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둥지'를 열창한 이정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아버지와 함께 '둥지'를 열창한 이정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이런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감독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017시즌 KBO리그 최우수신인상에 빛나는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가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도 최우수 신인의 영예를 차지했다. 지난해 신재영에 이어 2년 연속 넥센 선수의 신인상 수상이다.

카스포인트 어워즈는 MBC 플러스가 주최하고, KBO와 OB맥주가 후원하는 프로야구 시상식이다. 12월 8일 오후 8시부터 일산 MBC 드림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카스포인트는 MBC 스포츠플러스를 통해 90분간 특별 생방송 됐다.

이정후는 2017시즌 리그 신인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한 해를 보냈다. 이정후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로 알려지면서, 입단과 함께 큰 화제를 모았다.

아버지가 워낙 KBO리그 역사에 남을 대선수였던 만큼, 과연 이정후가 프로 무대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게 사실. 그러나 이정후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기대와 큰 부담을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극복했다.

이정후는 프로 입단과 함께 팀의 시즌 마무리 훈련, 스프링캠프에 빠짐없이 참가했고 시범경기에서도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어 개막 엔트리 합류, 개막전 교체 출전 등 신인에게는 큰 영광이 이어졌고 시즌 세 번째 경기인 4월 2일 고척 LG전에서 마침내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전 기회까지 잡았다.

이정후가 특급 신인의 면모를 발휘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정후는 데뷔 두 번째 선발 출전 경기인 4월 4일 롯데전에서 2번 타자로 출전해, 3타수 3안타 1볼넷 1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다음 경기인 4월 6일 롯데전에서도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후에는 탄탄대로였다. 이정후는 거의 매 경기 선발 출전하며 날카로운 타격 솜씨로 안타를 쏟아냈다. 시즌 중반 이후 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정후는 여름 이후에도 맹타를 휘두르며 활약을 이어갔다.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324에 출루율 0.395 장타율 0.417 2홈런 12도루 111득점 47타점. 열아홉살 고졸 신인이 데뷔 첫 해 거둔 성적이라곤 믿기 힘들 만큼 놀라운 기록이다.

여기다 144경기 전경기 출전을 달성했고, 1994년 LG 김재현의 신인 한 시즌 최다안타(134개)를 뛰어넘어 179안타로 신기록을 세웠다. 19살 신인 한 시즌 최다타석(622타석), 최다득점(111점), 최고타율(0.324) 기록도 이정후와 함께 했다.

시상대에 오른 이정후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시상자로는 아버지인 이종범 해설위원과 배우 임세미가 나섰다. 이정후와 이종범 부자는 만약 신인상을 받으면 무대에서 아버지가 춤을 추고, 이정후는 남진의 '둥지'를 부르기로 이미 공약한 바 있다. 사회자의 요청에 이정후는 태어나기도 전에 발표된 트로트곡을 구수한 창법으로 열창해 관객석을 폭소하게 했다.

오비맥주의 대표브랜드 ‘카스(Cass)’의 이름을 딴 ‘카스포인트’는 포지션에 상관없이 경기 기록만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의 통합 순위를 결정하는 제도다. 경기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각 선수에게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11년 ‘카스포인트’를 처음 도입한 후 매해 연말 시상식인 ‘카스포인트 어워즈’가 열리고 있다. ‘카스포인트’ 상위점수를 받은 선수들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들에게 상금과 부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카스포인트 어워즈’의 시상 부문은 △카스포인트 대상 △올해의 카스모멘트 △카스 챌린지상 △특별상 △공로상 △신인상 △시구상 △레전드상 등 모두 8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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