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유격수 김하성(사진=넥센).
국대 유격수 김하성(사진=넥센).

[엠스플뉴스=고척]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바라보는 선배의 마음은 복잡하게 마련이다. 후배가 다른 포지션일 경우엔 흐뭇하게 바라볼 수도 있지만, 같은 포지션이라면 묘한 경쟁심이나 긴장감을 갖게 되기도 한다. 특히 팀 내에서 입지가 확실치 않은 선수라면 더 그렇다.

'국대 유격수' 김하성이 바라보는 넥센 히어로즈 신인 내야수들의 활약은 어떤 모습일까. 3월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7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하성은 먼저 "후배들이 정말 잘 하더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김하성이 말한 후배는 2017 신인 내야수 이정후와 김혜성이다. 이정후는 22일까지 22타수 11안타로 타율 0.500 맹타를 휘둘렀다. 김혜성은 현재는 2군으로 내려갔지만, 시범경기 기간 뛰어난 수비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정후가 외야를 보곤 있지만 기본적으로 두 선수 다 포지션은 유격수다. 장기적으로는 김하성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선수들이다.

김하성은 두 후배의 활약에 칭찬부터 시작했다. "이정후는 타격을 정말 잘 하더라. 배트가 아주 빠르게 나온다. 김혜성은 수비를 정말 잘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잘 하니까 좋다"며 "우리 팀이 앞으로 점점 더 강해진다는 얘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팀의 미래까지 미리 내다보는 모습에서 4년차 주전 유격수다운 자신감과 여유가 드러난다.

물론 아무리 국가대표 유격수라도 100% 안심할 수만은 없다. 김하성은 "후배들이 잘 해서 긴장되는 것은 없다"면서도 "물론 항상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은 한다. 프로니까 언제나 경쟁 아닌가. 다른 선수가 더 잘하면 그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팀이 더 좋아진다는 점에서, 팀에는 좋은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하성도 한때는 이정후처럼 갓 프로에 입단한 신인 선수였다. 하지만 이젠 프로 4년차에 국가대표까지 지낸 간판 선수로 성장했다. 4년간의 경험은 시범경기를 준비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시범경기 때는 공격적으로 타격하려고 한다. 시즌 때는 치지 않을 나쁜 공도 휘둘러 본다. 다양한 공과 코스를 다 공략해 보려고 한다." 김하성의 말이다.

시즌 때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다보니 시범경기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22일까지 8경기에서 타율 0.167로 부진하다. 하지만 초조한 마음은 전혀 없다. 정규시즌에 맞춰 착실하게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유가 있는 것도 4년의 경험 덕분이다. "정규시즌은 시범경기 때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경기가 딱 시작되는 순간부터 긴장되는 분위기가 있다"며 다가오는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 김하성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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