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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김원익의 휴먼볼] 송구홍은 왜 단장에서 ‘2군 감독’이 됐나

  • 기사입력 2017.11.14 16:04:50   |   최종수정 2017.11.14 17: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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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정규시즌이 끝난 10월 3일 기존 양상문 감독을 단장으로, 송구홍 단장을 2군 감독으로 옮기는 인사이동을 발표했다. 야구단 수뇌부 핵심인 단장이 2군 감독이 되는 기이한 인사를 두고, 야구계 일각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송구홍 단장이 2군 감독으로 자릴 옮긴 이유는 무엇인지, 엠스플뉴스가 추적했다.

 

LG 스카우트팀과 송구홍 단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LG 스카우트팀과 송구홍 단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엠스플뉴스]

 

제너럴 매니저(GM), ‘단장’은 프로야구 구단의 최고위직에 속한다. 구단 대표이사 다음으로 야구단의 최고위층이다. 굳이 서열을 따진다면 야구단 감독보다도 ‘상사’다. 감독은 단장을 자를 수 없지만, 단장은 감독을 자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10월 3일 LG 트윈스가 발표한 보직 변경을 두고 야구계 일각에선 ‘기묘하다’는 평이 나왔다. 이날 LG는 류중일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신임 사령탑에 앉히고, 양상문 기존 감독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주목을 끈 건 기존 송구홍 단장의 자리 이동이었다. 불과 1년 전 운영팀장에서 단장으로 승진했던 송 단장은 2군 감독으로 자릴 옮겼다. 본인은 ‘현장 복귀를 원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야구인은 적었다. 

 

2군 감독은 서열상 단장은 물론 1군 감독보다도 낮은 자리다. 2군 육성도 단장만큼이나 중요한 업무이긴 하지만, 단장에서 2군 감독이 되는 인사이동은 사실상 ‘밀려났다’고 봐야 한다는 게 당시 야구계의 중평이었다.

 

그렇다면 송 단장은 왜 2군 감독으로 밀려난 것일까. 발표 직후 한 LG 관계자는 “이번 자리바꿈은 ‘2018 KBO 신인 2차 지명’의 후폭풍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G의 기묘한 인사이동과 신인 지명회의는 어떤 연관성이 있던 것일까.

 

일부 스카우트 “송ㅇㅇ 지명 의문” LG “내야수 필요해서 지명”

 

9월 11일 열린 2차 지명회의에서 포즈를 취한 신인 선수들. LG가 지명한 선수는 한 명만 참석했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9월 11일 열린 2차 지명회의에서 포즈를 취한 신인 선수들. LG가 지명한 선수는 한 명만 참석했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발단은 9월 11일 열린 신인 2차 지명회의다. 이날 지명이 끝난 뒤 야구계에선 LG 트윈스의 지명 결과를 두고 여러 말을 쏟아냈다. ‘여러 말’은 LG가 신인 지명에서 내야수 송ㅇㅇ를 택하면서 시작했다. 

 

송ㅇㅇ는 고3인 올해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0/ 출루율 0.372/ 장타율 0.323을 기록했다. 전체 기록만 본다면 다른 지명 선수들과 비교해 저조한 성적이다. 이 때문인지 몇몇 프로 스카우트는 LG의 송ㅇㅇ 지명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구단 스카우트는 “송ㅇㅇ는 우리 구단이 작성한 '지명 대상 100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선수”라며 “올해 보여준 기량이나 송구 문제를 고려하면 과연 그 라운드 지명을 받을 만한 내야수인지 솔직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도 “구단마다 신인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송ㅇㅇ가 그 라운드에 지명될 선수인지 잘 모르겠다”며 “내 생각엔 송ㅇㅇ는 그 정도 순번에 지명될 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물론 신인 지명은 어디까지나 ‘지명 구단’이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다. 한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하위 라운드에선 지명 대상 선수들의 실력이 대동소이이다. 사실 하위 라운드에선 누굴 지명하더라도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신체조건이 좋다거나, 발이 빠르거나, 야구 센스가 있다거나 하다못해 성격이 좋다거나 누구나 장점 하나씩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송ㅇㅇ 지명 배경에 대해 “팀에 내야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로 판단해 지명했다”며 다음과 같이 부연 설명했다. 

 

“송ㅇㅇ는 1학년 때부터 실전에 출전한 기대주다. 2학년이던 지난해는 타율 0.333, 장타율 0.519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올해 ‘고3병’으로 잠시 부진했을 뿐, 여전히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다. 오지환이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손주인이 베테랑인 상황에서 신인 내야수 보강 차원으로 송ㅇㅇ를 지명했다.” 

