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를 때려낸 장성우(사진=엠스플뉴스)
결승타를 때려낸 장성우(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고척]

고춧가루 부대보다 무서운 '매운맛 커피' 부대가 떴다. 최하위 kt 위즈가 9월 들어 매서운 연승 행진을 펼치며 순위 싸움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9월 10경기 7승 3패로 승률 1위, 이 가운데 4승이 역전승으로 9월 최다 역전승이다.

9월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넥센 히어로즈의 시즌 14차전. 경기를 앞두고 '요즘 kt 고춧가루 부대가 무섭다'는 말에 김진욱 감독은 "우리 팀 고춧가루 부대 아니다. 고춧가루 말고 다르게 불러달라"며 짐짓 농담을 건넸다.

연승 행진 외에도 즐거운 일이 많은 kt다. 전날(11일) 열린 2018 신인 2차지명에선 '초특급 유망주' 강백호를 지명해 가장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kt의 최근 상승세는 이날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kt는 1회말 선발 돈 로치가 이정후와 서건창에 연속 볼넷을 내준 뒤, 2사 2, 3루 장영석 타석 때 포수 패스트볼로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에 들여보냈다. 로치와 포수 이해창의 사인 미스가 치명적인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로치는 실점 이후 6회까지 넥센 타선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7회 나온 배우열, 8회 등판한 김사율도 릴레이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0-2로 뒤진 가운데 시작한 9회초 공격. kt는 선두타자 윤석민이 넥센 마무리 김상수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 찬스를 잡았다. 유한준의 2루 땅볼과 이해창의 삼진으로 2사 3루 김동욱 타석.

2-2에서 김동욱은 김상수의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헛스윙을 했다. 하지만 바운드된 공을 포수 김재현이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빠뜨리면서, 그 사이 3루 주자 정주후가 홈을 밟았다(1-2). 김동욱은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1루까지 출루했다.

kt는 행운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점까지 만들었다. 대주자 심우준의 2루 도루에 이어, 정현이 3-2 풀카운트에서 중전 적시타를 때려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2-2 동점. 9회 2아웃 이후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kt는 9회말 넥센 공격을 실점 없이 막고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끈질긴 kt의 최근 경기력은 연장전에서도 빛났다. kt는 10회초 2아웃 이후 남태혁이 안타로 출루한 뒤, 유한준도 볼넷을 골라내 2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kt 벤치는 이날 경기 무안타로 부진했던 이해창을 빼고 장성우를 대타로 기용했다. 그리고 장성우는 윤영삼을 상대로 2구만에 중전 안타를 때려, 2루 주자 남태혁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3-2 kt의 역전.

10회말 등판한 마무리 이상화는 선두타자 김민성의 3루 실책 출루에도 흔들리지 않고, 후속 세 타자를 완벽하게 막아 한 점차 승리를 지켰다. 3-2 kt의 역전승. 9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엄상백은 시즌 첫 승리를, 이상화는 시즌 4세이브째를 챙겼다.

이날 역전승으로 kt는 최근 넥센전 3연승과 9월 10경기 7승 3패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9월 들어 거둔 역전승만 4승으로 10개 팀 가운데 최다 역전승. 9월 들어 한 점차 경기에서도 3승 1패로 가장 좋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상승세에도 kt는 시즌 44승 85패 승률 0.341로 여전히 독보적인 최하위 팀이다. 9위 삼성에 7경기차로 뒤져 있어 3년 연속 최하위를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즌 막판 선수단이 보여준 집중력과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강백호, 김민, 최건 등 뛰어난 선수를 대거 영입하면서 내년 시즌 달라진 kt를 향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고춧가루보다 무서운 '매운맛 커피' 부대, kt 위즈의 남은 시즌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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