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7호 홈런을 터뜨린 구자욱(사진=엠스플뉴스).
시즌 17호 홈런을 터뜨린 구자욱(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대구]

"(구)자욱이가 요즘 잘 안 맞고 있어서 휴식을 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컨디션 좋다면서 나가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도 내보낸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 전을 앞두고 삼성 김한수 감독이 한 말이다. 후반기 들어 구자욱을 비롯한 삼성 중심타선은 타격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승엽은 6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63에 그쳤고 다린 러프도 타율 0.208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구자욱이 타율 0.160으로 좀처럼 감을 찾지 못했다. 중심타선의 침체 속에 삼성은 후반기 6경기 26득점으로 롯데(17점)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득점만을 기록했다.

잠잠하던 삼성 중심타선은 26일 NC 선발 장현식을 상대로 오랜만에 타올랐다. 포문을 연 선수는 이승엽. 전날 제프 맨쉽을 상대로 멀티히트를 때린 이승엽은 이날도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실투가 아닌, 148km/h 스피드에 몸쪽 낮은 쪽에 제구된 공이었지만 가볍게 담장을 넘겼다. 시즌 17호이자 통산 460호 홈런. 이어 6번 이원석도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백투백 홈런을 날려 삼성이 먼저 2점을 내며 앞서 갔다.

5회말 공격에선 구자욱도 홈런포를 터뜨렸다. 이날 첫 두 타석 무안타에 그친 구자욱은 2-0으로 앞선 5회말 2아웃 1, 2루에서 타석에 나섰다. 초구와 3, 4구 파울로 1-2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5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향해 띄워 보냈다. 라인드라이브로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17호). 구자욱의 한 방으로 점수는 단숨에 5-0까지 벌어졌다.

이승엽과 구자욱의 홈런으로 삼성은 구자욱-러프-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나란히 홈런 17개로 팀내 공동 1위에 올랐다. 후반기 잠시 침묵했던 삼성 중심타선이 홈런포와 함께 일제히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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