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오간도의 실력은 '진짜'였다(사진=한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오간도의 실력은 '진짜'였다(사진=한화)

[엠스플뉴스]

‘완벽했다(Perfect).’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가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kt 위즈 타자들은 오간도 구위에 눌려 연방 배트를 헛돌렸다.

메이저리거 오간도는 ‘진퉁’이었다. 3월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 한화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오간도는 4이닝 무안타 무실점 7탈삼진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공동 1위'를 달렸던 kt는 이날 오간도 ‘광속구’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외야로 뻗는 타구를 단 한 개도 만들지 못했다.

1회는 깔끔하게 출발했다. 오간도는 1번 전민수를 2루 땅볼로 잡아낸 뒤, 2번 심우준을 7구 승부 끝에 150km/h짜리 하이 패스트볼로 잡아냈다(삼진). 3번 하준호 역시 오간도 빠른 공에 배트를 헛돌려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4번 조니 모넬과 8구 승부를 벌인 끝에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5번 장성우에겐 볼넷을 내줬지만, 6번 김동욱을 다시 슬라이더로 요리하며 탈삼진 4개째를 기록했다. 7번 이해창의 땅볼 타구땐 자신이 직접 공을 잡아 1루 베이스를 밟았다.

3회엔 오간도표 ‘삼진 쇼’가 열렸다. 8번 정현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한 오간도는 9번 김사연을 또다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번 전민수 타석 때, 3루수 임익준의 송구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이후 2번 심우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막았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4회. 3번 하준호와 4번 모델을 각각 땅볼 아웃으로 처리했다. 오간도는 5번 장성우마저 3루 땅볼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kt전에선 탈삼진 능력과 땅볼 유도 능력 모두 완벽했다. 퀵모션도 굉장히 빨랐고, 주자 견제 동작 역시 민첩했다. 이날 오간도의 총 투구 수는 61개였다. 스트라이크 39개, 볼 22개다. 구종은 패스트볼 33개, 슬라이더 16개, 커터 7개, 체인지업 3개, 싱커 2개를 섞어 던졌다.

오간도 영입은 박종훈 한화 단장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박 단장은 올 시즌 확실한 외국인 투수 영입을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오간도 외에도 메이저리그(MLB) 11년차 베테랑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까지 영입했다. 박 단장은 “외국인 투수 영입이 너무 늦게 끝나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2010년 MLB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오간도는 MLB 통산 83경기에 등판해 33승 18패 평균자책 3.47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36경기 2승 1패 평균자책 3.94의 성적을 거뒀다. 2011시즌엔 선발투수로 나서 한시즌 최다인 13승(8패)을 올렸고,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혔다.

오간도는 전지훈련 연습경기에 4차례 등판해 12이닝 평균자책 4.50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당시 “오간도가 생각보다 인상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팀들을 상대론 KIA 타이거즈전 3이닝 7피안타 4실점, 두산 베어스전 4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이날 투구로 모든 불신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한화 외국인 투수들이 심상치 않다. 뚜껑을 열어보니 오간도의 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14일 비야누에바 역시 3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투수 듀오는 ‘오간도·비야누에바’ 일지도 모른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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