 있다.

더 물어볼 것도 없이 롤모델은 '김태균'일 듯싶다.

당연히 김태균 선배처럼 성장하는 게 내 목표다. 정말 나중 일이겠지만, 한화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고교 시절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특별히 닮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김태균 선배가 훈련하는 걸 자세히 보면 일정한 패턴이 눈에 띈다. 자신만의 타격 루틴이 확실하다. 꾸준히 잘하는 선수에겐 분명 이유가 있다. 특히 타격할 때 정말 편해 보인다. 내게 꼭 필요한 점을 많이 발견한다. 사실 닮고 싶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아직 많다.

어떻게 보면 김태균은 1루 포지션 경쟁자다.

솔직히 경쟁 자체가 어렵다. 냉정하게 봤을 때 김태균 선배는 나와 수준이 다른 타자다. 난 많이 배워야 할 입장이다. 요즘 하루, 하루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즌 땐 선배들도 바빠 뭘 물어볼 시간이 없었다. 캠프 때 함께 훈련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다.

김주현 “1군에 꼭 필요한 선수 되도록 노력하겠다.”

김주현은 올 시즌을 한 단계 성장하는 '도약의 해'로 꼽았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김주현은 올 시즌을 한 단계 성장하는 '도약의 해'로 꼽았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최태원 주루 코치와 함께하는 '펑고 지옥 훈련' 영상이 화제다. 벌써 최 코치와 김주현을 '영혼의 콤비'라고 부르더라.

최태원 코치님은 항상 '파이팅'을 강조하신다. 코치님과 훈련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독기가 끌어 오른다(웃음). 따로 주문하신 건 없고, 다치지 않게 조심하라고 당부하셨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연일 강행군이다. 마무리 캠프부터 시작된 일정이 교육리그, 전지훈련까지 쉬지 않고 이어졌다.

1군에 올라가서 많은 것을 느꼈다. 프로선수라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 배우는 일이다. 캠프 내내 타격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타격만 잘해선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수비 역시 뒤처져선 안된다. 그래야만 완벽한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

한화는 훈련량 많기로 소문난 팀이다. 연일 고된 훈련이 계속된다. 그러나 당신 표정엔 웃음꽃이 가득하다.

처음 다쳤을 때 정말 힘들었다. '다시 타석에 설 수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간절함이 컸던 것 같다. 요즘엔 힘들단 생각보다는 조금씩 배워나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시즌까진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지금까진 팬들에게 보여준 게 하나도 없다. 잘하든 못하든 야구 선수 김주현을 팬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올 시즌 풀타임 출전이 개인 목표다. 1군과 퓨처스 리그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부단히 노력해 1군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올 시즌 포부가 남다를 듯싶다. '한화 미래의 4번 타자' 김주현의 야심이 궁금하다.

야심까진 아니지만, 타격하면 김주현이란 소릴 듣고 싶다(웃음). 장타력과 정확성을 모두 겸비한 완성형 타자로 거듭나는 게 내 바람이다. 10년 뒤, 또 다른 후배에게 내 경험을 이야기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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