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순간(사진=넥센).
짜릿한 순간(사진=넥센).

[엠스플뉴스]

18일 넥센 히어로즈 이택근의 '대타 끝내기 역전 만루포'는 야구에서 가장 짜릿하다는 '4요소'를 한꺼번에 보여준 장면이다. 이 한 방으로 이날 처음 합류한 새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에게 KBO리그와 넥센 야구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대타가 한 방을 터뜨리는 광경은 올 시즌 넥센 경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올 시즌 넥센은 대타를 내면 내는 족족 안타를 때려내는, 신통한 대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타 타율 0.313으로 전체 1위, 대타 출루율도 0.377로 1위, 대타 장타율 0.521로 1위, 대타 홈런도 2개로 1위, 대타 타점도 9개로 압도적인 1위다.

넥센 벤치에 '어떤 타자가 안타를 칠지' 알아보는 신통력이 있는 것일까. 물론 넥센 벤치가 세밀한 분석을 통해 최적의 대타를 기용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넥센 선발 라인업에 빠진 선수 중에도 뛰어난 타자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라 봐야 한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큰 편에 속했다. 주력 타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자리를 백업이던 선수들이 채우면서 생긴 결과다. 그러나 올해는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해 1군 한 자리를 꿰찼고, 기존 주전들을 위협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넥센 벤치도 선수들을 폭넓게 기용하고 매 경기 타순을 바꿔가면서 선수단에 휴식을 주고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올해 넥센에서 대타로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로는 채태인(대타 타율 0.800), 김태완(0.429), 이택근(0.364)이 있다. 대부분 베테랑 선수로 매일 경기에 출전하진 못하지만, 경험이 풍부하고 경기 흐름 읽는 능력도 뛰어나다. 내내 벤치에 대기하다가 갑자기 배트를 잡아도, 바로 경기에 적응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이 벤치에 대기하니, 넥센의 대타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타 성공률 0.313로 리그 1위. 대타가 적중하는 순간의 짜릿함도 좋지만, 무엇보다 두터워진 선수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넥센에겐 더없이 반가운 기록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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