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가을야구의 선봉장 에릭 해커(사진=NC)
NC 가을야구의 선봉장 에릭 해커(사진=NC)

[엠스플뉴스=부산]

10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6회 말 2아웃. 더그아웃에 있던 NC 김경문 감독이 갑작스레 마운드로 향했다. 이유는 잔뜩 격양된 선발투수 에릭 해커를 달래기 위함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해커가 던진 8구째 공에 문규현의 배트가 헛돌았다. 하지만,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이 곧바로 떨어지지 않자 1루 주자 앤디 번즈가 2루로 뛰어가는 동작을 취했다. 이때 해커가 짜증스런 반응을 보인 것. 문승훈 1루심은 뒤늦게 배트가 돌았단 신호를 보냈다.

2사 1, 3루 상황이 순식간에 1사 만루의 위기로 둔갑할 뻔한 상황. NC가 2대 1로 앞서있긴 했지만, 주자가 만루라면 순식간에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NC엔 치명상이 될 것이 자명했다.

6회는 해커에게도 위기였다. 5회까지 1실점 호투를 펼쳤던 해커는 6회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노련했다. 흥분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대처했다. 전일수 구심에게 간 김 감독은 상황 설명을 들은 뒤, 해커와 내야 수비진을 마운드로 불러들였다. 가벼운 몇 마디가 오갔고, 해커의 표정엔 이내 붉은 기가 사라졌고, 안정감을 되찾았다.

자신감을 찾은 해커는 후속 타자 황진수는 초구 뜬 공 처리하며 길었던 이닝을 마쳤다. 해커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김 감독의 선택은 절묘했다.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해커가 한 이닝이라도 더 맡아줘야 한다. 5회 이상을 버텨주면 우리 불펜이 4이닝을 막아 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위기를 넘긴 해커는 7이닝 1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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