 

실제 다른 구단 스카우트 가운데서도 송ㅇㅇ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가 없지 않았다. 지방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송ㅇㅇ는 타격 잠재력이 좋은 선수다. 올해 성적 부진으로 뒤쪽으로 밀리긴 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좀 더 상위권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라고 밝혔다. 

 

송ㅇㅇ가 논란의 중심에 선 건 고교 성적 때문만이 아니었다. 구단 고위 인사이자 스카우트 총책임자인 ‘단장의 가족’이란 사실이 논란의 중심이었다. 송ㅇㅇ는 LG 송구홍 당시 단장(현 2군 감독) 막냇동생의 아들이다. 바로 조카인 것이다. 

 

구단들은 신인 지명회의에서 야구인 2세와 가족 선수를 배려하곤 한다. 비슷한 기량이면 야구인 가족 선수를 먼저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동업자 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모 구단 스카우트는 “동업자 정신도 동업자 나름이다. 전직 선수와 구단 팀장급 정도의 자제라면 솔직히 지명해도 크게 오해를 살 일은 없다. 특혜보단 실력을 보고 뽑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장은 다르다. 단장은 실질적인 프런트의 수장이다. 단장은 ‘내 눈치 보지 마라’고 해도 직원들은 단장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누가 봐도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던 단장 조카를 굳이 LG가 지명해 불필요한 의구심을 살 필요가 있었나 싶다”는 말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송 2군 감독은 단장 시절 엠스플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송ㅇㅇ가 조카다 보니 지명 전부터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지명회의를 앞두고, 우리 스카우트팀에 ‘마음이 불편하다. 지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한 뒤 “(LG 스카우트팀이 송ㅇㅇ를) 지명할 때 나도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덧붙여 송 2군 감독은 “(단장 조카 지명이) 일반적이진 않다. 나 역시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은 인정한다. 밖에서 의혹을 가지고 본다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LG 스카우트 관계자는 “송구홍 (당시) 단장과는 전혀 무관하게 결정한 일”이라며 “송ㅇㅇ를 지명하면서 단장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송구홍 단장 아들 대학 1년 선배 지명. 야구계 “조카와 아들 선배를 동시에 지명하면서 의구심 증폭돼”, LG “단장 아들 선배 관계없이 대학야구에서 4할 가까운 타율 기록한 잠재력 있는 선수”

 

9월 11일 열린 신인 2차 지명회의 현장(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9월 11일 열린 신인 2차 지명회의 현장(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신인 지명회의가 끝나고, 야구계 일부에선 LG가 지명한 외야수 문ㅇㅇ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문ㅇㅇ는 송 2군 감독 아들의 소속팀인 대학 선수다. 참고로 송 2군 감독 아들은 이 학교 1학년생이다. 

 

의문의 내용은 “송 (당시) 단장이 1학년인 아들을 고려해, 같은 학교 선수를 지명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송ㅇㅇ와 달리 문ㅇㅇ 지명에 대해선 프로 스카우트 대부분이 “논란될 게 별로 없는 지명”이란 반응을 보였다. 

 

우선 LG는 문ㅇㅇ에 대해 “확실한 장점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LG 스카우트 관계자는 “대학야구에서 4할 가까운 타율을 기록한 타자다. 장타자는 아니지만,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체격은 좀 작지만, 프로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들면 좋은 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2년제 대학 소속으로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점과 안익훈 등 외야수의 입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 책임자도 “하위 라운드에선 어떤 선수를 지명해도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올해 같은 경우 상위 지명대상과 하위권의 기량 차이가 워낙 커 대부분 구단이 10라운드를 채우는 데 애를 먹었다. 오히려 하위 라운드 지명권을 고졸이 아닌 대학 선수에게 할애했다는 건, LG가 칭찬받을 일이라 생각한다.” 이 책임자의 말이다. 

