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의 성과는 분명하다. 팀을 정규시즌 3위에 올려놨고, 5년 만에 가을 무대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아직 재계약 소식은 ‘함흥차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사진=롯데)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의 성과는 분명하다. 팀을 정규시즌 3위에 올려놨고, 5년 만에 가을 무대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아직 재계약 소식은 ‘함흥차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사진=롯데)

[엠스플뉴스]

|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80승을 거뒀다. 롯데가 한 시즌 80승 이상을 거둔 건 창단 이래 2017시즌이 처음이다. 역대 한 시즌 팀 최다승과 5년 만에 자이언츠를 포스트시즌까지 이끈 조원우 감독을 두고 롯데 구단이 '장고를 거듭 중'이란 소식이다. 조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까닭이다.

롯데의 2017시즌이 모두 끝났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지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롯데는 올 시즌 100만 관중 유치에 성공(1,038,492명)하며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데 성공했다. 젊은 투수들이 성장해 ‘마운드의 중심’을 이루고, 고질적이던 불펜 난조와 수비 불안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는 것도 큰 소득이었다. 특히나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불협화음 없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는 것이야말로 올 시즌 롯데의 최대 소득인지 모른다.

그 중심에 롯데 조원우 감독이 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초연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고, 선수 탓을 하지도 않았다. 지면 '감독 때문'이란 말로 책임을 떠안기만 했다. 조 감독의 초연함에 '거인 군단'은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두르고, 마운드에서 당당할 수 있었다.

조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야구계 인사들은 "준플레이오프가 끝났고, 롯데 마무리 캠프 시작이 10월 28일로 확정된 만큼 조만간 롯데 구단이 조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롯데 구단은 “감독 선임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말을 아끼는 상태. 마무리 캠프까진 정확히 ‘11일’이 남았다.

조원우 감독 재계약을 두고 고심 중인 롯데

롯데가 창단 이래 한 시즌 80승 이상을 거둔 건 2017시즌이 처음이다. 역대 한 시즌 팀 최다승을 이끈 조원우 감독(사진 가운데)(사진=엠스플뉴스)
롯데가 창단 이래 한 시즌 80승 이상을 거둔 건 2017시즌이 처음이다. 역대 한 시즌 팀 최다승을 이끈 조원우 감독(사진 가운데)(사진=엠스플뉴스)

감독 선임이 늦어지는 이유는 보통 네 가지로 정리된다.

1. 감독 내정자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의 코칭스태프거나

2. 감독 후보가 갑작스럽게 바뀌었거나

3. 확신이 서지 않은 구단이 장고를 거듭하거나

4. 재계약 대상 감독이 다른 팀으로의 이적 혹은 재계약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침묵시위'를 할 때다.

한 야구 해설위원은 “1번은 한화가 좋은 예다. 롯데는 3번에 해당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감독 재계약 건을 시리즈 전에 매듭짓곤 한다. 코칭스태프의 사기 진작을 고려해 '큰 경기' 전에 미리 재계약을 하겠다는 언질을 주는 식이다. 하지만,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전에 조 감독에게 그런 언질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안다. 여전히 구단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 코치들도 궁금증을 나타냈다. 한 코치는 “아직 우리도 어떤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 감독님 거취에 따라 코치들 거취 또한 결정되는 게 한국 프로야구의 생리 아니냐"며 "감독님 재계약 여부가 확정돼야 마무리 캠프와 내년 시즌을 준비를 할 텐데… "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엠스플뉴스 취재결과, 롯데 최고위층은 현재 ‘감독 재계약 문제를 놓고, 장고를 거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구단이 감독 재계약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인 게 맞다"며 "팀의 미래가 달린 문제인 만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롯데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3위에 올랐고, 2012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올 시즌은 분명 '성공한 시즌'이었다.

롯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야구 관계자는 “전반기엔 구단 수뇌부가 조 감독에 대한 신뢰도가 크지 않았다. 되레 전반기를 7위로 끝냈을 때만 해도 구단 내부적으로 감독 교체를 진지하게 고려했다”며 “하지만, 후반기 롯데의 대약진 덕분에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은 감독 교체를 하고 싶어도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야구계 안팎에선 '롯데 감독 교체설'이 돌았다. 당시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한 이가 '새 감독 후보'로 부각됐다. 하지만, 후반기에도 계속 조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이 소문은 그저 '소문'으로만 끝나고 말았다.

야구계 "'조원우 호'의 내년 시즌 출항을 막을 이유와 명분이 없다."


조원우 감독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을까(사진=롯데)
조원우 감독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을까(사진=롯데)

조원우 감독이 2년간 이뤄놓은 성과는 명확하다. 좋은 성적과 화끈한 경기력으로 몇 년간 자이언츠에 등을 돌렸던 팬들을 다시 사직구장으로 불러모았다.

조 감독은 롯데 미래에도 잘 부합되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야구계는 올 시즌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조 감독의 기다림과 코칭스태프의 수고가 만들어낸 성과물로 본다. 롯데엔 '성장해야할 재목'이 여전히 많다.

선수단도 조 감독과 내년 시즌을 함께 하길 원하고 있다. 롯데 베테랑 선수들은 입을 모아 “'내년에도 조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후반기 들어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로 작용했다"며 "내년 시즌 우리 팀이 더 큰 도전을 하기 위해서라도 조 감독님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야구계에선 "'조원우 호'의 내년 시즌 출항을 막을 이유와 명분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훨씬 더 우세하다. 그렇다면 이젠 구단이 '정치적 고려'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조 감독에게 신뢰를 보여야할 차례일지 모른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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