 

하지만, 이 책임자는 “같은 날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구단 단장의 조카와 단장의 자녀가 속한 대학교 선수가 동시에 LG 부름을 받으면서 의구심이 증폭된 게 사실”이라며 “한 해 수백 명의 선수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가뜩이나 사회적으로 ‘금수저’ 논쟁이 한창인 지금, LG 지명이 뒷말을 낳은 것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송 2군 감독은 “나는 스카우트 전문가가 아니다. 지명된 선수들이 뛰는 걸 몇 번 보지도 못했다. 최대한 스카우트팀의 입장을 많이 듣고자 했다. 대학 선수를 많이 뽑아야 대학야구도 발전하지 않겠느냐. 만약 두 선수가 중도에 낙오된다면, 내가 책임지고 옷을 벗겠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한 구단 관계자는 “송 단장은 평소 ‘옷을 벗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구단 고위층에도 수시로 자신 있게 ‘제가 옷 벗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추진력을 보여준 스타일이다. 그런 자신감이 좋은 평가로 이어져 단장 자리까지 올랐던 사람”이라며 "'옷을 벗겠다'는 사람이 2군 감독으로 갔으니 이번에도 '그만두겠다'는 말은 '수사(修辭)'로 해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자신은 ’스카우트 전문가가 아니’란 송 단장의 발언도 평소 언행과는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앞의 야구 관계자는 “송 단장은 수시로 ‘내가 아무개 선수를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봤다’ ‘중학교 때부터 본 선수’라고 말하곤 했다. 평소 아마야구 선수 전문가를 자처하던 송 단장이 ‘스카우트 팀에 일임했다’는 말을 믿어야 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구단 사장의 갑작스러운 스카우트 회의 주재 후, 기존 스카우트 팀장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한 LG. '신인 지명 논란‘의 중심에 있던 송구홍 단장은 2군 감독 선임. 다른 구단 스카우트들 “LG가 몸통은 놔두고, 꼬리만 잘랐다.”

 

새 LG 사령탑 류중일 감독(사진=삼성) 새 LG 사령탑 류중일 감독(사진=삼성)

 

올해 LG 스카우트를 둘러싼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LG가 지명한 서울 C고교 투수 이ㅇㅇ도 야구 전문가들 사이에선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고교 3년 동안 4경기에서 6.2이닝만 던진 투수가 프로 지명을 받은 게 의문이라는 지적이 쏟아진 것이다. 당시 엠스플뉴스도 이 논란과 관련해 여러 통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

 

이에 대해 LG 스카우트 관계자는 “프로 스카우트는 지금 고교에서 잘 하는 선수가 아니라, 앞으로 잘할 선수를 뽑는 것”이라며 “팔꿈치 부상으로 지금은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지만, 수술 받고 재활을 잘 마치면 아무 문제없이 피칭이 가능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강조했다.

 

다른 LG 스카우트 역시 “이ㅇㅇ은 우리 팀이 꽁꽁 숨겨뒀던 자원이다. 원래 타자를 하려다 투수로 전향했는데, 실적은 많지 않지만, 장래성이 풍부한 선수다. 지명회의가 끝난 뒤 다른 구단에서 찾아와 ‘우리가 뽑으려던 선수인데 아쉽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이ㅇㅇ은 고교에서 등판 기록은 거의 없지만, 투수로서 자질이나 성장 가능성은 갖춘 선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LG가 최근 몇 년간 서울 C고교 출신들을 다수 지명한 걸 두고 야구계에서 뒷말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송ㅇㅇ, 문ㅇㅇ, 이ㅇㅇ의 성장 가능성은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 이 선수들이 프로에서 상위권 지명자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스카우트도 꽤 있다. 정작 짚고 넘어가야 할 건 ‘LG 신인 지명’의 예상치 못한 후폭풍이다. 

 

10월 3일 LG는 정규 시즌 최종전이 끝나자마자 ‘류중일 감독-양상문 단장-송구홍 2군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LG 내부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까지만 해도 류 감독과 유지현, 김정민 코치 그리고 송구홍 당시 단장 등이 새 감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며 “구단 내에선 ’송구홍 감독론’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송구홍 감독설’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당시 엠스플뉴스는 송 단장 친인척 지명 논란을 비롯한 LG의 스카우트 문제를 집중 취재 중이었다. 여기다 검찰에서 수사 중이던 '선수-조폭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LG를 대상으로 취재를 진행 중이었다. 

 

송 당시 단장 관련 논란은 LG 트윈스 최고위층의 귀에도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LG 관계자는 “언론 취재가 시작된 뒤 신문범 구단 사장이 ‘신인 지명건’과 관련해 스카우트들을 모아 진상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날 이후, ‘송구홍 감독설’은 자취를 감췄다. 송 단장은 1군이 아닌 2군 감독으로 발표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LG는 기존 스카우트 팀장에게 ‘재계약 불가’를 전했고, 스카우트 팀장보다 한 단계 위인 ‘육성 총괄’ 보직을 신설해 김동수 2군 감독의 자리를 마련했다. 

 

한때 ‘감독설’까지 돌던 구단 핵심 인사 ‘단장’이 2군 감독으로 가게 된 속사정이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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